-
오피니언 ㅣ 사설
대량 문자 보낼 때도 ‘개인정보 수집출처’ 밝혀야
상대방 배려없는 ‘일방’ 홍보·영업 전화와 문자는 공해
- 기사입력2016-03-24 18:45
중기이코노미 기자 (junggi@junggi.co.kr) 다른기사보기
-
최근 몇 명의 지인으로부터 휴대폰 번호를 바꿨다는 문자를 받았다. 일상에서 종종 있는 일인데, 나중에 얘기를 들어보면 그 번호로 별의별 전화와 문자가 와 그랬다는 것이다. 부동산, 도박, 여론조사, 선거홍보…종류도 10여개 정도 된다. 특히 선거철에는 리서치기관이라며 여론조사하겠다는 전화와 총선에 나설 예비후보자들의 문자가 넘쳐난다. 이젠 휴대폰 없이 생활하기가 여간 불편한 게 아닌데, 상대방을 배려하는 전화문화는 사라지고 공해만 남았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영업이나 홍보를 위한 한 채널임을 이해는 하지만, 그럴 때마다 어떻게 번호를 알았는지 궁금하다. 동의한 적도 없고 번호를 알려준 기억도 없는데, 이렇게 전화하고 문자를 보내도 되는 것인지 선뜻 이해가 가지 않는다. 물론 ‘개인정보가 안전할 것’이라는 생각은 잊은지 오래됐다. 카드회사 등 금융기관에서 개인정보 유출 대형사건이 터져 이곳저곳 떠돌아 다닐 것이고, 중국에서 해킹을 통해 불법적으로 개인정보가 팔려나가고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개정된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 22일 공포돼 9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여러 내용이 담겼지만 그중에서도 눈에 띄는 조항(법 제50조제1항제2호)이 텔레마케팅을 할 때 개인정보를 어떻게 수집했는지 알리도록 의무화한 내용이다. 전화권유판매자 즉 텔레마케터가 수신자에게 개인정보의 수집출처를 고지해야만 수신자의 명시적인 사전 동의없이 텔레마케팅을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향후 시행령을 정비하면서 판매자 뿐 아니라 유사한 경우도 포함하고, 선거홍보 등 대량 문자를 보낼 때도 이를 알리도록 방안을 찾아야 한다. 그래야 최소한 개인정보가 어디에 있는지 알고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 이는 전화나 문자를 받는 사람의 권리다.
<저작권자 ⓒ 중기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