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FTA, 수출품 HS코드 틀리면 관세혜택 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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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시장 ㅣ FTA 한중 FTA, 수출품 HS코드 틀리면 관세혜택 無 원산지 결정기준 달라져…동일품목도 차이, 中 수입자 통해 확인해야

기사입력2016-11-24 18:04

이가영 기자 (young@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서울세관과 함께 하는 FTA돋보기 ①한·중 FTA…원산지증명서

특정 국가간 무역증진을 위해 물자나 서비스 이동을 자유롭게 인정하는 특혜무역협정이 FTA(Free Trade Agreement)다. 세계무역기구(WTO)는 모든 회원국에 ‘최혜국대우’를 보장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최혜국대우는 어떤 상품에 최저관세율이 있을 경우, 이를 다른 나라 제품에도 동일하게 적용하는 것을 말한다. 우리나라는 2016년 11월 기준 52개국과 총 15개의 FTA를 발효했다. 특히 지난해 발효된 한·중 FTA로 전체 교역에서 FTA 교역이 차지하는 비중은 67%까지 확대되면서, 기업이 FTA를 활용하는 것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그러나 중소기업의 경우 FTA 원산지규정이 복잡하고, 전문인력과 정보도 부족해 이를 활용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해 7월 관세청이 발표한 ‘기업규모별 FTA 수출활용률’을 보면, 대기업은 79.3%인 반면 중소기업은 63.9%만이 FTA를 활용한다. 이에 중기이코노미는 서울세관과 함께 국가별 FTA를 살펴보고, 중소기업에 필요한 대응방안을 취재·보도한다.

올해 11월 기준 우리나라 전체 교역량 약 7354억달러 가운데 중국과의 교역량은 약 1716억달러(37.9%)에 달한다. 관세청 집계 결과다. 중국과의 교역량은 미국(20.7%), 홍콩(10.0%), 베트남(9.9%) 등 3개국의 교역량을 합친 규모와 맞먹는다. 한국경제에서 중국시장은 그 어떤 곳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중요해진 것이다. 그에따른 기업들의 관심 또한 여타 국가보다 높다.

내년이면 한·중 FTA는 발효 3년차를 맞는다. 지난해 12월20일 정식 발효와 함께 연간 87억달러 상당의 수출품 관세가 사라졌고, 앞으로 10년내 458억달러 상당의 수출품 관세 역시 단계적으로 없어진다. 한·중 FTA에서 양국이 20년안에 관세를 철폐하기로 한 범위는 전체 1만2000여개다. 이 가운데 한국은 품목수 기준 92.1%, 수입액 기준 91.2% 그리고 중국은 품목수 기준 90.7%, 수입액 기준 85%에 해당하는 관세를 없애는데 합의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한·중 FTA를 통해 관세가 완전히 없어지면 연간 관세절감 예상액은 54.4억달러(약 6조원)로 한·미 FTA(9.3억달러)의 5.8배, 한·EU FTA(13.8억불)의 3.9배가 될 것으로 추산했다.

올해는 관세인하 폭이 큰 수혜품목의 수출이 늘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관세인하 폭이 0~1%p의 경우 수출증가 품목수가 176개였다. 반면 관세인하 폭이 3~6%p인 경우에는 수출증가 품목수가 344개로 2배 정도 많다. 관세인하 폭이 3%p 이상인 품목 중에서는 전자응용기기, 금속공작기계, 알루미늄, 편직물, 의류, 동(銅)제품 등에서 대중국 수출이 증가했다. 이밖에 관세인하 폭은 크지 않았지만 기호식품, 철강판, 자동차부품에서 수출이 늘었다. 무선통신, 석유화학(기초유분, 합성고무), 원동기·펌프, 정밀화학 분야 역시 대중국 수출물량이 늘어났다.

<그래픽=이가영 기자> ©중기이코노미

한·중 FTA로 수출기준 관세혜택을 가장 많이 받고 있는 품목은 전기회로의 개폐용·보호용·접속용 기기의 부분품이다. 발효 2년차인 올해 기준 7.0%p의 관세가 인하됐다. 그 다음은 유기화학제품인 ▲메타아크릴산과 ‘그 염’(sulfonium)이 6.5%p ▲그 밖의 아미노수지 6.5%p ▲기타의 폴리아세탈 수지, 그 밖의 폴리에테르 등이 6.2%p씩 내렸다.

한·중 FTA는 소비재와 화학업종의 관세인하 효과가 두드러진게 특징이다. 또 비관세 장벽을 완화하는 효과도 있다. 총 수출액이 700달러 이하인 경우는 원산지증명서를 발급받지 않아도 되며, 서비스업의 경우 한국기업도 중국기업과 동등한 대우를 받는다. 중국에 진출할 때 한국기업의 애로를 해소하기 위해 중앙·성 단위에 전담기구를 설치하는 것도 보장하고 있다.

한편 서비스부문의 최혜국대우 조항에 대한 추가협상이 남아 있다. 서비스부문 후속협상은 FTA 발효 후 2년 내(늦어도 2017년 12월)에 시작해 협상개시 후 2년 내(늦어도 2019년 12월)에 협상을 마무리짓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한·중 FTA 활용 필수조건 ‘원산지증명서’

<그래픽=이가영 기자> ©중기이코노미

FTA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원산지증명서’를 발급받는 것이다. 원산지증명서가 있어야 우리나라에서 수출하는 물품이 ‘한국산’임을 알 수 있고, 이로부터 수입자가 FTA 특혜관세를 적용받을 수 있다. 사후검증 업무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게 되면 페널티와 관세를 부담해야하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한·중 FTA의 경우 기관발급방식으로 세관이나 상공회의소를 통해 원산지증명서를 발급받을 수 있다. 세관의 ‘관세청 전자통관시스템’ 또는 상공회의소의 ‘무역인증서비스센터’를 통해 가능하다. 해당 상품의 선적 전 또는 선적시, 선적일로부터 7근무일 이내 발급받아야 하고 그 기한을 넘은 경우 선적일로부터 1년까지는 소급해 발급받을 수 있다. 별도의 비용이 들지 않는다. 유효기간은 발급일로부터 1년이며, 원산지증명서의 앞면은 반드시 영어로 작성해야 한다(뒷면은 영문 중문 한글 모두 가능). 미화 700달러 이하 물품은 원산지증명서 제출이 면제된다. 원산지증명서의 물품 및 연번기재는 회당 최대 20품목만 가능하며, 그 이상은 새로운 원산지증명서가 필요하다. 상품 송장의 모델·규격별로 각 란에 상품명세를 상세히 기재해 작성하면 된다.

원산지증명서를 발급받기 위해서는 우선 수출물품의 HS코드를 확인해야 한다. HS코드는 국가간 상품을 교류하는데 필요한 국제적인 상품분류 번호다. 이를 잘못 적용하면 관세혜택을 받을 수 없다. 따라서 헷갈리는 품목에 대해서는 통관 관세사나 관세청의 평가분류원에 문의해 정확한 HS코드를 숙지하고 있어야 한다. 한국은 10단위의 HS코드를, 중국은 8단위를 사용한다.

<그래픽=이가영 기자> ©중기이코노미

이후 중국 수입자를 통해 정확한 HS코드를 확인해야 한다. 수입국과 수출국에서 품목을 보는 관점과 분류기준에 대한 해석이 달라 동일한 품목이어도 경우에 따라서는 HS코드가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들어 자동차에 사용되는 다운 스프링의 경우 용도에 따라 ‘자동차용 스프링’으로 분류될 수 있고, ‘차량용 전용 부분품’으로 분류될 수도 있다. 만약 틀린 HS코드를 적용한다면 원산지 결정기준이 달라져 검증시 관세를 추징당할 수 있다. 수출국이 아닌 수입국을 기준으로 HS코드를 분류해야 한다. 만약 동일물품에 대해 한국과 중국의 HS코드 적용이 상이한 경우 수입국의 HS코드를 확인할 수 있는 공식서류를 제출하면 수입국 HS코드를 기재한 원산지증명서 발급이 가능하다.

이어 해당품목의 한·중 FTA 양허세율을 보고 관세혜택 여부를 확인하면 된다. 관세청 홈페이지에서 FTA→차이나-info→양허표에서 볼 수 있다. 실행관세율이 0%인 품목은 FTA로 인한 관세혜택이 없는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

원산지증명서를 발급받기 위해서는 ▲수출신고필증(발급기관이 전산으로 확인 가능한 경우 생략) ▲송품장 또는 거래계약서 ▲원산지소명서 ▲원산지(포괄)확인서 ▲원산지소명서 입증서류·정보 등을 구비해 제출한다. 수출물품의 원산지기준 및 충족여부에 대한 점검은 HS코드별 원산지기준, 수출물품의 자재명세서(BOM), 제조공정도, 운송경로 등을 확인하기 때문에 관련 서류를 사전에 준비해야 한다. ‘자유무역협정의 이행을 위한 관세법의 특례에 관한 법률’에 따라 수출자와 수입자, 생산자는 관련서류를 5년간 필수적으로 보관해야 한다.

<그래픽=이가영 기자> ©중기이코노미

송장(Invoice, 판매자가 자재 관련 계약의 조건을 정당하게 이행했다는 의미로 구매자에게 보내는 문서)이 제3국(FTA 비당사국)에서 발급되더라도 원산지증명서가 협정에서 정하는 요건을 충족하는 경우 유효한 것으로 인정한다. 이 경우 원산지증명서에 비당사자국 운영인의 법적이름을 기재해야 한다.

또 한·중 FTA 협정관세를 적용받기 위해서는 해당 원산지상품을 당사국간 직접 운송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다만 ▲지리적 이유 또는 전적으로 운송상의 이유로 경유하거나 ▲비당사국에서 거래 또는 소비되지 않고 ▲해당 상품이 비당사국에서 하역, 운송상의 이유로 화물이 분리되지 않을 것 또는 그 상품을 양호한 상태로 보존하기 위해 필요한 별도의 공정을 거치지 않을 것 등을 모두 충족하는 경우에는 직접운송으로 간주한다. 비당사국 통과 또는 환적의 경우 항공화물운송장, 선하증권 또는 수출당사국에서 수입당사국까지의 전체 운송 경로가 포함된 복합운송이나 합병운송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FTA 협정별 원산지증명서 서식 및 기재사항이 다르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예컨대 4단위 세번변경기준을 다른 FTA에서는 ‘CTH’로 표기하지만 한·중 FTA는 ‘PSR’로 표기한다. 원산지증명서에 상품의 원산지결정기준 표기는 한·중 FTA 원산지증명서 작성요령에 맞게 작성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와함께 홍콩, 마카오로 수출하는 품목에는 한·중 FTA가 적용되지 않는다. 중국과는 별도의 관세영역이기 때문에 해당 지역으로 수출하는 기업은 한·중 FTA 관세혜택을 받을 수 없다.

중국은 제품의 적합성 여부보다는 적용가능 HS코드 중 높은 세율의 HS로 분류하려는 성향이 강해 국내기업이 예상했던 것 이상의 세율을 적용받는 경우가 허다하다. 또 서류위조 등을 통한 FTA 특혜적용 여부를 세심하게 살펴보기 때문에 관련서류를 꼼꼼하게 작성·보관하는 것이 중요하다.

알아둡시다! 한·중 FTA 원산지 자료교환 시스템(EODES)

올해 7월부터 세계 최초로 한국과 중국이 FTA 원산지검증과 관련한 서류를 전자방식으로 교환하고 있다. 중국은 수출입통관시 원산시증명서 원본을 제출해야 하는데, 우편·특송으로 중국에 보낸 원산지증명서 원본이 화물보다 늦게 도착해 통관지연이 발생하는 일이 잦았다. 이에따라 FTA 특혜관세 적용에 필요한 원산지증명서 등의 자료를 관세당국간 실시간 전자적으로 교환하는 방식을 채택, 현재 시범 운영중이다. 2017년 전면 시행되면, 원산지증명서 원본 제출을 생략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