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금리…완화방안 없으면 충격 심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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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경제일반 치솟는 금리…완화방안 없으면 충격 심화 우려 대기업 절반이 취약기업이 되고, 소상공인은 도산 위험 직면

기사입력2022-10-05 00:00

한미 기준금리가 역전되고 원달러 환율이 한때 1440원을 돌파하는 등 시장의 불안이 커지면서, 통화당국이 기준금리를 0.5%p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대기업부터 소상공인까지 고금리로 인한 부담을 감내하기 힘든 상황에 이르면서,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충격을 완화할 방안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최근 전경련은 시장조사 전문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매출 1000대 기업 중 제조업 100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한국은행이 오는 12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를 0.25%p 인상하는 베이비스텝을 단행해 기준금리가 2.75%가 될 경우 대기업 10곳 중 5곳(50.0%)은 취약기업이 된다고 추정했다. 빅스텝(0.5%p)으로 기준금리가 3.0%가 되면, 취약기업 수는 약 6곳(59.0%)으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기준금리 임계치는 평균 2.6%로 조사됐다. 2.0% 이하(25.0%), 2.25%(12.0%)라고 응답한 37.0%의 기업들은 이미 현재 기준금리(2.5%)에서도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감당하기 어렵다고 전경련은 분석했다.

지난 9월28일 장중 환율이 1440원을 돌파하는 등 시장의 불안감이 커지면서, 기준금리 인상 폭이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금리인상에 따른 충격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사진=뉴시스>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금융비용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들은 기준금리가 0.25%p 인상될 때마다 금융비용이 평균 2.0% 증가한다고 응답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한 자금사정에 대해서는 절반 가량이 비슷(57.0%)하다고 답한 가운데, 악화(28.0%)됐다는 응답이 호전(15.0%)됐다는 답보다 1.9배 많았다.

연말로 갈수록 자금사정은 비슷(48.0%)하거나 호전(14.0%)된다는 응답이 감소하고, 악화(38.0%)된다는 응답은 증가했다.

기업들은 자금사정이 나빠진 이유로는 은행 대출금리 인상(39.0%), 회사채 금리상승(8.0%) 등 금리 영향(47.0%)이 가장 많았다. 이어서 원자재 가격상승(23.0%), 환율상승(17.0%) 등의 순이었다.

자금조달시 어려움으로는, 신규 대출 및 대출 만기 연장(33.3%), 환율 리스크 관리(22.3%), 신용등급 관리(11.0%) 등을 꼽았다.

안정적인 자금관리를 위해 정책당국에 바라는 과제로는 환율 등 외환시장 변동성 최소화(24.7%), 경제주체의 금융방어력 고려한 금리인상(20.7%), 공급망 관리 통한 소재·부품 수급 안정화(16.3%), 정책금융 지원 확대(12.7%) 등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한미 금리가 역전된 상황에서 추가 금리인상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지만, 한계상황에 처한 기업들이 상당한 만큼 경제주체들의 금융방어력을 고려한 신중한 금리인상이 요구된다”면서, “이와 더불어 외환시장 안정조치와 정책금융 확대 등으로 금리 인상에 따른 기업부담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경영상태 양호한 소상공인, 금리인상으로 한계상태 진입

금리상승에 따라 소상공인들이 겪는 충격은 특히 심했다. 경영상태가 양호하더라도 금리인상에 따라 한계상태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

중소벤처기업연구원이 최근 내놓은 ‘금리인상에 따른 부실 소상공인 추정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2.5% 기준금리에서 한계에 처한 소상공인 비중은 17.3%(약 82만~118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여기서, 베이비스텝에 따라 금리가 2.75%로 인상되면 한계에 처할 소상공인 비중이 17.7%(약 84만~121만명)로 늘어날 것으로 추정했다. 금리가 3%로 인상되면 한계에 처할 소상공인 비중이 18.2%(약 86만~124만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금리가 상승할수록 상대적으로 경영 상태가 양호한 사업자들도 부채 이자 비용을 감당하지 못하고 한계 상태로 진입하고 있다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경영 여건이 상대적으로 양호한 소상공인들도 부실화될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관리와 예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금리상승으로 부실이나 한계로 진입한 소상공인들은 다시 대출로 영업비용과 생활비를 충당할 가능성이 크다”며, 기업대출과 가계대출 특성을 모두 고려한 부실 관리 방안을 마련할 필요성이 있다고 했다.

아울러, 한계·부실 소상공인 간에도 업종, 부실기간, 부채규모, 매출규모, 신용등급, 소득수준 등 처한 상황에 따라 각기 다른 다양한 원인과 현상이 나타나므로, 세분화된 소상공인 대상 특별 적용금리를 적용하는 것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제언했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