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내각 무너져…부자감세 철회 생각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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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경제일반 “영국 내각 무너져…부자감세 철회 생각 없나” 양경숙 “부자들 감세에 서민예산 삭감”…추경호 “영국과 달라”

기사입력2022-10-22 00:00

이창호 기자 (xg13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리즈 트러스 영국총리가 지난 20일 사임 의사를 밝혔다. 대규모 감세정책 발표 이후 영국 금융시장이 대대적으로 혼란에 빠진데 따른 것이다. <사진=AP/뉴시스>

대규모 감세 등을 추진하던 리즈 트러스 영국총리가 물러나면서, 한국 국회에서도 감세를 둘러싼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부자감세를 철회해야 한다는 야당의 주장에 대해, 정부는 영국과 상황이 다르다고 맞섰다.

21일 기획재정부 종합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양경숙 국회의원은 “국민의힘 당대표 유력후보인 유승민 전 의원이, 영국 수상 봐라, 감세하겠다고 해서 난리났다. 지금처럼 경제가 어려울 때는 증세 감세를 함부로 건드리는게 아니다. 불필요한 재정지출을 줄이고 어려운 분과 기업을 돕는데 쓰는게 중요하다고 했다”며, 추경호 경제부총리의 생각을 물었다.

추 부총리는 “일정 부분은 공감하고 일정 부분은 표현에 있어서 조금 저하고 생각이 다른 것 같다”고 답했다.

앞서 20일, 트러스 총리는 취임 44일만에 사임을 선언하면서 역사상 가장 짧은 임기를 지낸 총리로 남게됐다. 지난 9월 소득세 감면을 포함한 50년 만에 최대의 감세안을 발표했는데, 이에따라 영국 금융시장이 혼란에 빠진 결과다. 국채가격 폭락에 연기금들이 파산위기에 몰리면서 영란은행이 긴급지원에 나서기까지 했다. 재무부장관 교체 등으로 수습에 나섰지만 시장의 불신이 극에 달하면서, 결국 총리의 사임까지 발생했다.

양 의원은, 추경호 부총리가 지난 13일 워싱턴 기자간담회에서 “영국도 감세 철회가 확정적으로 안 나왔고, 재정건전성과 국고채 시장을 흔들만큼 큰 정책이 안 나와서 시장이 요동친 것”이라며, “법인세 감세 철회 의사는 전혀 없다. 세제개편안에 대한 우려가 전혀 없다”고 말한 것을 문제삼았다. “영국 내각이 무너졌다. 그렇게 감세는 반드시 해야 한다고 어거지 쓰고 고집부리다가 부총리를 비롯해서 우리 내각도 무너질 가능성 없나”고 따져물었다.

추경호 부총리는 “저희들은 세제개편안하고 내년도 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했을 때 벌써 시장의 평가를 다 받은 것”이라며, “그 당시 국내 시장은 오히려 일부 긍정적인 평가도 있고, 그리고 시장 자체는 전혀 이것과 관련해서 직접적인 변동성이 없었다”고 말했다.

법인세 등 부자감세를 철회할 생각이 없냐는 질의에는, 국회 심사에 적극적으로 임하겠다는 원론적인 답변을 내놓았다.

양경숙 의원은 사임한 트러스 총리가 “소득세 등 감세가 너무 성급했다. 너무 멀리 나갔다”고 말한 점을 지적하며, “우리나라는 환율 위기만 와도 수출이 막히고 산업기간이 흔들흔들한다. 이런 시기에 부자감세까지 대규모로 추진하는데 대해 전문가들은 참으로 무지하고 한심하다 이렇게 평가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추 부총리는 영국의 상황에 대해 “감세정책은 말씀하신대로 언론을 통해 알려지고 있다. 그런데 당시 발표를 할 때 감세 뿐만 아니고 대규모 재정지출이 있었다. 200조 가까운 재정지출 계획을 쏟아내고 하니까 재정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그래서 그것이 국채 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금융시장 외환시장으로 연결이 된 거다”라며, “영국의 지출증대 및 감세하고 저희들 프로그램은 다르다고 말씀드린다”고 맞받았다.

양경숙 의원은 이어서, 정부가 지출한 내년도 예산안에 대해 “부자들 감세해서 서민들 예산 삭감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소상공인 살리는 지역화폐 지역사랑상품권 지원 예산 7000억원 삭감을 비롯해 임대주택 예산 5조6000억원 삭감, 소상공인 융자지원 3000억원 삭감, 청년일자리 6000억 삭감, 공공형 노인일자리 2만3000개 감소 등을 담은 예산안을 내놓았다는 것이다.

추 부총리는 “해당 분야의 실질적인 지원에 차질이 없도록 예산편성을 했다”며, “세부 사업 예산 심사를 할 때 소상히 설명 드리겠다”고 했다.

서민들 예산을 수조씩 삭감한건 사실이지 않냐는 지적에는 “세재개편안도 서민을 위한 감세안이 많고, 예산안에도 취약계층을 위한 예산을 두자릿수 증가할 정도로 대폭 증액했다”고 답했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