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에이전트’ 지나치면 독…비판적 활용 핵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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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미래 ㅣ HIT! 이 기술 ‘AI 에이전트’ 지나치면 독…비판적 활용 핵심 AI 고도화…내게 필요한 일들을 ‘알아서 척척’ 해준다㊦

기사입력2025-02-26 11:30

챗GPT의 개발사인 오픈AI는 지난 1월 23일 새로운 에이전트 기능인 ‘오퍼레이터(Operator)'를 출시했다. 오퍼레이터는 사용자가 지시한 작업을 자동으로 수행하는데, 이를 위해 웹 브라우저를 직접 다루는 것이 특징이다(https://www.junggi.co.kr/article/articleView.html?no=33560).

온라인 장보기부터 심층보고서 작성까지 ‘다재다능’

사용자가 오퍼레이터에게 “아마존에서 양파를 구매해줘”라고 명령했다고 가정하자. 지시를 받은 오퍼레이터는 마치 사람이 원격 조종을 하듯이 아마존 사이트에 접속한다. 최저가를 검색할 뿐만 아니라 리뷰까지 검토해 양파를 주문 결제한다. 다만 오퍼레이터가 수행하는 모든 작업은 사용자 승인 후 진행하며, 보안을 위해 로그인과 결제정보 입력은 사용자가 직접 해야 한다.

오퍼레이터는 반복적이고 단순한 작업을 인간 대신 수행한다. 여행 계획을 세워달라고 하면 일정을 짜는 것은 물론 숙박 및 항공권 예약, 식당 예약까지 자동으로 실행한다. 향후에는 오퍼레이터가 수행하는 자동화 영역이 점점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오퍼레이터는 현재 미국에서 거주하는 월 200달러 프로버전 구독자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한편 오픈AI는 2월 2일, 새로운 AI 에이전트인 ‘딥 리서치(Deep Research)’도 선보였다. 딥 리서치는 웹 브라우징과 데이터 분석에 최적화된 AI 에이전트다. 사용자가 복잡한 주제에 대해 조사하라는 명령을 내리면, 딥 리서치는 웹에서 각종 정보를 찾아 심층 분석해 종합적인 보고서를 생성할 수 있다. 딥 리서치가 검색부터 분석, 보고서를 제공하기까지는 약 5분에서 30분이 소요된다. 사람이 여러 웹사이트를 탐색하고 분석한 뒤 보고서를 완성하려면 몇 시간 또는 며칠이 소요되는데, 이러한 시간을 크게 단축하는 셈이다. 딥 리서치는 금융, 과학, 정책 등 전문분야의 연구자들을 돕는 조교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일상의 자동화’…업무 효율도 높아질 것으로 전망돼

기업이 AI 에이전트를 도입한다면 반복적이고 시간 소모가 큰 작업을 자동화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AI 에이전트가 불러올 미래가 마냥 장밋빛인 것은 아니다. AI 에이전트의 이점을 누리되, 인간만의 주체성을 잃지 않고 비판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에 관해 고민할 때다. <이미지=이미지투데이>

향후 AI 에이전트는 AI가 사용자의 패턴을 학습해 사용자가 원하는 바를 효과적으로 추론하고 업무수행 범위를 넓혀, 인간이 일하는 방식을 크게 바꿀 것으로 보인다. AI 에이전트는 개인 사용자에게 최적화된 초개인화 서비스를 제공하고, 단순하고 반복적인 작업을 자동화해 목표 달성까지 걸리는 시간을 크게 줄일 것이다. AI 에이전트를 적절하게 활용한다면, 사용자는 보다 창의적인 일에 집중하고 효율을 높일 수 있다.

한편, 기업이 AI 에이전트를 도입한다면 반복적이고 시간 소모가 큰 작업을 자동화할 수 있을 것이다. 노동자가 단순업무에 쏟는 시간을 줄인다면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향후에는 AI 에이전트를 도입한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 간 격차가 벌어질 수 있다. 또한 고객상담, 인재채용, 사무보조, 회계 등 특정 분야에 특화된 AI 에이전트가 나올 수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오는 2028년까지 일상 업무 결정의 최소 15%가 AI 에이전트를 통해 자동으로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수장들도 앞으로 AI 에이전트가 끼칠 영향력이 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엔비디아의 CEO 젠슨 황은 “AI 에이전트가 차세대 컴퓨팅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했다. MS의 창업주 빌 게이츠는 “안드로이드, 윈도우, iOS에 이은 차세대 플랫폼은 바로 AI 에이전트”라고 언급했다.

적절히 쓴다면 약이 되겠지만, 지나치게 의존하면 독

그러나 AI 에이전트가 불러올 미래가 마냥 장밋빛인 것은 아니며, AI 에이전트로 새롭게 대두될 문제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데이터 보안문제가 있다. AI 에이전트는 일정 정리, 이메일 작성, 업무 보고서 등 다양한 업무를 자동으로 처리하며 각 사용자와 기업의 특성을 학습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자칫 보안문제가 생긴다면 개인정보 유출, 기업기밀 노출, 해킹 등의 위협에 직면할 수 있다.

AI 에이전트의 발전에 따라 일부 직군에서는 신입사원 채용이 다소 위축될 우려도 있다. AI 에이전트가 대체할 만한 간단하고 반복적인 업무는 기존에 신입사원들이 회사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처음 수행하는 일과도 겹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신입사원에게 기대하는 역할이 창의적인 아이디어 제시, AI 활용 능력, 문제해결 능력 등으로 바뀔 수도 있다. 그러나 결국 취업준비생에게 요구하는 역량의 허들이 이전보다 높아지는 셈이다. 또한 앞으로는 AI를 다룰 줄 아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간의 격차가 커질 수 있으므로, 사회적으로 이와 관련한 재교육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AI 에이전트가 잘못된 판단을 내릴 가능성도 있다. AI 에이전트라고 해서 완벽한 것은 결코 아니며, 자칫 잘못된 결정을 내린다면 큰 문제로 번질 수 있다. AI 에이전트가 오류를 일으켜 실수가 발생할 경우, AI 에이전트를 이용한 개인이나 기업, AI 개발사 간 책임을 어떻게 나눠야 할지도 불분명하며 이로 인한 법적 분쟁이 발생할 수도 있다. AI 에이전트가 성별, 성적 지향, 나이, 인종, 국적, 지역, 장애 및 질병 여부와 관련해 편향된 데이터를 학습했다면 윤리적으로 잘못된 결정을 내릴 수 있다. 가령 AI 에이전트가 인사팀에 도입돼 채용 지원서를 평가하는 역할을 한다면, 기존의 차별을 답습해 자칫 특정 부류의 지원자를 차별할 수도 있다.

AI 에이전트에 지나치게 의존한다면 인간의 문제해결 능력이나 의사결정 능력이 저하될 우려도 있다. 따라서 AI 에이전트를 이용하더라도 꼼꼼히 검토하고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AI 에이전트가 제안하거나 처리하는 일들을 제대로 살펴보지 않고 무비판적으로 수용하기만 할 경우, 자칫 인간이 AI의 지시를 따르는 수동적인 존재로 전락할 수도 있다.

AI 에이전트는 먼 미래가 아닌, 이미 우리 현실에 자리잡기 시작한 기술이다. AI 에이전트의 이점을 누리되, 인간만의 주체성을 잃지 않고 비판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에 관해 적극적으로 고민할 때다. 중기이코노미 안수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