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일자리 만들고, 표리부동한 대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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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사설 나쁜 일자리 만들고, 표리부동한 대기업 사회적 약자 편인 양 운운…대기업 근로자 40%가 비정규직

기사입력2015-07-02 18:19

중기이코노미 기자 (junggi@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최저임금 등 논란이 있을 때마다 자신보다 사회적 약자의 한 편인 양 입장을 밝혀 심지어 ‘비겁하다’는 비판을 받아 온 대기업들이 다시 도마위에 올랐다. 고용안정과 일자리 창출에 앞장서야 할 대기업이 오히려 고용이 불안정한 비정규직을 양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좋은 일자리를 만들기 위한 전 사회적 노력에도 불구하고 대기업만 이에 역행하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최근 상시고용 300인 이상 기업의 고용형태 공시 결과를 발표한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전체 근로자 459만3000명 가운데 직접고용 근로자는 367만6000명(80%)이었다. 이 가운데 정규직 즉 ‘근로계약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는 283만4000명으로 전체의 61.7%에 불과했다. 직접고용이지만 기간이 정해진 기간제 근로자는 84만2000명(18.3%)이었으며, 나머지 91만8000명(20%)은 간접고용 형태였다. 근로자 10명 가운데 4명은 고용불안에 시달리는 비정규직이라는 얘기다. 특히 기업 규모가 크면 클수록 파견이나 하도급·용역 등 간접고용과 단시간 고용 비율이 높았다. 1000인 이상 기업의 간접고용 비율은 23%였다. 일각에서는 이번 공시에서 제외된 기업까지 합하면 비정규직 비율은 이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

재벌을 비롯 대기업들은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등의 대변창구를 통해 그동안 사회적 논란이 있는 이슈가 생길 때마다 그들의 주장을 인정받기 위해 사회적 약자를 거론해 왔다. 예를들어 정년연장이나 임금피크제 도입 등에 대해서는 약자인 ‘미취업 청년들’의 실업문제를 연결시켜 고용문제를 세대갈등 문제로 접근시키기도 했다. 또 최저임금 인상안을 논하면서 최저임금이 오르면 영세소상공인들이 경영애로를 겪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들은 골목상권까지 침투해 사회적 지탄을 받았다. 비정규직도 마찬가지다. 사내유보금은 쌓아 놓으면서 사회적 책임은 외면한 채 저임금의 비정규직만 늘려온 것이다. 이같은 일련의 행태는 대기업의 ‘표리부동’과 ‘비겁함’ 그 자체다. 왜 대기업이 우리 사회에서 존중받지 못하는지 이해가 가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