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 제때 못주면 재직자에도 ‘지연이자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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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정보 ㅣ 인사노무 임금 제때 못주면 재직자에도 ‘지연이자 20%’ 10월23일부터 미지급 임금에 대해 지연이자 지급 적용범위 확대

기사입력2025-03-04 17:27

김현희 객원 기자 (khh@songdam-hr.com) ㅣ다른기사보기

송담 노무사사무소 김현희 대표노무사

‘임금’은 단순한 보상 차원을 넘어 근로자의 생계를 유지하는데 필수적인 요소다. 근로기준법에서는 이러한 임금 지급원칙을 명확히 규정하고 있다. 임금은 통화로 직접 근로자에게 그 전액을 지급해야 하며, 월 1회 이상 일정한 날짜를 정해 지급하는 것이 원칙이다. 따라서 사업주가 기한을 넘겨 임금을 지급할 경우, 근로기준법 제43조에 따른 ‘정기불원칙’ 위반에 해당한다.

그러나, 현행법상 임금체불은 ‘반의사불벌죄’로 규정돼 있어, 근로자가 사업주의 처벌을 원하지 않으면 처벌이 어려운 구조다. 또한, 노동청에 임금체불 진정을 접수하더라도 사업주에게 14일 이내의 시정기간이 우선 부여되며, 이 기간 내 임금을 지급하면 처벌을 면할 수 있다. 이로 인해 일부 사업주들이 이를 악용해 임금 지급을 지연하거나 반복적으로 체불하는 사례가 발생해 왔다. 더욱이 재직 중인 근로자가 받는 임금에는 지연이자가 적용되지 않아 실무적으로 체불 문제에 대한 대응이 쉽지 않았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오는 10월23일부터 미지급 임금에 대해 지연이자 지급 적용범위가 재직자에게도 확대 적용되는 등 이른바 ‘체불사업주 처벌’ 내용을 담은 근로기준법이 적용될 예정이다.

근로관계가 종료된 후 발생하는 금품청산의무는 퇴사일로부터 14일이 되는 날, 재직자에게 지급해야 하는 임금은 임금지급일을 기준으로 해 그 다음 날부터 지급하는 날까지의 지연일수에 대해 연 20%의 지연이자가 발생한다. 다만, 천재·사변, 그 밖에 대통령령 제18조에서 정하는 사유로 인해 지급이 지연된 경우 근로기준법상 지연이율이 면제되며, 대신 상법 제54조에 따른 연 6%의 이자가 적용된다.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에 따라 확정기여형퇴직연금제도 및 중소기업퇴직연금기금제도의 경우에도 부담금 납기일을 초과하면 그 다음날부터 연 10%의 지연이자가 적용되며, 근로관계 종료후 14일을 초과할 경우 연 20%의 지연이자가 부과된다.

지연이자는 미지급 임금에 대해 지연일수를 반영해 산정된다. 예컨대 임금 100만원을 73일을 경과해 지급할 경우, 연 20%의 비율을 적용하면 4만원의 지연이자가 발생하게 된다(100만원×73일÷365일×20%=4만원).

10월23일부터 미지급 임금에 대해 지연이자 지급 적용범위가 재직자에게도 확대 적용된다.<이미지=이미지투데이>

이번 근로기준법 개정안에는 재직자에 대한 지연이자 적용 외에도 임금체불 사업주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는 다양한 조치가 포함된다.

주요 내용으로는 ▲상습 체불사업주에 대한 신용제재 ▲정부 지원사업 참여 배제 및 수급 제한 ▲공공부문 입찰 시 감점 등 불이익 부여 ▲징벌적 손해배상 도입 ▲출국금지 요청 ▲반의사불벌죄 규정 적용 배제 등이다.

제재대상이 되는 ‘상습 체불사업주’로 적용되는 기준은 1년간 근로자의 1인당 3개월 분(퇴직금 제외) 이상 체불하거나, 1년간 5회 이상 체불하고 그 체불 총액이 3000만원 이상(퇴직금 포함)인 경우다. 상습 체불사업주의 자료는 한국신용정보원에 공유되고, 정부 지원보조금 신청시 불이익을 받게 된다.

이번 법 개정을 통해 임금체불 근절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지만, 한편으로는 실효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상습 체불사업주의 기준이 다소 높아 실제 적용 사례가 많지 않을 가능성이 있으며, 지연이자는 고용노동부 진정을 제기하더라도 이를 청구할 방법이 없어 민사소송을 별도로 진행해야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연이자를 체불액 확정 시 포함하는 등 추가적인 법률제도 보완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임금은 근로자의 생계를 위한 기본적인 권리인 만큼 실질적으로 제도가 작동할 수 있도록 보완책 마련이 중요하다. (중기이코노미 객원=송담 노무사사무소 김현희 대표노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