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소멸 막으려면 교육 보육 등 지원 다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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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기자수첩 지역소멸 막으려면 교육 보육 등 지원 다양해야 일자리창출·인구유입 기대…관광·문화 사업 지원만으론 부족

기사입력2025-03-29 00:00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저출생과 고령화로 소멸위기에 놓인 지역이 늘고 있다. 해당 지자체들은 인구유입을 위해 고심하고 이런저런 대책을 내놓고 있기는 하지만, 가시적인 성과를 찾기 어렵다. 이런 가운데 최근 정부가 지방소멸을 막기위해 내놓은 ‘지방소멸대응기금’이 주목을 받고 있다. 지방소멸대응기금은 행정안전부가 지역 주도의 지방소멸 위기 대응을 지원하기 위해 2022년부터 2031년까지 10년간 매년 1조원 규모의 재원을 지방자치단체에 지원하는 기금이다.

하지만 해당 기금이 문화·관광 분야 사업에 편중돼 있어, 효과적일지 고민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나라살림연구소가 지방소멸대응기금 자료를 입수해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방소멸대응기금의 사용처가 문화·관광 분야 사업에 편중돼 있으며, 이러한 편중은 매년 반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문화·관광 분야 사업은 2022년 130개, 2023년 139개로 증가한 후, 2024년 114개, 2025년 81개로 감소했다. 그러나 2025년 신설한 복합분야 사업은 190개로 복합분야 사업의 상당수가 문화관광 사업으로 추정돼, 문화·관광 분야 사업은 실질적으로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교육, 보육 등의 분야는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했다.

나라살림연구소는 “지역의 지속가능성 제고를 위해 인구 재생산 가능성이 있는 인구의 유입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고, 교육 분야와 보육 분야는 인구 재생산과 지역 정착을 촉진하는 미래지향적 투자”라며, “교육 및 보육 사업의 감소는 지방자치단체의 정책 방향에 대한 재검토 필요성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지역소멸 위기를 막기위해 문화·관광뿐만 아니라 교육, 노인·의료, 보육, 주거 분야 등 삶과 관련된 다양한 분야에 지원이 필요하다. <이미지=이미지투데이>

물론, 문화·관광 사업이 생활인구를 증가시키는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행정안전부가 27일 발표한 2024년 3분기 인구감소지역 생활인구 산정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8월 인구감소지역의 생활인구는 약 3362만명으로 지난해 6월보다 약 614만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생활인구는 지역에 거주하는 정주인구 외에 일시적으로 체류하며 활력을 주는 사람까지 포함하는 새로운 인구개념으로, 주민등록인구와 등록외국인, 월1회·하루3시간 이상 체류하는 체류인구를 합친 것이다. 지난해 8월 인구감소지역의 생활인구 3362만명 중 약 2872명은 체류인구인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지난해 8월 기준 등록인구가 2만8000명에 불과한 강원도 양양군의 생활인구는 82만명에 달했다. 여름철 대표 관광지인 만큼 체류인구가 그만큼 많았다는 얘기다.

체류인구는 해당지역에 머물면서 소비하고 지역경제에 활력을 준다. 지난해 3분기 동안 인구감소지역에서 사용한 체류인구의 신용카드 사용액은 전체 생활인구 사용액의 45~49%를 차지했다. 특히 강원도 고성군의 경우, 8월 체류인구 신용카드 결제금액 비중은 전체의 84%에 육박했다.

이처럼 효과가 금세 나타나는 문화·관광 산업에 눈길이 가는 것도 당연하다. 그러나 지방소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주민등록인구와 상관없이 생활인구를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단기적인 체류인구가 늘었다고 해서 지역주민의 실질적인 삶의 질이 향상되고 지역소멸 위기가 사라질 가능성은 희박하다.

따라서 문화·관광뿐만 아니라 교육, 노인·의료, 보육, 주거 분야 등 삶과 관련된 분야에 충분한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 또한 농업이나 제조업 등 다양한 산업 분야 역시 지원이 이뤄져야, 지역 내 일자리가 생기고 인구유입으로 이어질 수 있는 발판이 될 것이다. 지역소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지방소멸대응기금이 다양한 분야에 걸쳐 효과적으로 사용돼야 한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