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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운지 ㅣ 예술을 읽다
50년 시간 담은 공간의 초상…공공 영역의 ‘회복’
칸디다 호퍼 ‘RENASCENCE’전…5월23일~7월28일 국제갤러리
- 기사입력2025-03-23 10:00
김현성 객원 기자 (artbrunch@naver.com) 다른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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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ndida Höfer, Komische Oper Berlin II 2022, Image provided by Kukje Gallery.국제갤러리는 오는 5월 23일부터 7월 28일까지 서울점 K2에서 독일 사진작가 칸디다 호퍼의 개인전 ‘RENASCENCE’를 개최한다.
칸디다 호퍼는 1944년 독일 에베르스발데에서 태어나 1973년부터 1982년까지 뒤셀도르프 아카데미에서 수학했다. 베른트 베허와 힐라 베허 부부의 제자로, 토마스 스트루스, 토마스 루프, 안드레아스 거스키 등과 함께 ‘베허 학파’ 1세대로 불린다.
호퍼는 지난 50여 년간 도서관, 박물관, 공연장 등 문화적 공간을 정밀한 구도와 디테일로 담아내는 작업을 지속해왔다. 그의 작품은 인간의 부재를 통해 역설적으로 공적 공간이 내포하는 인간의 사회적 활동과 역사를 강조한다.
이번 전시의 제목 ‘Renascence’는 ‘다시 태어나다’라는 의미다. 서구 문화기관의 물리적, 제도적 ‘재생’과 팬데믹 이후 공공영역의 ‘회복’이라는 주제를 담고 있다. 호퍼의 카메라는 문화공간 복원과정에서 드러나는 건축가들의 절제된 시각과 작가 특유의 객관적, 중립적 미학을 동시에 표현한다.
전시는 파리 카르나발레 박물관, 베를린 코미셰 오페라, 베를린 신국립미술관, 스위스 장크트갈렌 수도원 도서관 등 역사적 건축물들의 리노베이션 전후 모습을 담은 작품들로 구성된다.
Candida Höfer, Neue Nationalgalerie Berlin XVII 2021, Image provided by Kukje Gallery.특히 장크트갈렌 수도원 도서관을 20년의 시간차를 두고 재촬영한 작품은 주목할 만하다. 2001년 작품에서는 방문객들이 포함되었지만, 2021년 작품에서는 인물을 배제하고 공간에 남은 흔적과 빛, 공기의 감각에 집중했다.
칸디다 호퍼는 1975년 첫 개인전 이후 전 세계 유수의 미술관과 갤러리에서 작품을 선보였다. 2002년 카셀 도큐멘타 참여, 2003년 베니스 비엔날레 독일관 대표 등 주요 행사에 초청받았으며, 2018년 소니 월드 포토그래피 어워드 사진공로상을 수상했다.
그의 작품은 뉴욕 현대미술관, 파리 퐁피두 센터,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 등 세계적인 미술관에 소장돼 있다. 오는 9월에는 베를린 예술 아카데미가 주최하는 ‘2024 케테 콜비츠 상’을 수상할 예정이다.
칸디다 호퍼의 이번 전시는 건축물의 물리적 재생이 은유하는 공공영역의 제도적, 사회적 재생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동시에 팬데믹과 기후 위기 등 도시 생태계의 변화에 대응하는 공공기관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고민으로 확장된다.
현재 쾰른에 거주하며 활발히 활동 중인 칸디다 호퍼의 ‘RENASCENCE’전은 시간의 흐름 속에서 공간이 지닌 영원성을 포착한 작가의 독특한 시선을 경험할 수 있는 귀중한 기회가 될 것이다. (중기이코노미 객원=예술만세 김현성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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