勞政 팽팽히 맞선 ‘취업규칙 변경 가이드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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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정보 ㅣ 인사노무 勞政 팽팽히 맞선 ‘취업규칙 변경 가이드라인’ 政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어 가능” vs 勞 “실정법 무시”

기사입력2015-07-13 18:45

정원석 객원 기자 (delphi2000@naver.com) ㅣ다른기사보기

노무법인 ‘원’ 정원석 노무사

내년 1월1일부터 시작되는 60세 정년 의무화를 앞두고 임금피크제 도입을 둘러싼 찬반 양론이 뜨겁다. 올해 벌써 하반기에 들어섰음에도 불구하고 임금피크제 도입률은 전체의 10%를 밑도는 수준에 그쳐, 정부는 임금피크제의 성공적 안착을 최우선과제로 꼽고 있다.

임금피크제는 노사합의를 전제해 일정한 연령 혹은 근속연수부터 임금을 감액하면서 정년을 보장 또는 연장하는 제도를 말한다. 크게 정년연장형, 고용연장형(재고용형), 근로시간 단축형 등으로 분류된다. 임금피크제는 기본적으로 임금의 감액을 수반하기 때문에 이로인해 정년이 연장되더라도 근로자에게는 불이익할 수 있다.

<자료=고용노동부> ©중기이코노미

기존의 근로조건을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방향으로 바꾸려면, 사업주는 근로조건에 관한 제 규정을 담고 있는 취업규칙을 변경해야한다. 그런데 우리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은 ‘사용자는 취업규칙의 작성 또는 변경에 관하여 해당 사업 또는 사업장에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그 노동조합,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 다만,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에는 그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규정해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근로조건 변경의 경우 근로자집단의 동의를 받도록 강제하고 있다. 동의가 없으면 당해 취업규칙 변경은 무효이기 때문에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려면 노동조합 등 근로자집단의 동의는 필수적이다. 그러나 노동계는 임금피크제에 비판적인 입장을 일관적으로 견지하고 있어 동의과정은 지난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일반적인 전망이다.

문제는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취업규칙 변경이 노동조합의 동의 없이도 그 효력이 인정된 판례가 있다는 것이다. 곧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다면 노동조합이 동의를 하지 않았더라도 취업규칙 변경으로 사업주가 일방적으로 근로조건을 저하시킬 수 있다. 판례는 이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는지의 유무를 ▲근로자 측의 불이익 정도 ▲사용자 측의 변경 필요성 내용과 정도 ▲변경후 취업규칙 내용의 상당성, 대상조치를 포함한 다른 근로조건의 개선상황 ▲근로자 대표와의 교섭경위 및 근로자의 대응 ▲동종사항에 관한 국내의 일반적인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고 한다.(대법원 2001.1.15, 99다70846)

임금피크제의 경우 임금삭감을 동반하기는 하지만 근로자에게 정년연장이라는 유리한 측면이 있으므로, 임금피크제 도입에 따른 임금 감액의 수준이 서로 균형을 이뤄 인정할만한 것이라면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 정부의 견해다. 따라서 정부는 일선 사업장에서 임금피크제의 원활한 도입을 위해 이러한 판례를 기초로 ‘취업규칙 변경 가이드라인’을 제정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노동계는 “실정법을 무시하고 극히 예외적으로 해석해야 할 사항을 일반화시켜 사용자들의 탈법만 부추길 수 있다”는 이유로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