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병 간 최저임금 싸움, ‘갑’도 고통분담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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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포토·인포그래픽 을·병 간 최저임금 싸움, ‘갑’도 고통분담해라 저임금으로 이익누린 대기업·가맹본사, 최저임금 인상분 분담해야

기사입력2018-07-23 17:24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경제민주화네트워크 최저임금 인상과 그에따른 중소상인자영업자들의 반발을 을과 병의 싸움으로 끌고가려는 일부 언론과 한국경영자총협회의 태도를 비판하며 대기업본사, 카드사, 임대인이 고통분담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사진=경제민주화네트워크>

경제민주화네트워크(경민넷)는 23일 기자회견을 열고, 최저임금 인상과 그에따른 중소상인·자영업자들의 반발을 을과 병의 싸움으로 끌고가려는 일부 언론과 한국경영자총협회의 태도를 비판하며, 대기업본사·카드사· 임대인도 고통분담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경민넷은 이 사회 갑들이 물품대금에 최저임금 인상분 반영, 가맹비 및 필수물품 축소, 카드수수료 인하, 상가임대료 인하 등의 조치를 통해 중소상인·자영업자와 고통을 분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중소상인단체들이 줄곧 요구해온 경제민주화 민생법안을 외면해 온 국회와, 집권 1년이 지나도록 개혁과제를 이행하지 못하고, 상황이 닥치면 마지못해 찔금찔끔 정책을 내놓는 무책임한 정부의 태도를 비판했다.

“대기업과 가맹본사 등이 최저임금 인상분을 분담해야 한다”

김남근 경제민주화네트워크 정책위원장(민변 부회장)은 여는 말에서 “우리 사회의 지속가능한 발전과 모든 경제주체의 상생을 위해 최저임금 인상은 반드시 필요하다”면서도 “다만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부담을 또 다른 ‘을’인 중소상인, 자영업자들에게 전가시킬 것이 아니라 재벌대기업과 본사, 카드사, 임대인 등이 함께 분담하고, 중소상인·자영업자들을 힘들게 하는 본질적인 구조, 갑과 을 사이에 존재하는 갑질 불공정 구조를 개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함께, “지난 17일부터 중소하도급업체가 대기업 등 원사업자에게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하도급대금을 올려달라고 요청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가 마련된 것처럼 그동안 하청업체, 가맹점에서 근무하는 저임금노동자들을 통해 이익을 누려온 대기업과 가맹본사 등이 최저임금 인상분을 분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태연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회장은 발언을 통해 “오늘 기자회견에 참여한 단체들은 지난 1월부터 계속해서 중소상인·자영업자들을 힘들게 하는 것이 최저임금이 아니라 가맹비, 카드수수료, 임대료라는 ‘가카임 캠페인’을 펼쳐왔다”며 “다행히 많은 국민들이 이러한 문제에 많이 공감하고 지지를 보내주고 계시지만, 정작 이러한 문제를 해결해야 할 책임이 있는 국회와 정부의 소극적인 태도를 보면 가슴이 답답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소상인·자영업자 문제의 핵심은 유통재벌 대기업들의 골목상권 침탈”

또한 “정부가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소상공인들의 부담을 완화해주겠다며 조성한 3조원 규모의 일자리안정자금의 집행률이 여전히 30%에 미치지 못하는데, 이는 사회보험료 부담 등 현장의 어려움을 정부가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탓”이라며 “일자리안정자금의 지급금액과 지급기간은 확대, 조건은 완화해야 하고 이에 따른 사회보험료 지원도 현재보다 대폭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중소상인·자영업자 문제의 핵심은 유통재벌 대기업들의 골목상권 침탈과 변종SSM 등을 통한 중소상인 죽이기”라며 “유통재벌들은 지금 당장 복합쇼핑몰과 변종 SSM 등의 추가 출점을 중단하고, 지역의 중소상인 자영업자들과 상생하는 방안을 찾을 것”을 촉구했다.

경민넷은 이와같은 주장을 관철시키기 위해 오는 26일 프랜차이즈산업협회 앞에서 가맹분야 불공정 문제 해결을 위한 협상을 가맹본사에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다음달 2일 여신금융협회 앞에서 카드수수료 인하와 차별적 카드수수료 정책 폐지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여는 한편, 여야 원내지도부와 청와대 그리고 정부에도 면담을 요청해 중소상인의 요구와 목소리를 전달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