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턴기업지원, 고부가·일자리 기업에 집중해야

프린트

Live 중기 ㅣ 경제일반 유턴기업지원, 고부가·일자리 기업에 집중해야 코로나19 이후 글로벌가치사슬 재편에 따른 유턴기업 늘어날 것

기사입력2020-06-09 18:59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생산비용 절감 등을 위해 공장을 해외로 이전한 오프쇼링(Off Shoring) 기업은 우리나라 GDP 증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선진국들을 포함 특히 우리나라가 오프쇼링 기업의 국내 복귀를 위해 다양한 지원책을 내거는 이유다.

산업연구원 조재한 혁신성장정책실장은 대한상공회의소가 9일 주최한 ‘리쇼어링 동향과 유턴기업 지원 활용’ 세미나에서 “리쇼어링(유턴)기업을 대상으로 한 정책적인 지원을 펼치고 있는 국가는 한국이 유일하다”고 강조했다. 미국·일본·독일의 경우에는 유턴기업 관련 법률에 근거하지 않고, 법인세인하와 규제완화, 연구개발보조금 지원 등 기업투자 지원대책 일환으로 시행한다. 우리나라가 유턴기업에게 가장 높은 수준의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는 의미다.

미·중 무역분쟁과 코로나19 팬더믹을 겪으면서 오프쇼링(Off Shoring)이 더이상 안전한 정책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특히 우리나라는 지난해 일본의 수출규제를 통해 공급망 다변화와 국내생산의 필요성을 절실하게 체감했다.

10년간 미국으로 리턴한 기업 3357개, 일자리 창출에 기여

2010년 미국 오바마 정부가 ‘리메이킹 아메리카(Remaking America)’를 구호로, 제조업 지원을 강화하면서 10년동안 미국으로 돌아온 기업은 3357개사다. 이들 기업이 미국에서 새로 만든 일자리만 34만7000여개에 이른다. 글로벌기업 포드·월풀·GE·애플 등은 중국·멕시코 등에서 생산공장을 철수하고 미국으로 복귀했다.

여기에는 미·중 간의 기술·무역패권 다툼이라는 정치적 배경도 있다. 통상전문가들에 따르면 R&D부서가 국내에 있고, 해외에서 생산공장이 가동되면 혁신의 속도가 늦춰진다. R&D와 제조업이 함께 조화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야만 혁신이 가속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 개발도상국의 노동비용이 올랐고 신기술을 활용해 생산성이 높아진 환경 역시 리쇼어링이 확산된 이유다. 아울러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공급망 리스크가 커지면서, 공급망 다변화 및 생산지역 방역의 중요성도 커져 리쇼어링 정책은 더욱 힘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 2013년 유턴지원법 제정하고, 지원 확대

우리정부도 2013년 ‘해외진출기업의 국내복귀 지원에 관한 법률(유턴지원법)’을 제정하고 세제·현금·입지 등의 지원책을 시행 중이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 국내로 돌아온 기업은 71개, 총 9056억원이 투입됐고 2468명의 고용을 창출했다.

<자료=코트라>

유턴지원법은 지속적으로 개정되며 지원업종과 함께 지원대상도 중소·중견기업에서 대기업으로까지 확대했다.

정부는 지난 4월에는 민관합동 유턴지원반을 공식 출범시켜 유턴기업 유치 활동을 개시했고, 유턴기업 지원예산도 편성했다.

정부는 지난해 현대모비스가 5개의 자동차 부품기업과 동반유턴을 하는 사례를 만들기도 했다. 이후 현대모비스는 울산에 친환경부품 생산공장 설립에 3000억원을 투자해, 연간 10만대의 전기차 배터리시스템 생산을 앞두고 있다.

유턴기업 지원대책 시행 초기에는 해외에서 한계에 봉착했던 이른바 좀비기업이 돌아와 성과를 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고부가가치 기업 유턴이 늘었다는 게 조 실장 설명이다.

국내로 돌아오려는 기업은 기존의 방식으로 동일한 상품을 생산하는 방식에서 탈피해, 생산공정 자동화와 함께 고부가가치 상품을 발굴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이외에도 조 실장은 첨단산업이나 고부가가치 상품을 생산하고,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기업에 정부지원을 집중해야한다고 제안했다.

조 실장은 “정부가 유턴기업 정책을 시행한다는 것만으로 해외 기업이 국내로 돌아오지는 않겠지만, 기업이 중장기 경영전략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리턴기업 지원정책은 생산공장을 국내로 옮기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는 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