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보호법’ 도입…기업부담 오히려 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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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파트너 ㅣ 대기업·공기업 ‘소비자보호법’ 도입…기업부담 오히려 줄어 책임규명·피해구제·재발방지 위한 최소한의 입법

기사입력2020-11-12 12:43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더불어민주당 김종민·박주민·백혜련·오기영·이학영 의원과 가습기살균제참사전국네트워크, 경실련, 민변, 참여연대,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등은 12일 국회에서 ‘대규모 소비자 피해사례 발표 및 소비자권익 3법 입법 토론회’를 개최했다. <사진=참여연대>

가습기살균제 참사, BMW 차량연쇄 화재사고, DLF·라임·옵티머스 등 대규모 금융피해사건. 금융·카드사 및 인터넷포털의 개인정보유출, 호날두 노쇼 등 대규모 소비자 피해가 끊이지 않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집단소송법’·‘징벌적손해배상제도’·‘증거개시제도’ 등 소비자 권익 보호법 미비로 책임규명과 피해구제, 재발방지 조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조형수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장은 12일 국회에서 열린 ‘대규모 소비자 피해사례 발표 및 재발방지를 위한 입법 토론회’에서 “2005년 증권 집단소송이 도입된 후 15년 동안 집단소송 제소 사례는 10건에 불과하고 2건은 소송허가 결정을 받지 못해 중단됐으며, 화해종결 3건, 원고승소는 2건 뿐”이라며 “집단소송의 범위가 협소하고 소송절차가 번거로워 소제기 자체가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개인정보유출·가습기살균제 사건 등의 경우 본인이 피해당사지인지 알기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수사기관이나 정부기관의 조사결과가 없으면 피해사실을 특정하기도 어렵다. 기업의 불법·과실을 입증할 자료 또한 개인 원고가 확보하기 어렵고, 손해액을 특정하기도 쉽지 않다.

조 본부장에 따르면 하도급 등 일부 법률에 징벌적손해배상제를 도입했지만, 법원의 엄격한 판단으로 활용도가 매우 낮다. 2016년부터 2020년 8월까지 최근 5년간 하도급법에 따른 손해배상 판결은 총 69건이지만, 하도급업체의 피해가 인정된 사례는 7건에 불과했다. 그리고 16건의 징벌적손해배상 소송에서 단 1건만 손해가 인정됐다. 이마저도 3배 손배가 인정되지 않고 1.5배에 그쳤다.

지난 9월28일 법무부는 집단소송법·징벌적손배제·증거개시제도 도입을 위한 ‘집단소송법 제정안’, 징벌적손배제 도입을 위한 ‘상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하지만 재계와 일부언론은 소송남발로 인한 기업활동 위축과 기업비용 증가 등을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조 본부장은 “생명·안전·재산·개인정보 등에 대한 최소한의 보호조치를 위한 입법이며, 오히려 제품의 안전성에 대한 제고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비용을 감소할 수 있는 유인이 된다”고 주장했다. 만일 집단소송제와 징벌적배상제가 있었다면 안전성이 확인되지 않은 가습기살균제와 같은 제품은 출시되지 않았고, 가습기살균제 사고로 기업이 부담해야 할 비용이 자체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남소 우려에 대해서도 집단소송제를 도입하면 소송이 산발적으로 다수 진행될 수 없고, 하나의 소송만 대응하면 되기 때문에 소송부담이 오히려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또 소송개시 절차가 엄격해 불필요한 소송에 대한 우려도 적다고 주장했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