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기술 관련 핵심품목 ‘선별적 디커플링’ 유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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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시장 ㅣ 아메리카 美 기술 관련 핵심품목 ‘선별적 디커플링’ 유의 첨단산업 中 배제, 전통산업은 中과 협력하는 美 추진 신공급망 체제

기사입력2023-02-03 13:21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미국 상무부가 ‘핵심 교역품목 리스트 초안’을 발표함에 따라 향후 미국의 기술관련 공급망 블록화 정책에 핵심품목 리스트를 연계해 활용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공급망 리스크에 취약한 자원수입형 제조국인 우리나라는 대응방안을 마련하고, 경쟁력을 가진 분야에서 기회를 찾아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지난해 10월 미국 상무부는 바이든 대통령이 발령한 공급망 재검토 행정명령의 일환으로, 4개 부문 2409개 품목으로 구성된 핵심 교역품목 리스트 초안을 공개했다. 미국 정부는 향후 공급망 핵심품목 리스트에 대한 의견수렴 내용을 기반으로, 핵심품목 리스트를 수정하고 공급망 재편 및 관리정책에 반영할 예정이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미 상무부가 발표한 핵심 교역품목 리스트 초안은 ▲핵심광물소재 ▲에너지 ▲정보통신 ▲공중보건 등 4개 부문으로 구성돼 있으며, 에너지·정보통신·공중보건 부문은 각각 10개, 6개, 5개의 하위 부문으로 세분화돼 있다.

한국무역협회가 최근 발표한 ‘미국의 공급망 핵심품목 리스트 현황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공급망 핵심품목 리스트 초안을 마련한 것은 특정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자국내 산업기반 마련을 위한 준비과정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의존도 높은 핵심품목=무역협회가 미국의 공급망 핵심품목 수입 동향을 분석한 결과, 친환경·디지털전환 등 미래 핵심산업 비중이 높고, 對중국 리스크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은 미국의 전체 및 공급망 핵심품목 모두 1위 수입 대상국이다. 최근 미국은 중국으로부터의 전체 수입 비중이 하락하는 추세인 반면 핵심품목 수입 비중은 상승하고 있어 리스크가 확대되고 있다는 평가다.

미국은 핵심품목 2409개 중 156개 품목의 수입을 중국에 70% 이상 의존하고 있다. 특히 레늄(핵심광물), 유리섬유(에너지), 유선 카세트플레이어(ICT) 등 48개 품목은 100% 중국으로부터 수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對中 수입의존도 70% 이상 품목 156개 중 2/3 이상인 113개가 공중보건 제품이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핵심품목 리스트에 찬반 의견=한편, 미 상무부는 공급망 핵심 교역품목 리스트 초안을 공개하고, 이해당사자를 대상으로 1개월간 의견 수렴을 진행했다.

미 산업계는 정부 차원의 공급망 핵심품목 리스트 관리가 중국의 가격경쟁력 우위를 해소해 미국 산업계를 도울 수 있다는 시각과, 중국산 중간재를 수입·가공하는 미국 산업계에 어려움을 유발할 것이라는 시각으로 나뉘었다.

부정적인 의견은 무선통신·배터리·의약품 등 일부 품목에서 나왔다. 특히 의료계의 경우, 시장성과 공익성을 동시에 가지고 있어 단순히 경제적 이윤만 고려해서는 안된다는 의견이 있었다.

◇‘선별적 디커플링’에 대비해야=한국은 2022년 기준 미국 전체 품목 수입 7위, 핵심품목 수입 10위를 기록하고 있는데, 전체·핵심품목 수입 비중이 모두 지속적으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보고서는 핵심품목 리스트 4개 부문 모두 산업전환과 연계성이 큰 만큼 향후 관련 산업 공급망 재편과도 연계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특히 기술관련 공급망 블록화는 ‘선별적 디커플링(탈동조화)’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선별적 디커플링은 미국의 추진하는 신공급망 체제다. 첨단산업은 중국을 배제한 우방국 중심 으로 공급망을 구축하고, 저부가가치 기술을 활용하는 전통적 산업은 중국과 협력하는 생산구조를 이어가는 방식을 말한다.

보고서는 미국이 향후 핵심품목 리스트를 활용해 공급망을 재편하려 한다면, 한국은 경쟁력을 보유한 배터리, 반도체, 통신·네트워크 장비 등 분야의 참여를 검토해 기회요인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했다. 특히 일본·호주의 JAEPA 사례와 같이 핵심품목의 안정적 공급 등을 포함한 다자간 협의체에 참여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JAEPA는 2015년 1월 발효된 일본-호주간 경제연계협정으로 상호간의 수출제한조치를 자제하는 조항이 포함돼 있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