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재산권과 사업화…초기 특허전략 세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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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정보 ㅣ 특허변리 지식재산권과 사업화…초기 특허전략 세워라 ‘상표공존동의제’ 활용도 필요…IP는 스타트업 성장 위한 필수 전략

기사입력2025-04-03 00:00

손보남 객원 기자 (ceo@indieip.co.kr) ㅣ다른기사보기

손보남 ㈜인디프 대표/변리사

지식재산권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최근에는 사업화를 준비함과 동시에 특허, 상표, 디자인에 대해 관심을 갖는 창업자가 많아졌습니다.

지식재산권과 사업화의 국내외 실제 사례를 통해 활용방법을 알아보겠습니다.

글로벌 특허기술로 기업가치 극대화…수아랩(Sualab)

수아랩은 인공지능(AI) 기반 머신비전 기술을 개발한 스타트업으로, 설립 초기부터 미국 및 해외 시장을 겨냥해 적극적으로 특허를 출원했습니다. 이러한 전략은 이후 미국 기업 코그넥스(Cognex)에 약 2300억원에 인수되는 성과를 거두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특허를 통해 자사의 핵심기술을 보호하면, 경쟁사의 모방을 방지하고 기업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습니다.

수아랩은 설립연도인 2013년부터 특허출원을 진행했으며, 특허청의 IP-R&D 사업에 참여해 특허전략을 강화했습니다. 2017년과 2019년에 각각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통한 이미지 데이터 변칙 감지 관련 소프트웨어 특허 조사 및 로드맵 확립’과 ‘다면체 외관을 딥러닝으로 검사하기 위한 로봇 장치’ 과제를 수행하는 등 현재까지 꾸준히 연구개발을 하고 특허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한 결과, 국내 등록특허 14건과 미국 등록특허 6건 등 총 50개 이상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수아랩의 미국 특허(US11790512B2) Defect inspection device(결함 검사 장치)의 도면

상표공존동의제를 통한 브랜드 보호…아이엠디티(IMDT)

우리나라에서는 동일하거나 유사한 상표에 대해 먼저 특허청에 상표출원을 한 자에게 권리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동일하거나 유사한 상표가 이미 등록(출원)되어 있는 상황에서 후출원 상표는 선등록(출원) 상표로 인해 거절돼 등록을 받을 수 없습니다.

특허청 발표에 따르면, 최근 거절된 상표의 40% 이상이 동일 또는 유사 선등록 상표를 이유로 거절됐습니다. 이미 상표를 사용하고 있거나 브랜드 개발에 많은 비용을 투자한 이후, 이런 거절이유를 이유로 상표 변경을 해야 한다면, 막대한 손실을 넘어서 사업 진행이 어려운 상황에 처하기도 합니다.

주식회사 아이엠디티의 상표(40-2274136-0000, 40-2274140-0000, 위)와 공존동의 상표 등록번호 1378103A(아래)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입된 ‘상표공존동의제’는 기존 상표권자와 새로운 상표 출원자가 상표를 공존할 수 있도록 합의하는 제도입니다. 이는 특히 기존 상표권자가 있는 경우에도 신규 사업자가 상표를 사용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아이엠디티는 반려동물 건강검진서비스를 운영하는 스타트업입니다. 국내 대기업이 선점한 유사한 상표로 인해 난관을 겪었지만, 2024년 새롭게 시행된 상표공존동의제를 활용해 성공적으로 상표권을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공개 전 미리 출원하지 않아 무효가 된 디자인 특허…파리바게뜨

디자인 보호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대표사례로 뚜레쥬르와 파리바게뜨의 케이크 포장용기 디자인 분쟁이 있습니다.

뚜레쥬르는 케이크 포장용기 디자인을 무단으로 사용했다며 파리바게뜨로부터 소송을 당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파리바게뜨는 2009년 11월 케이크 포장용기 디자인을 특허로 등록하고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하지만 뚜레쥬르는 출원일 3일 전 이미 인터넷 블로그에 해당 디자인이 공개되어 있었다는 점을 근거로 등록 자체가 무효라고 주장하며 대응했고, 결국 뚜레쥬르의 이러한 주장이 받아들여져 파리파게트의 케이크 포장케이스는 무효가 됐습니다.

파리바게트의 케이크 포장케이스 디자인 도면(위)과 인터넷 개인블로그에 공개된 사진(아래 2개)

디자인권을 통한 보호전략은 브랜드 정체성을 확립하고 경쟁사의 모방을 방지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합니다. 특히, 제품을 출시하거나 디자인을 공개하기 전에는 디자인권 취득 계획 여부를 철저히 검토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지식재산권(IP)…스타트업 성장을 위한 필수 전략

지식재산권(IP)은 스타트업이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루기 위해 필수적인 전략입니다. 위에서 소개한 각 기업의 사례들로부터 얻을 수 있는 교훈을 간단히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핵심기술은 곧 기업의 생명입니다. 초기부터 특허전략을 철저히 세우고, 기술을 보호하는 것은 후발주자의 모방을 막고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는 중요한 기반이 됩니다. 수아랩처럼 체계적인 전략으로 특허 포트폴리오를 강화해 기업가치를 극대화하시길 바랍니다.

둘째, 브랜드는 소비자와의 신뢰를 쌓는 핵심요소입니다. 초기에 상표를 확보하지 않으면 성장 이후 큰 리스크에 직면할 수 있습니다. 상표를 확보하는데 어려움에 맞닥뜨린 경우라도 아이엠디티 사례처럼 상표공존동의제 등 제도적 보호장치를 적극 활용해 브랜드를 지킬 수 있는 전략을 전문가와 함께 찾을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하기를 바랍니다.

셋째, 제품 외관에 관한 디자인의 독창성 역시 시장에서 중요한 차별화 포인트입니다. 디자인권을 확보하지 않으면 경쟁사에 모방의 빌미를 줄 수 있습니다. 파리바게뜨 케이크 포장케이스 무효 사례와 같이 디자인을 공개하기 전 디자인권 확보의 중요성을 항상 염두에 두기를 바랍니다. (중기이코노미 객원=손보남 ㈜인디프 대표/변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