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차, 응급상황 발생하면 병원으로 슝~

프린트

기술미래 ㅣ HIT! 이 기술 자율주행차, 응급상황 발생하면 병원으로 슝~ 육·해·공 넘나드는 최신 무인기술…2025 무인이동체산업엑스포

기사입력2025-07-17 10:30

김범규 기자 (bgk7@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한국자동차연구원 손희경 연구원이 산업부 국책 과제 최종 산출물이 장착된 자동차에 앉아 최첨단 기술을 소개하고 있다. ©중기이코노미

10kg으로 제한됐던 배송 무게가 40kg까지 늘어나면서 드론 배송의 한계였던 무게에서 좀 더 자유로워지고, 배송로봇과 연계되면서 문 앞 드론 배송이 가능해진 세상. 자동차를 타고 가다가 사람 몸에 이상이 생겼을 때 자동차가 재빨리 이를 알아차리고 병원 응급실로 이송해 주기까지 한다.

서울시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지난 9일부터 3일간 열린 2025 무인이동체산업엑스포(UWC 2025)에 전시된 국내 연구진들의 국책과제 중간 실적이다.

자율주행차, 드론 등 인간의 개입 없이 스스로 이동하는 ‘무인이동체’는 미래산업을 이끌 기술로 산업계의 주목을 한 몸에 받고 있다. AI, 사물인터넷, 로봇공학 기술 등이 총망라한 최첨단 기술의 집약체를 보여주고 있는 만큼, 민·군·산·학·연을 넘나드는 협력체계도 더 강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올해 무인이동체산업엑스포에는 이런 산업계의 관심을 뒷받침하듯 86개 기업이 208개 부스로 참가해 드론, UAM(도심항공교통), 무인지상차량, 해양 무인체계 등 다양한 무인이동체 기술과 솔루션을 선보였다. 또한, 산업통상자원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방부, 해양수산부, 방위사업청, 우주항공청 등 정부기관과 함께 한 기술개발 성과도 볼 수 있던 자리였다.

대중의 관심도 뜨거웠는데, 약 1만3000명의 참관객이 전시장을 찾으며 무인이동체 산업과 기술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였다. 이에 중기이코노미가 현장을 찾아 미래 무인이동체 기술을 선도할 기업을 만나봤다.

하늘과 도로를 달리는 ‘무인이동체’…그 기술 어디까지 왔나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의 화물 멀티모달 배송 드론과 배송로봇까지 연계해 주는 도킹스테이션 ©중기이코노미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은 우주항공청 국책 연구로 진행하고 있는 화물 멀티모달 배송 기술개발 사업을 선보였다. 드론과 배송 로봇을 별개로 운행했던 것을 하나로 묶어 라스트 마일(Last Mile) 배송 업무 부하를 해결하고, 기존 드론 배송의 한계였던 물품 배송의 무게를 늘린 것으로, 2026년 12월까지 4년간 약 153억원을 들여 국책 개발 중이다.

2027년 서비스 제공을 목표로 하는 이 기술은 기존 화물 드론의 무게 제한을 10kg에서 40kg으로 증량하고, 도킹스테이션을 통해 인간의 개입 없이 물건을 배송 로봇과 연계해 사무실이나 집 앞까지 배송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정훈 센터장은 “개발도 중요하지만, 현장에서의 필드 테스트도 중요하다. 현재 지자체나 관련 기관 등 수요처의 요구를 받아서 특정 장소에 드론 스테이션을 구축해 놓고 테스트 중”이라며, “이런 과정을 통해 규제나 제도적으로 개선되면 좋은 점들을 찾아내고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실증 테스트베드를 5곳 구축해놓고 수요처를 대상으로 200회 이상 실증 중이다. 특히, 도심지와 비가시권 등 다양한 지역과 기후 조건을 가진 현장에서 실증함으로써 99% 안전성 및 신뢰성을 확보했다고 자신했다.

정훈 센터장은 “현재 이 솔루션은 다양한 물류 서비스에 적용할 수 있다”며, “도심지 내의 택배 서비스를 비롯해 도심지 외곽의 물류센터에서 집하소, 항구 선박용품 창고에서 선박, 편의점에서 건물 앞 등 택배 서비스도 가능하고, 산불, 국토, 해양 감시, 환자 수송, 무기 탑재 군사작전 등 다양한 분야로 확대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국자동차연구원 손희경 연구원이 각종 레이더와 카메라, 디스플레이가 설치된 자율주행차에 앉아 내부를 보여주고 있다. ©중기이코노미

산업통상자원부에서 5년의 국책 과제를 수행 중인 한국자동차연구원은 최종 산출물로 나온 자율주행 내부 시스템을 들고나왔다.

한국자동차연구원 자율주행기술연구소 손희경 연구원은 “자율주행 내부를 집중적으로 기술 개발하고 있다”며, “차 안에 레이더와 카메라들이 설치돼 있고, 차체에 붙어 있는 디스플레이는 이 레이더와 카메라들이 주고받는 데이터들의 통합 알고리즘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부스에는 많은 관람객이 차 안의 내부 환경을 경험해 보기 위해 줄을 서고 있었는데, 특히 자율주행 기술의 확장성을 보여주기 위해 VR 헤드셋을 쓰고 탑승할 수 있도록 했다.

차 내부에는 180도로 돌아가는 허브 디스플레이가 내장돼 있는데, 한국자동차연구원은 이를 패밀리 모드라고 불렀다. 부모가 자율주행으로 차를 몰면서, 아이들에게 틀어줄 영상을 제스추어로 선택을 한 다음 공유를 함으로써 아이들이 즐길 수 있도록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율주행 모드뿐만 아니라 사람의 안전까지도 책임져 준다. 130도 광각렌즈의 카메라 렌즈는 운전석에 있는 사람과 보조석에 있는 사람을 한 번에 인식함으로써 그 사람의 상태와 행태를 파악해 준다. 차 안에 매립된 레이저 센서는 사람의 신체 신호를 파악해 호흡, 심박 등 미세한 진동을 레이저로 쏜 다음 노이즈를 제거해 BPM 값으로 얻은 후, 운전자에게 결괏값으로 보여준다.

손희경 연구원은 “이 서비스는 활용도가 여러모로 높다. 특히, 응급상황 시 스스로 판단을 해서 데이터들을 자동으로 병원에 보내주고, 동시에 차는 자율주행으로 응급실로 이송해 준다. 이때, 자동차 시트도 최대한 뒤로 눕혀서 병원까지 편안하게 숨을 쉬면서 갈 수 있도록 해준다”고 말했다. 이어 “육군 쪽에서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무기로 인해 군인이 다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기술이 도입되면 좋겠다는 의견을 주기도 했다”며, “이 기술이 여러 산업군과 합쳐지면 확장성이 무한대로 넓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자동차 환경에 걸맞은 라이다·센서…먼지 제거에 효과적인 센서

오토엘의 자동차 등급의 라이다 ©중기이코노미

라이다와 센서는 자율주행차의 기본 기술 중 하나다. 그만큼 기초적이면서도 가장 중요한 기술이라 할 수 있다. 현대자동차 사내벤처로 시작해 분사한 오토엘㈜은 국내 최초로 자동차 등급의 라이다를 개발한 업체다.

이 회사의 홍성준 책임매니저는 “자동차 등급이라는 건 내구성을 말한다. 자동차 부품으로 쓰이기 위해서는 일정 수준의 내구성을 가져야 하는데, 자동차의 심한 진동과 혹독한 환경을 견디기 위해서는 필연적인 사항”이라며, “자동차에 특화한 내구성을 갖췄다는 인증 시험을 받아야 하는데, 현대자동차에서 진행하는 테스트를 통과했다”고 소개했다.

자동차 등급의 라이다를 자랑스럽게 내세울 수 있는 이유는 다른 라이다의 경우 자동차 등급이 아닌, 기타 산업용으로 포괄적으로 쓰기 위해 만들어놓은 라이다이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자동차에 내장했을 때 고장이 잘 나는 등 오래 가지 못하는 경우가 흔하다고 한다.

홍성준 책임매니저는 “전 세계적으로 봤을 때 자동차 등급을 받은 라이다는 우리만 있는 건 아니다. 가장 많이 알려진 업체가 프랑스의 라이다 업체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우리 업체가 유일하고, 세계적으로도 이 정도 수준의 자동차용 라이다는 많지 않다”고 뿌듯해했다.

오토엘은 센싱기술도 독자적으로 개발해 적용했다. 그는 “레이저를 쏴서 장애물을 맞고 돌아오는 시간을 측정함으로써 장애물과의 거리를 정확하고 빠르게 파악할 수 있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센서가 중요하다. 예를 들어, 햇빛이 강해서 빛이 돌아올 때 약해지는 환경이라도 센서가 민감하면 작은 에너지를 받더라도 정확하게 위치를 측정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기업인 오토노머스에이투지와 협업해 서울, 안양, 대구, 세종 지역의 자율주행 버스에 라이다와 센서를 적용해 운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자동차 등급의 라이다와 센서가 장착된 자율주행 차량 ©중기이코노미

먼지나 진흙이 많아 카메라 앞을 가리는 환경에서도 안전하게 주행할 수 있도록 시야 확보를 가능하게 해주는 센서 기술도 있다.

오큐솔루션 김기성 상무는 “공사 현장에 설치돼 있는 CCTV 카메라는 분진 가루와 먼지, 흙 등으로 인해 쉽게 오염된다. 그런 것을 자동으로 닦아주는 솔루션”이라며, “카메라 앞에 유리를 덧대 일체형으로 만든 다음, 유리가 회전하면서 카메라에 묻은 오염물질을 제거한다”고 소개했다.

캐나다에서 수입한 이 제품은 국내 업체와는 차별화된 기술로 군대와 대기업 등에 활용되고 있다.

김 상무는 “우리나라 업체는 액체류를 닦는 것에 특화돼 있다. 이를테면, 자동차 워셔액처럼 뿌리고, 카메라 앞에 와이퍼가 달려서 닦는 형태”라며, “그런데 자동차 워셔액으로 아무리 닦아도 송진, 벌레 사체 등 고체로 된 흔적은 잘 안 닦인다. 하지만, 이 제품은 액체류뿐만 아니라 고체류까지 닦아낸다”고 자신했다.

이어 “빗자루로 쓸어 담듯이 제거하는데, 유리나 렌즈에 스크래치가 안 나게 닦아내고, 닦은 후에는 재코팅 과정이 있어 오염물질이 잘 묻지 않도록 해주는 효과도 있다”고 했다.

이런 강점으로 인해 포항제철에 납품하고 있는데, 제철소는 쇳가루들이 날리면서 고지대에 있는 CCTV에 접착이 되기 쉬운 환경에 놓여 있다. 이를 재빨리 닦아주지 않으면 렌즈에 점착이 돼 굳어지기 때문에 사람이 위험부담을 안고 올라가 긁어내 닦아야 하는 문제가 생긴다고 한다. 이럴 때, 1분, 2분, 3분 등 시간 단위별로 설정해 놓으면 자동으로 닦아낼 수 있다.

장갑차 등 군용에도 적용 가능한데, 최근 현대로템에서 폴란드와 K2 전차 공급사업 2차 계약을 진행하면서, 폴란드군 전차에 장착된 서라운드 카메라의 먼지를 제거해 줄 수 있는 솔루션을 장착해달라는 주문이 들어왔고, 현대로템 카메라 납품 하청업체를 통해 연락이 와서 구매 진행 예정이라고 한다.

현재 전차 모드 안에 들어갈 수 있게끔 형상을 설계하고 있는 단계다.

김기성 상무는 “전시회 기간 많은 업체에서 관심을 보였는데, 오전에는 농기계 제작 업체에서 트랙터 운행 시 곡물에서 날리는 분진 가루로 인해 시야가 가리는 현상을 해결하고 싶다며 찾아오기도 했다”며, “이 솔루션은 민수용뿐만 아니라 군용 장비, 농기계 등 여러 산업군에 두루 활용될 수 있다”고 했다. 중기이코노미 김범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