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금융사까지 해킹, ‘정보보호투자’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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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사설 대기업·금융사까지 해킹, ‘정보보호투자’ 시급 일회성 대응보다 상시대응체계 구축 필수

기사입력2025-07-19 00:00

SGI서울보증이 14일 시스템 장애로 인해 업무에 차질을 겪은지 4일만인 17일 시스템을 복구하고 보증서 발급을 재개했다. 금감원은 금융보안원 등과 공조해 사고원인을 분석하고 전산시스템 복구를 지원했다고 밝혔다. 불과 수일간의 업무차질로 인해 전세대출보증 등 다양한 영역의 소비자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피해가 금융기관에 발생했다는 점도 문제고, 시스템 복구에 4일이 걸릴 정도로 업무차질이 심각했다는 점도 문제다.

최근의 해킹 사고를 보면 개인정보 유출이나 홈페이지 등 일부 기능 마비를 넘어 랜섬웨어 등으로 인한 전반적인 업무차질까지 날아 갈수록 피해 유형도 다양해지고 규모도 커지고 있다. 지난 4월 발생한 SK텔레콤의 유심정보 유출은 아직까지 개인정보 유출이 확인되지는 않았으나, 다양한 2차 피해가 가능하다는 점 때문에 2300만명에 달하는 통신사 가입자들이 불안에 떨었다. 결국 900만명 이상이 유심을 교체했고, 1000만명 이상이 유심보호 서비스에 가입했다.

회사의 규모가 작지만 소비자의 피해가 큰 경우도 있다. 예스24는 지난달 랜섬웨어 공격으로 홈페이지와 앱 등 서비스 일체가 중단됐다. 공연예매 시스템이 마비되면서 티켓을 구매하고도 공연을 보지 못하는 피해가 발생했고, 공연 일부는 아예 취소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도서와 공연 등 다양한 업계에서 쓰이는 플랫폼이다보니 피해를 입은 관계사가 다수 발생했다.

최근의 사고들처럼 다수의 소비자와 연관돼 많은 관심을 받은 사례말고도, 널리 알려지지 않은 사고가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다. 한국인터넷진흥원에 신고된 사고 통계에 따르면 2023년 1277건이던 사이버 침해사고가 2024년에는 1887건으로 1년새 약 48% 증가했다. 특히 서버 해킹(553건)과 정보 유출, 스팸 문자 및 메일 발송 등을 포함한 기타(180건) 유형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들마저도 정보보호에 투자를 충분히 하고 있지 않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 CEO스코어가 정보보호 공시 종합 포털에 최근 3년 연속 공시한 585개 기업의 투자 현황을 분석한 결과, 2024년 투자액은 2조2401억원으로 2022년(1조7741억원)보다 28.4% 늘었다.

하지만 전체 매출액 대비 2022년 0.1%, 2023년 0.12%, 2024년 0.13%로 미미한 수준이었다. IT부분 총투자액에서 정보보호 투자가 차지하는 비중 역시 같은 기간 6.1%, 6.0%, 6.2%에 머물렀다.

특히 같은 업권 내에서도 정보보호에 투자한 총 투자액이나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에 상당한 차이가 나타났다. 매출액이나 상대하는 소비자 숫자 등도 중요한 변수지만, 정보보호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 의지 역시 중요한 요소란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SK텔레콤은 이번 유심정보 유출 사태 이후 발표한 혁신안에서, 5년간 7000억원 규모의 정보보호 투자를 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더라도 정보보호 투자를 필요했겠지만, 소비자의 신뢰를 되찾기 위해 더욱 과감한 투자와 대응에 나서기로 한 것이다. 일회성 발표가 아니라 지속적인 투자와 상시대응체계의 구축이 필수적이겠다.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기 힘든 중소기업들은 더 큰 문제다. 지난해 발생한 랜섬웨어 감염 피해의 94%가 중소기업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와 관계당국의 정보보호 지원책을 충분히 활용하고, 사전 예방책을 적절히 수립하고 지속적으로 관리해 나가는 것이 최선이다. 정보보호 투자비용이 부담스럽더라도, 랜섬웨어와 같은 심각한 침해사고를 겪을 경우 복구하기 힘든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 유념해야 겠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