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근로자 늘리는 ‘비정규직 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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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사설 비정규직 근로자 늘리는 ‘비정규직 대책’ 기간제·파견근로 기간 4년 연장방안 ‘정규직 전환 난망’

기사입력2015-11-09 09:54

중기이코노미 기자 (junggi@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올 8월 기준으로 비정규직 근로자 수가 약 63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1년 전보다 19만4000명이 늘어 임금근로자 가운데 비정규직이 차지하는 비중도 32.5%로 0.1%포인트 상승하면서 감소세가 멈췄다. 통계청이 지난 4일 발표한 ‘2015년 8월 경제활동인구조사’에 따르면 시간제 일자리가 증가하고 또 자영업자의 폐업이 늘면서 비정규직 수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비정규직 근로자가 늘어났지만 처우와 복지수준은 후퇴했다. 평균 월급이 146만6000원으로 정규직 269만6000원의 절반수준에 불과하고, 사회보험 가입률은 국민연금 –1.5%p, 고용보험 –1.3%p, 건강보험 –0.9%p로 나타나 모두 하락했다. 특히 현재 직장(일)에서의 평균 근속기간은 2년4개월로 1년전과 비교해 2개월 감소했다.

기간제 근로, 파견 근로, 일용 근로 등을 포함하는 ‘비정규직 근로’는 한마디로 정규직 근로를 제외한 모든 근로형태를 의미한다. 정부는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위해 기간제 근로와 파견 근로의 사용제한 기간을 현행 2년에서 4년으로 파격적으로 늘려 4년까지 무리없이 근로할 수 있도록 한 비정규직 종합대책안을 내놓기도 했다. 이를 통해 정규직 전환비율이 높아질 것이라고 정부는 기대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이에대해 경영계와 노동계 모두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 그 결과 지난 9월 ‘노동시장 구조개선을 위한 노사정합의문’에서도 쟁점이 됐던 비정규직 문제는 해결점을 찾지 못한 채 흐지부지되고 말았다.

이처럼 비정규직이 늘고 사회적 논란이 커지고 있지만, 정부는 실질적 해결방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예를들어 정부는 사용제한 기간을 4년으로 연장하면 근로자의 업무 숙련도 등을 고려할 때 기업이 정규직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지만, 기업 입장은 다르다. 현행처럼 ‘2년 뒤 정규직으로 전환할거면 아예 처음에 정규직으로 채용’하려 한 기업이 많았지만 4년으로 늘어나게 되면 얘기가 달라진다. 정규직을 채용해도 현재 근속기간이 그리 길지 않고(길어야 7년), 게다가 비정규직의 월평균 임금 수준이 정규직의 절반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굳이 정규직으로 채용할 이유가 없다. 결국 정부의 방침으로 기업이 채용단계에서부터 정규직 근로자보다 기간제 근로자로 채용할 유인이 오히려 커졌다는 얘기다. 정부가 비정규직 문제를 외면하고 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한 이유 중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