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붙은 소비, 추경 포함 총력 대응에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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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사설 얼어붙은 소비, 추경 포함 총력 대응에 나서야 고환율에 소비심리까지 위축되면 경기는 답없다

기사입력2024-12-21 00:00

크리스마스가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예년과 달리 기업들은 연말 특수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계엄충격 이후 소상공인들의 매출이 크게 감소했다는 조사결과까지 나왔다. 오랜기간 누적된 고물가 영향에 최근 고환율까지 겹치면서 소비자들이 지갑을 더 닫지 않을까 우려된다. 대외환경 마저 좋지 않은 와중에 연말 특수는커녕 얼어붙은 소비심리에 경기가 더 싸늘하다. 이런 분위기가 새해까지 이어지지 않도록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최근 경제의 불확실성을 가장 크게 보여주는 요소는 환율이다. 대한상의가 19일 8개 기업 경영경제연구소장을 초청해 개최한 간담회에서도, 연구소장들이 꼽은 가장 큰 대내리스크 요인이 환율 상승이었다. 연구소장들은 환율 급등 상황에서 수출단가 하락 등의 효과는 과거보다 축소돼, 수출 기업들의 채산성 악화가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짚었다.

또, 금융과 외환시장 안정화를 위해 대외 신인도 회복에 힘써야 한다면서, 예정된 경제정책을 흔들림없이 진행하고, 재정 조기집행 등을 통해 경기부양에 적극 나설 것을 주문했다. 민간소비가 얼어붙은 와중에 정부가 나서서 재정정책으로 대응하지 않으면 내년 초 경기부진이 더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 나온 지적일 것이다.

기업 연구소장들에 제언한 예산 조기집행은 이미 계획된 바지만, 한계가 있는 대응책이다. 최근 정부는 2025년도 예산배정계획을 발표하면서 “우리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예산의 신속 집행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전체 세출예산의 75.0%를 상반기에 배정”했다고 밝혔다.

또 서민 생계부담 완화, 취약계층 지원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지원과 소상공인 맞춤형지원, 첨단산업 육성 등 경제활력 확산을 위해 조속한 집행이 필요한 소요에 대한 조기 배정에 중점을 뒀다고 강조했다.

예산의 조기 집행 비율은 계속 늘어갔으나, 최근 3년간은 동일한 수준에 머물렀다. 2020년에는 전체 예산의 71.4%가 상반기에 배정됐는데, 이후 2023년(75%)까지 매년 비율이 조금씩 늘었다. 그러나 올해와 내년은 75% 수준을 그대로 유지했다. 사실 모든 예산을 상반기에 배정할 수는 없는 노릇이어서, 예산 조기집행의 한도는 제한될 수밖에 없다.

기업 연구소장들이 적극적인 경기부양까지 주문한 마당이니, 예산을 추가로 편성하는 추경도 고려해봄직 하다. 마침 한국은행 역시 최근 내놓은 ‘비상계엄 사태 이후 금융‧경제 영향 평가’ 보고서에서 “추경 등 주요 경제정책을 조속히 여야가 합의해서 추진”해 “대외에 우리 경제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한다는 모습을 가급적 빨리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제언하고 나섰다.

추경을 통해 재정정책을 통한 경기부양 효과를 노림과 동시에, 대외적으로 한국의 경제가 정상 작동한다는 점을 드러내서 대외신인도도 회복하자는 취지로 읽힌다.

재정지출 만으로는 경기를 부양하기에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 특히 민간소비가 얼어붙은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기업들이 체감할 수 있는 소비활성화 대책이 나올 필요가 있다. 누적된 고물가의 영향으로 가계의 소비 여력이 부족해진 상황이니, 소비 여력을 충원할 수 있는 정책을 고려해봄직 하다.

소비와 투자, 수출과 고용 등 경제 전반의 상황이 안좋은 시기에 불확실성을 불식하기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소극적인 현상유지식 대책에서 벗어나, 경기부진의 확산을 막기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한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