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성장률 1.5%에 그친다…경기 하방 우려

프린트

Live 중기 ㅣ 경제일반 올해 성장률 1.5%에 그친다…경기 하방 우려 비상계엄 여파·미 관세정책 영향…KDI 1.6% 이어 한은도 크게 내려

기사입력2025-02-26 00:00

이창호 기자 (xg13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한국은행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5%로 크게 내렸다. KDI(한국개발연구원)에 이어 한은까지 올해 한국 경제성장이 1%대 중반에 그칠 것으로 보면서, 경기 하방 우려가 커지고 있다.

25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현재의 3.00% 수준에서 2.75%로 낮추기로 했다. 이유로는 “외환시장의 경계감이 여전하지만 물가상승률 안정세와 가계부채 둔화 흐름이 지속되는 가운데 성장률이 크게 낮아질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해 경기 하방압력을 완화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성장률이 크게 낮아진다는 표현이 통화당국의 공식 입장에서 나타나는 것은 이례적이다. 경제상황이 크게 나빠지더라도 경제분석기관들은 보통 완곡하거나 우회적인 표현을 써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금통위 결과를 발표하면서 한은은 “올해 성장률은 지난 11월 전망치(1.9%)를 큰 폭 하회하는 1.5%로 전망된다”고 명시했다. 연간 성장률을 0.4%p나 내려서 예상한 것은 그만큼 올해 경기가 부진할 것이란 전망이 확산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은만이 이처럼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은 것도 아니다. 지난 11일 KDI는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경제성장률을 1.6%로 낮춰잡았다. 지난해 4분기 당시만 해도 올해 경제성장률을 2%로 전망했는데, 새해 들어 0.4%p나 전망치를 내렸다.

한국은행 기준금리 추이

25일 한은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2.75%로 인하했다. <이미지=한은 웹사이트 캡쳐>

소비 부진에 수출까지 약화…경기 총체적 난국

이처럼 주요 분석기관들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낮춰잡은 이유는 최근 경제상황 악화가 가시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은은 기준금리를 인하하기로 결정한 이유로 국내와 세계경제 상황이 모두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세계경제의 경우 “미국 관세정책 등의 영향으로 성장의 하방위험이 확대되고 물가경로의 불확실성도 높아졌다”고 했다. 국제금융시장에서는 미 달러화 강세 흐름이 일부 주춤했다. 미국 신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한 우려가 다소 완화되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전 가능성이 부각된 결과다.

한은은 “앞으로 세계경제와 국제금융시장은 미국의 관세정책 추진 상황, 주요국의 통화정책 변화, 지정학적 리스크 등에 영향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경제상황에 대해서는 더욱 비관적인 표현이 등장했다. 한은은 “비상계엄 사태에 따른 정치 불확실성 확대, 기상여건 악화 등으로 소비가 부진한 가운데 수출 증가세가 약화”됐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고용까지 주요 업종의 취업자수 감소세가 이어지는 등 둔화 흐름을 지속한 상황이다.

한은은 “앞으로 국내경제는 경제심리 위축, 미국의 관세정책 등의 영향으로 내수 회복세와 수출 증가세가 당초 예상보다 낮을 것”으로 예상했다. 아울러 “향후 성장경로에는 주요국 통상정책과 미 연준의 통화정책 방향, 국내 정치상황 변화 및 정부의 경기부양책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짚었다.

반면 물가상승률은 안정세라고 분석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국제유가 및 환율 상승의 영향으로 1월중 2.2%로 높아졌다. 하지만 한은은 “근원물가 상승률(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은 1.9%로 안정세를 이어갔다”는 점과, 단기 기대인플레이션율이 2월중 2.7%로 소폭 하락한 점 등을 들며, “앞으로 물가상승률은 환율이 상방요인으로 작용하겠지만 낮은 수요압력 등의 영향으로 2% 내외의 안정적인 흐름을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역시 지난해 11월 전망과 같은 1.9%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금통위는 “국내경제는 물가상승률이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는 가운데 낮은 성장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금리인하 기조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아울러 “금융안정 측면에서는 가계부채 둔화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금리하락 기조로 인한 재확대 가능성과 높은 환율 변동성에는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향후 통화정책에 대해서는 “대내외 경제정책 및 국내 정치상황의 변화, 그간의 금리인하가 물가, 성장 및 금융안정 상황에 미치는 영향” 등을 주요 변수로 꼽으면서, “앞으로의 기준금리 추가 인하 시기 및 속도 등을 결정해 나갈 것”이라며 추가적인 금리인하를 시사했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