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80원 환율…금리인하 발목잡을 변수로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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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경제일반 1480원 환율…금리인하 발목잡을 변수로 부상 얼어붙은 경제심리에 금리인하 공언한 한은…“환율변동성” 어쩌나

기사입력2024-12-28 00:00

최근 급상승세를 보이던 원달러 환율이 급기야 27일 장중 1480원을 돌파했다. 외환시장에서 종가기준으로 환율이 1450원을 웃돈 것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이후 처음인데, 여기서 멈추지 않고 26일 1460원을 넘으며 급상승하더니 27일에는 1480원선까지 뛰어넘었다.

원달러 환율 상승은 원화가치의 하락을 의미한다. 가치방어를 위해서는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지만, 금리인상은 경기가 호황일 때나 가능한 선택이다. 현재 우리 경제상황은 오히려 부진에 가깝고, 한국은행은 금리인하를 통해 경기를 뒷받침하겠다고 선언한 상황이다. 경기부진을 막자니 환율 불안이 커지는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게 됐다.

한은 금통위는 2025년에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하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주요국 통화정책 변화, 대내외 정치 불확실성 등이 환율 변동성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미지=이미지투데이>

앞서 지난 24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의결한 ‘2025년 통화신용정책 운영방향’에는 “기준금리는 물가상승률이 안정세를 지속하고 성장의 하방압력이 완화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금융안정 리스크에도 유의하면서 경제상황 변화에 맞추어 추가적으로 인하”할 것이란 내용이 담겼다. 2025년 들어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하하겠다고 명시적으로 밝힌 것이다.

금통위는 “물가상승률이 안정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정치 불확실성 증대, 주력업종의 글로벌 경쟁 심화, 통상환경 변화 등으로 경기의 하방리스크가 확대된 점을 고려”한 방향성이라고 설명했다.

또 최근 금리인하의 최대 고려사항이었던 가계부채에 대해서는 “거시건전성 정책이 원활히 작동하면서 둔화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지만 금리인하의 영향 등을 계속 점검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급상승세였던 가계부채가 향후 둔화될 것이라 보고, 금리인하를 단행할 수 있는 여력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러나 “주요국 통화정책 변화, 대내외 정치 불확실성 등이 환율 변동성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며, 환율을 예의주시할 것이란 입장을 드러냈다. 지난 11월에 이미 환율이 1400원을 돌파하며 환율 불안이 예고됐기 때문으로 보이는데, 12월 들어 원화가치가 더욱 하락하고 보니 한은의 고심이 깊어질 가능성이 있다.

금통위는 환율에 대해 “국내 외환부문의 리스크 요인을 면밀히 점검하는 가운데 과도한 변동성에 대해서는 안정화 조치를 추가 시행”하며, “필요시 외화유동성을 충분히 공급하는 한편, 정부와 함께 외환건전성 규제 완화 등을 검토”하고 “만기도래 통화스왑 연장도 추진”하는 등 환율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방향성을 제시했다.

문제는 환율 불안을 이유로 금리인하를 지연하기에는 경기부진이 심각하다는데 있다. 기업들의 경기판단이나 심리는 꽁꽁 얼어붙어 있다.

기업심리지수 한달새 급락…경기부진 대응도 시급

2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2월중 전산업 기업심리지수(CBSI)는 87.0으로 한달새 4.5p 하락했다. 전국 3524개 제조·비제조업 기업을 대상으로 12월 중순에 조사한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중 주요 9개 지표로 산출한 심리지표가 크게 하락한 것이다. 2025년 1월에 대한 전망 CBSI도 82.4로 한달만에 7.3p 하락했다.

업종별로 보면, 제조업과 비제조업의 기업심리지수가 모두 하락했다. 12월 제조업 기업심리지수는 86.9로 한달 전보다 3.7p 하락했고, 다음달 전망지수도 85.2로 한달새 3.7p 내려앉았다.

제조업 기업심리의 세부내용을 보면, 업황(1.3p↓)과 자금사정(1.3p↓)을 비롯해 생산(0.2p↓), 신규수주(0.4p↓), 제품재고(0.6p↓)가 모두 하락세를 보였다.

비제조업 역시 12월 들어 기업심리지수가 87.1로 한달 전보다 5.0p 하락했다. 다음달 전망지수도 80.3으로 한달새 10.0p나 내려앉았다. 세부내용을 보면 채산성(1.5p↓), 자금사정(1.5p↓), 업황(1.4p↓), 매출(0.6p↓)이 동반하락했다.

경영이 어려운 이유는 제조업과 비제조업 모두 경제의 불확실성 확대를 주된 원인으로 꼽았다. 제조업은 불확실한 경제상황이란 응답이 25.2%로 한달만에 7%p 증가했다. 비제조업 역시 23.2%로 한달 전보다 4.4%p나 비중이 늘었다.

원자재 가격상승은 아직까지 경영이 어려운 주된 이유로 떠오르지 않았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인 고환율이 장기화될 경우, 수입물가 상승과 채산성 악화로 연결될 수 있다. 불확실성 증대와 내수부진의 여파를 고려하면 한은의 금리인하 단행은 당연한 수순이겠지만, 환율이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