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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움 해결? 정부 관계자 만나본 적 없다”
값싼 중국산에 시장 뺏긴 재생토너업체…원청 계약취소된 의류업체
- 기사입력2016-04-06 13:05
조상현 기자 (chopd@junggi.co.kr) 다른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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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 입주기업 피해실태④]“북측 근로자들이 모든 기술력을 다 갖고 있는데, 개성공단이 폐쇄된 마당에 어떻게 생산할 지 막막합니다”
프린터기 재생토너를 제조·생산하는 A업체는 서울 사무실에 급한대로 장비 3대를 설치했다. 하지만 정해진 납기일에 맞춰 전국 대리점에 물량을 공급하기란 턱없이 부족하다. 재고도 이미 바닥난 상태다.
이 업체 대표 B씨는 “거래하는 총판 대리점이 79곳인데, 공급을 제때 할 수가 없어 사실상 거래망이 끊어진 것과 다를 바 없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걱정인 것은 국내 재생토너 시장에서 값싼 중국산에 밀리지 않을까다. 그는 “개성공단이 폐쇄된지 2개월째인데, 생산이 중단되자 중국산 제품의 시장점유율이 30%에서 그새 절반에 다다르고 있다”고 우려했다.
재생토너를 만드는 일은 재료 생산과정에서 이산화탄소 등 유해요소를 제거해야 하기 때문에 의외로 섬세함을 요구한다. 지난 2007년 개성공단에 입주한 이 업체에서 생산해 온 재생토너는 300여 북측 근로자들이 맡아 왔다. 북측 근로자들의 기술력 덕분에 환경친화 제품임을 인정받았고, ISO9002와 K-마크 등을 획득했다는 것이다.
대북사업에만 100% 전념한 이 업체로서는 개성공단 폐쇄가 한순간 절벽과 같다. 한달 경상비만 1억5000만원 가량 소요되는데, 그동안 1·3층으로 나눠 쓰던 사무실도 1개층으로 줄이는 등 버티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재생토너 생산업체 직원들이 제조·생산된 물건을 박스에 옮겨 싣고 있다. ©중기이코노미B대표는 “벌써 몇몇은 그만 둔 상태다. 3D업종인 까닭에 빈 자리를 채우기도 어려운 실정”이라며 “정부가 대체부지를 조성해준다 해도 건물을 짓고 생산라인을 만드는데 적지 않은 돈과 시간이 필요한데다, 무엇보다 이 분야의 기술자가 없는게 더 큰 문제”라고 하소연했다.
여성내의를 전문적으로 기획·생산하는 C업체 역시 이번 조치로 적지 않은 피해를 봤다. 개성공단에 투자한 비용이 300만달러 이상이고, 가져오지 못한 완제품 및 원·부자재가 대략 15억원 정도일 것으로 잠정 추산하고 있다. 피해규모가 대략 50억원 이상이라는 얘기다.
C업체 경영관리부장인 D씨는 “지금은 어느정도 수습단계에 와 있다”면서도 “원청업체와 맺은 계약 가운데 몇 건은 취소됐다”고 했다. 개성공단 입주기업과의 계약 해지를 원청기업이 자제해줄 것을 요청하겠다는 정부 발표와는 사뭇 다르다.
C업체는 현재 하청을 통해 의류를 생산하고 있는데, 매출액은 지난해(200만달러)의 반토막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D부장은 “정부가 입주기업들과 긴밀하게 소통하면서 경영상 어려움을 해결해 주겠다고 했지만, 지난 2개월동안 담당 공무원을 만나보지도 못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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