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시장경제형 경제관리체계로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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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키워드이슈 북한, 시장경제형 경제관리체계로 바뀌었다 남북기업간 합작·합영 등 경제협력이 가능할지는 미지수

기사입력2018-06-26 17:34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대한상공회의소가 26일 개최한 ‘남북경협 컨퍼런스’에서 이석기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김정은 시대 북한의 경제관리체계 개편과 남북경협에 대한 시사점’이라는 주제발표를 했다. <사진=대한상공회의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집권이후 시장경제체제에 대한 북한의 제도변화가 적지 않다. 북한의 경제환경 변화를 사전에 파악, 계획하고 활용해 남북경협을 준비해야 한다는 주장이 뒤따른다.

대한상공회의소가 26일 개최한 ‘남북경협 컨퍼런스’에서 이석기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김정은 시대 북한의 경제관리체계 개편과 남북경협에 대한 시사점’이라는 주제발표에서 “북한경제의 시장화는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지만 공식적인 경제관리제도는 이를 반영하지 못해 현실과 제도 간 괴리가 확대되고, 이는 국가와 기업 간 갈등요인이었다”며 “김정은 위원장은 경제관리체계 개선을 경제문제 해결을 위한 핵심과제로 제기하고 제도적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북, 시장경제 지향형 경제관리체계로 개편

이 선임연구위원에 따르면, 김정은 위원장은 집권 직후부터 경제관리체계 개선방안 마련을 지시하고, 2012년 초 개선안 마련을 위한 상무조(TF)구성했다. 이후 법 및 시행세칙 제정·개정을 통해 2015년경 법제화를 완료함으로써, 이전까지 암묵적으로 허용했던 국영기업의 시장경제 활동을 제도화했다. 이를 통해 북한경제 시장화 과정에서 드러난 국가와 기업 간의 갈등, 제도와 현실간의 갈등을 축소하고 시장의 잠재력을 활용한다는게 이 선임연구원의 평가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이 선임연구위원은 “김 위원장이 국가와 기업의 역할을 규정했다”며 “국가가 할 수 있는 부분은 국가가 집중하고, 그렇지 못한 부분은 시장경제에 맡기는 경제체계로 바꾸려는 노력을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북한의 경제관리체계 개편방향은 국가와 기업이 각각 생산과 투자에 기여한 바에 따라 각각 자기 몫을 가져가는 것을 기본으로 한다. 기업에게 합당한 몫을 보장함으로써 기업이 생산과 투자를 늘리면, 그만큼 증가하는 재정수입 등을 통해 국가에 돌아가는 몫도 커진다는 논리다.

시장경제원칙에 의한 남북경협 가능성은 더욱 높아졌다

북한의 경제관리체계 개편에 따라 시장경제원칙에 의한 남북경협 가능성은 더욱 높아졌다. 과거 남북경협은 특수한 경제관계이며, 그에 따라 외국기업과의 경제거래에서는 사실상 허용되거나 묵인되는 경제행위도 남북경협과 연관되면 허용되지 못하고 통제될 가능성이 적지 않았다.

국영기업의 시장경제활동과 대외무역 및 합영·합작이 공식화 및 합법화됨에 따라 북한 국영기업의 남북경협 관련경제행위도 여타 국가와의 경제거래와 동일하게 다뤄질 가능성이 크다.

또 중앙정부가 새로운 경제관리방식을 통한 경제발전을 강력하게 요구하는 상황을 고려하면, 중앙정부의 관심이 큰 남북경협 또한 시장경제원칙에 따라 추진될 가능성이 한층 커졌다고 볼 수 있다.

대외무역 및 합작·합영을 직접 할 수 없었던 북한내 중소규모 기업들이 새로운 경제관리체계 하에서는 직접 대외무역 및 합작·합영 사업을 할 수 있게 됐다는 점도 의미가 크다. 과거 남북경협은 남북한 기업이 직접 접촉하지 못하고, 남한기업이 북한 민족경제협력위원회와 같은 공식기구와 접촉해 사업을 결정하면, 북한기업은 생산만 하는 구조여서 제약 요인이 많았다.

북한 당국이 내각 소속 국영기업에게 남북경협에 직접 참여하도록 허용할 것인지는 아직 미지수다. 그러나 남북한 기업이 직접 무역이나 임가공사업·투자사업 추진을 막는 제약을 크게 완화한 만큼, 남북한 기업이 직접 접촉해 경제협력을 추진하는 방안 또한 필요하다는게 이석기 선임연구원의 주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