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협의회 정기회의 개최 의무를 위반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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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정보 ㅣ 인사노무 노사협의회 정기회의 개최 의무를 위반하면 대법, 사업주 벌금형 판결 유지…상시근로자 30인 ↑ 사업장 의무

기사입력2025-07-24 12:23

이동철 객원 기자 (leeseyha@inochong.org) ㅣ다른기사보기

노동OK 이동철 상담실장

상시근로자 30인 이상을 사용하는 사업주는 ‘근로자참여 및 협력증진에 관한 법률’(이하 근참법)에 따라 사업장에 의무적으로 노사협의회라는 기구를 구성해야 한다. 노사 동수로 3명 이상 10명 미만으로 근로자 위원과 사용자 위원을 뽑아 구성해야 하며 사업장 작업방식, 노동안전, 성과 배분 등에서 노사가 협력해야 할 협의사항과 노사가 대등한 자격으로 결정해야 할 교육훈련, 복지시설 설치, 고충처리 사항 등을 의결사항으로 나눠 논의하도록 정하고 있다.

사업주 처지에서는 경영권에 해당하는 인력배치와 보상체계에 노동자들이 참여해 ‘감 놔라 배 놔라’ 할 수 있다고 여길 수 있지만, 근참법이 노사협의 기구의 의무적 설치를 규정한 핵심 이유는 노동자 참여를 통한 협력적이고 생산적 노사관계 구축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사업주의 경영상 인력 운영이나 성과 배분 결정에 이해관계자를 참여시키면 노동자들의 이해와 수용성이 더 높아져 결과적으로 산업 평화가 찾아온다는 이유에서다.

최근 대법원이 이러한 노사협의회 정기회의 개최 의무를 위반한 사업주에 대해 벌금형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유지하는 판결(대법 2025도 2059, 선고일자 2025.5.1.)을 내렸다.

◇사건의 경위=피고는 100명 규모의 근로자를 사용해 일간지를 운영하는 언론사 대표로 2019년 취임한 이해 노사협의회 의장으로 2021년에서 2022년 사이 5차례의 걸쳐 노사협의회 정기회의 개최 의무를 위반한 혐의로 근참법 제12조 제1항 위반에 따라 기소됐다.

근참법 제12조 제1항에서 사업주는 노사협의회를 3개월마다 정기적으로 회의를 개최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제2항에서는 노사협의회는 필요에 따라 임시회의를 개최할 수 있다고 규정해, 3개월마다 정기적으로 개최해야 하는 ‘정기회의’와 필요에 따라 개최할 수 있는 ‘임시회의’를 구분하고 있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피고는 노사 간 현안에 관해서만 실무자에게 보고 받아 정기 개최의 의무를 이해하지 못했으며, (담당) 직원의 미흡한 업무처리로 벌어진 일이라는 취지로 항변했다.

◇관련 법령=앞서 언급 했듯 근참법 제12조 제1항에서 3개월마다 정기회의 개최 의무를 사용자에게 부여하고 있으며, 근침법 제20조 제1항, 제21조는 노사협의회의 ‘협의사항’과 ‘의결사항’을 규정하고, 근로자참여법 제22조 제1항은 사용자로 하여금 ‘정기회의’에 ‘경영계획 전반 및 실적에 관한 사항(제1호), 분기별 생산계획과 실적에 관한 사항(제2호), 인력계획에 관한 사항(제3호), 기업의 경제적·재정적 상황(제4호)’을 성실하게 보고하거나 설명하도록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또한 근참법은 사용자가 ‘정기회의’에서 근로자참여법 제22조 제1항에 따른 보고와 설명을 이행하지 아니하는 경우, 근로자 위원은 보고 및 설명 사항에 관한 자료 제출을 요구할 수 있고 사용자는 그 요구에 성실히 따라야 한다고 규정하는 한편(제22조 제3항), 사용자가 정당한 사유 없이 위 자료제출 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하는 경우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다(제31조).

만약 사용자가 의무사항인 정기회의를 개최하지 않으면 근참법 제32조에 따라 2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법원의 판단=원심과 대법원은 피고의 현안이 있을 때만 실무자에게 노사협의회 개최 보고를 받았고, 정기회의 개최의 의무를 알지 못했다는 취지의 항변을 배척했다.

상시근로자 30인 이상을 사용하는 사업주는 사업장에 의무적으로 노사협의회라는 기구를 구성해야 한다. 최근 대법원이 이러한 노사협의회 정기회의 개최 의무를 위반한 사업주에 대해 벌금형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유지하는 판결을 내렸다. <이미지=이미지투데이>

대법원은 근참법에 따른 사용자의 노사협의회 설치 및 정기회의 개최 의무, 그리고 정기회의 및 임시회의에서 협의 및 의결해야 할 관련 규정, 노사협의회 보고 및 설명 사항에 대한 사용자의 자료 제공 의무 위반 시 처벌조항의 취지를 근거로 사용자인 피고의 노사협의회 정기회의 개최 의무를 인정했다.

노사협의회가 근로자와 사용자의 참여와 협력을 통해 근로자의 복지증진과 기업의 건전한 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상시적 협의기구라는 점을 고려하면, 노사협의회는 근로자참여법 제20조 제1항, 제21조의 ‘협의사항’, ‘의결사항’ 등에 관한 구체적 안건이 존재하는지와 관계없이 근참법 제12조 제1항의 정기회의 개최 의무가 인정된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대법원 재판부는 사용자가 구체적 안건의 존재 여부와 무관하게 “근참법 제12조 제1항에 따라 3개월마다 정기적으로 ‘정기회의’를 개최하여야 하고, 사용자는 ‘정기회의’에 ‘경영계획 전반 및 실적에 관한 사항, 분기별 생산계획과 실적에 관한 사항, 인력계획에 관한 사항, 기업의 경제적·재정적 상황’을 성실하게 보고하거나 설명하여야 한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대법원 재판부는 노사협의회 정기회의 개최 의무를 몰랐고 실무자의 실수로 이러한 의무를 이행하지 못했다는 취지의 피고인의 항변을 배척하며, 피고인에게 노사협의회 ‘정기회의’ 미개최의 고의가 인정될 뿐만 아니라 그 위법성을 인식하지 못한 것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며, 피고인의 유죄를 인정하고 상고를 기각했다.

◇판결의 의의=이번 판결은 노사협력 및 근로자 참여의 원칙과 내용을 규정한 근참법의 기본 취지에 충실한 판결로 노사협의회 설치 의무가 있는 사업주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형식적으로 근참법상 노사협의회 설치 의무만 이행하고 정기회의 개최 등의 의무에 무지하거나 알면서도 이행을 하지 않는 사업장의 경우 근참법 위반에 따른 경영 위험성이 커질 수 있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노동현장에서 30인 이상 사업장에 대해 노사협의회 설치를 의무화한 근참법 제 4조 제1항을 위반하는 사업주의 비중은 크지 않다. 정기회의 개최 의무 위반(200만원 이하 벌금), 보고 의무 위반(500만원 이하 벌금)에 비해 벌칙이 세기 때문이다. 해당 규정 위반시 사업주에 대해서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근참법 제 30조 제1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