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구노력=정상기업…대우조선≠구조조정 대상기업

프린트

오피니언 ㅣ 키워드이슈 자구노력=정상기업…대우조선≠구조조정 대상기업 4조 세금지원, 회계사기 의혹으로 검찰 수사…정상적인 기업일까

기사입력2016-08-08 13:16

손채윤 기자 (yunics@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대우조선해양 경영 비리를 수사하고 있는 대검 부패범죄특별수사단 관계자들이 지난 2일 강만수 전 산업은행장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사진=뉴시스>

‘추가 회계사기’ 대우조선이 정상기업이란 말인가(동아일보), 이런 대우조선을 또 혈세로 살리겠다는 산업은행(중앙일보), 수조원 부실·분식회계 대우조선이 ‘정상’이라는 금감원(매일경제)…. 8일 조간신문 사설에는 금융감독원이 7일 발표한 ‘2016년 대기업 신용위험 정기평가’와 관련해 이처럼 비판적인 논조가 담겼다. 빚이 많은 대기업을 대상으로 채권은행이 신용위험을 평가한 결과, 32곳이 구조조정 대상업체로 선정됐는데 대우조선해양을 비롯해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등 ‘조선 빅3’가 명단에서 빠진 것은 문제라는 얘기다.

이를 의식한 듯 금감원은 “언론에서 대우조선해양 등 대형조선 3사가 구조조정 대상에서 제외된 것에 대해 비판하고, ‘특혜 논란’, ‘신용위험평가 무용론’ 등을 제기하고 있다”며 8일 해명성 보도참고자료를 냈다. 금감원은 ▲취약산업인 조선업의 경우 ‘경기 민감업종 구조조정’ 대상으로 분류해 채권단 주도로 개별기업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고 ▲대형 조선3사의 경우 향후 수주량 급감, 선박인도 리스크 증가 등에 대비해 주채권은행 주도로 경영진단을 실시하고 있다고 했다.

이 때문에 금감원은 자구노력 등을 감안해 대우조선을 정상회사로 분류했다.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 대상인 C·D등급에는 포함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 구조조정 대상 대기업에는 한진해운, 현대상선, STX조선해양 등 구조조정이 진행 중인 기업이 포함된 것을 고려하면, 납득하기 어렵다. 또 채권은행이 조선업의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고, 이들 채권은행이 신용위험 평가를 했는데, 대우조선 등이 빠진 것 역시 의구심이 생긴다.

<자료=금융감독원>

대우조선의 경우 수조원의 부실이 발견돼 4조2000억원의 세금이 들어갔다. 경영진의 회계사기 정황까지 포착돼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그런데도 ‘자구 노력’하겠다는 말만 믿고 정상적인 기업으로 볼 수 있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신용위험 평가에 대한 ‘무용론’을 제기하는 게 당연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