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구입자금 조달 어렵고, 매입수요 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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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경제일반 부동산 구입자금 조달 어렵고, 매입수요 줄 듯 이자상환 부담도 증가…기준금리 인상이 불러올 주택시장 영향은

기사입력2021-09-30 00:00

함영진 객원 기자 (yjham@zigbang.com) ㅣ다른기사보기

직방 함영진 빅데이터랩장

한국은행이 지난 8월26일 기준금리(base rate)를 0.25%p 인상하면서 0.75%로 높아졌다. 2020년 5월 0.75%에서 0.5%로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한 후, 15개월 만에 다시 상승으로 돌아선 셈이다.

기준금리는 초단기금리인 콜금리에 즉시 영향을 미치고, 장단기 시장금리와 예금 및 대출 금리 등의 변동으로 이어지므로 부동산 자산시장을 포함한 실물경제 활동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종전보다 주택담보대출 이자 부담이 증가하면서 낮은 이자를 활용하는 차입에 의한 주택구매와 자산투자가 제한될 것이다. 투자수요가 감소하면 주택거래량이 줄고 거래가격 상승 속도도 둔화될 수 있다.

올해 아파트 매매가격은 수도권과 지방 모두에서 높은 오름세를 보였다. 한국부동산원의 전국 아파트 가격동향(7월 기준)을 살펴보면 전국 8.73%, 수도권 11.12%, 지방 6.53%로 전년보다 상승세가 가파르다.

올해 1분기 주택담보대출액은 930조9995억원으로 작년 4분기(910조6298억원)보다 20조3697억원 증가해 지난해 4분기의 전기 대비 증감액(20조2444억원)을 넘어선 모습이다. 하지만, 향후 기준금리 인상과 유동성 축소 등 통화정책 강화가 지속된다면 이와 같은 움직임엔 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다.

우선 이자부담이 커지며 레버리지(leverage) 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 6월 기준 주택담보대출 금리(신규)는 2.74%, 상호금융권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2.94% 수준이지만, 이번 기준금리 인상으로 상호금융권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3% 초반을 기록할 전망이다.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은 경제의 회복속도에 따라 기준금리 인상 속도도 보조를 맞춰 서서히 움직일 전망이나, 기준금리가 우상향하면 0.11%로 낮게 유지되는 주택담보대출 연체율도 다소 수치가 올라갈 수 있다.

지난 7월 상환능력에 기반한 대출관행을 위해 도입한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1금융권 40% 적용)의 추가 확대도 주목된다. 全규제지역의 6억원 초과 주택의 주택담보대출과 1억원 초과 신용대출에 적용된 차주단위 DSR 규제는 제2금융권의 풍선효과를 막기 위해 DSR 비율(現 60%)의 추가 축소가 논의되는 상황이다.

한국은행이 지난 8월26일 기준금리 인상을 결정하면서, 부동산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안갯속에 덮여 있는 도심의 한 아파트.<사진=뉴시스>

요사이 현실화한 주요 금융기관의 가계대출 취급 중단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금융기관은 연중 가계대출 관리계획을 수립해 매년 초 금융당국에 제출하고, 이를 기준으로 자체 대출 총량을 관리하고 있는데, 연내 대출 목표치를 초과한 NH농협은행과 우리은행, SC제일은행 등 주요 금융기관이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 등의 신규 취급을 중단하며 리스크 관리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금융위는 제2금융권 저축은행, 상호금융에서도 마이너스통장 등 한도성 여신의 미사용금액에 대해 의무적으로 충당금을 적립토록 ‘상호저축은행업·여신전문금융업·상호금융업 감독규정 개정안’ 규정변경을 8월26일 입법예고한 바 있다. 시행은 내년 7월 예정이다.

그동안 글로벌 금융위기와 코로나19 극복과정에서 말미암은 신용팽창은 상당히 빠르게 진행됐다. 이번 기준금리 인상을 기점으로 민간신용의 공급조절 움직임이 구체화되며 대출금리 인상, 우대금리 하향조정, 대출한도 축소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서민층의 긴급생계자금은 일정부분 대출이 지속될 수 있겠지만, 시장에 풀린 유동자금을 걷어 들이고 가계부채의 연착륙을 도모하는 과정에서 주택을 포함한 부동산 구입 수요자들의 자금조달이 과거보다 제한될 확률이 높다.

자금조달이 어려워지면 매입수요는 감소한다. 몇 년간 이어진 호황에 변곡점이 다가올 수 있는 만큼 시장 양극화에 대비해야한다. 공급과잉지보다 공급희소성이 큰 지역, 위험선호 자산보다 대기수요가 풍부한 유효수요지역, 상환 가능한 수준에서의 매입자금 운영이 앞으로 더 중요해질 전망이다.

변동금리대출을 받은 차주는 시중금리 상승에 따라 이자상환 부담이 증가할 수 있다. 주택담보대출 시 대출금리 상승폭을 제한하거나 월상환액을 고정하는 ‘금리상승 리스크 완화형 주택담보대출 특약(금리상한형, 월상환액 고정형 등)’을 검토하거나, 중도상환수수료 등을 고려해 대환대출 여부 등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중기이코노미 객원=직방 함영진 빅데이터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