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빅테크 기업은 어떻게 기술을 확보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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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미래 ㅣ HIT! 이 기술 글로벌 빅테크 기업은 어떻게 기술을 확보했나 장기간 R&D, 전략적 M&A, 전문인재 영입, 생태계 확장이 답

기사입력2025-05-29 00:00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아마존, 알파벳, 메타, 테슬라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은 어떻게 핵심기술을 확보할 수 있었을까? 장기간에 걸친 연구개발(R&D), 전략적 인수합병(M&A)을 통한 외부 기술 확보, 인재 영입과 생태계 확장 등이 답이었다.

산업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핵심기술 확보와 기업 성장의 시사점 보고서는 이들 기업 이른바 ‘매그니피센트7(Magnificent7)’의 기술 확보 및 내재화 방식으로 ▲창업자 또는 창업 초기의 핵심기술 보유 ▲장기간의 R&D 투자 ▲전략적 M&A를 통한 외부 기술 확보 ▲전략적 인재 영입을 통한 기술력 강화 ▲생태계 확장 및 인프라 구축을 꼽았다.

매그니피센트7은 미국 증시를 주도하는 대표적인 7개 빅테크 기업을 지칭하는 용어다. 이들은 모두 글로벌 시가총액 상위권에 속하며 기술 기반 혁신을 선도하고 있는데, AI, 클라우드, 반도체, 플랫폼, 전기차 등 미래산업 전반에서 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매그니피센트 7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기술을 확보하고 있으나, 공통적으로 R&D 투자, M&A, 인재 영입, 생태계 구축 등을 복합적으로 활용하며 기술 내재화 전략을 실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유사성을 보인다.

<자료=산업연구원,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애플=애플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서비스가 유기적으로 연결된 독자 생태계를 통해 기술 내재화의 전형을 보여준다. iOS와 macOS 같은 운영체제를 직접 개발하고, A시리즈와 M시리즈 반도체 칩을 자체 설계하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통합 완성도를 높였다. 이는 애플이 단순한 전자기기 제조기업이 아닌, ‘사용자 경험 중심’의 기술기업으로 진화하게 만든 기반이다.

필요한 기술이 있을 경우 M&A도 적극 활용했다. 애플은 2010년 음성비서 서비스 ‘시리’, 2014년 오디오기기 제조사 ‘비츠’를 인수하며 핵심기술을 보완했다. 최근에는 MR기기 ‘비전 프로’에 생성형 AI 기능을 탑재해 공간 컴퓨팅 분야로까지 확장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마이크로소프트는 전통적인 운영체제 기업에서 벗어나, 클라우드와 인공지능 중심의 기업용 IT 플랫폼 기업으로 전환하는데 성공했다. 윈도우와 오피스로 성장기반을 다진 뒤, 2010년대 중반부터 Azure(애저)와 AI 기술을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재편했다.

OpenAI에 대한 대규모 투자와 더불어, 링크드인과 깃허브 같은 핵심 플랫폼을 인수하며 기업용 생태계를 확장한 전략은 MS를 다시 성장궤도에 올려놓았다. 특히 ‘코파일럿’과 같은 AI 기반 생산성 도구는 기술 내재화와 시장 활용의 모범사례로 꼽힌다.

◇엔비디아=엔비디아는 GPU 기술을 고도화해 AI 반도체 시장의 게임체인저로 부상했다. 초기에는 비주얼 컴퓨팅에 주력했지만, 2006년 병렬 컴퓨팅 플랫폼 CUDA를 개발하며 GPU를 AI 연산용 반도체로 진화시켰다. 이후 딥러닝 열풍과 함께 엔비디아의 GPU는 생성형 AI, 자율주행, 데이터센터 인프라의 핵심자산이 됐다.

전체 인력의 70% 이상을 개발자로 운용하며 R&D 중심의 기술조직을 구성한 점, 전략적으로 3Dfx, 멜라녹스 등의 기업을 인수한 점 등이 기술 내재화의 근간이 됐다.

◇아마존=아마존은 전자상거래 기업이라는 이미지 너머에 ‘기술 인프라 기업’으로서의 정체성을 쌓아왔다. 2006년 아마존웹서비스(AWS)를 출시하며 기업용 클라우드 시장을 개척했고, 이를 통해 전자상거래 외의 안정적 수익원을 확보했다.

동시에 물류 자동화를 위한 기술 내재화에도 힘을 쏟았다. 키바 시스템즈 인수를 통해 로봇 기반 창고 운영체계를 구축하고, AI 알고리즘과 드론 배달 등으로 물류 최적화에 나섰다. 이러한 기술들은 아마존의 고객 경험 혁신뿐만 아니라, 유통 인프라 혁신의 상징이 되고 있다.

◇알파벳=알파벳(구글)은 검색엔진이라는 출발점에서 시작해, AI·클라우드·헬스케어 등으로 기술 영역을 확장했다. 핵심 알고리즘인 ‘페이지랭크’를 바탕으로 검색시장을 장악한 이후, 유튜브·안드로이드·딥마인드 등 전략적 M&A를 통해 생태계를 확대해왔다.

최근에는 생성형 AI 모델 ‘제미나이’를 통해 AI 시장의 선도권을 강화하고 있다.

◇메타=메타는 내부 R&D 투자를 통해 AI 기반 광고기술을 발전시키며 디지털 광고 최적화와 콘텐츠 추천시스템을 고도화하고 있다. 메타의 연구개발 지출은 매출액 대비 27% 수준이며, 이는 AI와 메타버스 연구를 위한 공격적인 투자전략을 보여준다. 이를 통해 Llama2와 같은 대규모 언어모델을 개발해 생성형 AI 기술을 고도화했다.

동시에 인스타그램, 왓츠앱, 오큘러스 등 빠르게 성장하는 소셜미디어와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을 인수해 시장 지배력을 확장하고 있다. 특히 오큘러스 인수는 메타가 메타버스와 몰입형 기술시장으로 진출하는데 중요한 전략적 전환점이 됐다.

◇테슬라=테슬라는 전기차 배터리와 자율주행 기술을 내부 R&D를 통해 개발하면서도 핵심인재 영입을 통해 기술력을 강화하고자 했다. 2019년 자율주행 칩 기술을 보유한 딥스케일을 인수해 에너지 효율적인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기술을 확보하고, 같은해 맥스웰테크놀로지, 하이바시스템즈와 실라이온을 인수함으로써 배터리 제조와 실리콘 음극재 기술을 통합해 차세대 4680배터리셀을 개발했다.

테슬라는 모델S 출시로 전기차 시장에서 주목받은 이후, 2017년 본격적으로 자율주행 기술개발에 집중해 AI와 배터리 혁신을 통해 전기차 시장에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보유한 기업이 됐다.

보고서는 이들 기업의 사례를 통해, 핵심기술이 곧 기업 경쟁력이며 이를 확보하기 위한 R&D 투자, 전문인재 영입, 전략적 M&A의 복합적 활용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단순히 기술을 보유하는데 그치지 않고, 기업의 환경에 맞춰 기술 보유방식과 활용 전략을 다변화하며, 시장성과로 연결시키는 기술 내재화 전략이 동반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