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일자리만큼 중장년 일자리 대책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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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기자수첩 청년 일자리만큼 중장년 일자리 대책 시급하다 기대수명 늘어 50~60대 중장년 일자리 부족현상 악화

기사입력2018-04-20 10:36

조한무 기자 (chohm0113@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일자리창출, 한국사회의 시대적 과제다. 그런데 취업난이라고 하면, 유독 청년층만 부각되는 경향이 있다. 청년실업이 유래 없이 심각한 탓이지만, 중장년층 일자리 문제도 청년취업난 못지않게 곪아있다.

한국에 자영업자가 많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2015년 기준 자영업자 비율은 21.4%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중 네번째로 높고, OECD 평균 14.8%보다 6.6%p 높다. 장사가 잘 되기라도 하면 다행인데, 10곳중 6곳은 창업후 3년내 망한다.

직장에서 은퇴하면 자영업 말고는 퇴로가 없다는 게 문제다. 지난 주말, 가끔 들르던 당구장엘 가보니 사장이 바뀌었다. 연봉 7000만원 받던 대형건설사 직원이었는데, 얼마전 은퇴해 당구장을 인수했단다. 자녀들이 대학생이라 일을 쉴 수가 없다고 했다. 아르바이트를 고용할 여력이 없어 하루 14시간씩 주말도 없이 일한다고 한다.

중장년 창업에서 가장 인기 있는 분야 중 하나가 편의점이다. 일년내내 불을 밝히는 수많은 매장이 이를 증명한다. 최근 국회에서 열린 ‘상생생태계 포럼’에서는 편의점 총량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수퍼마켓협동조합 임원배 회장은 이미 포화상태인 소매유통업에 대기업 편의점이 진출하면서, 동네슈퍼 생존권을 위협하고 가맹점주를 과로로 몰아넣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편의점 출점을 규제해 과당경쟁을 해소하자는 주장이다.

자영업 규제에 앞서 은퇴후 선택지를 넓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특히 50~60대 은퇴자의 일자리창출이 시급하다. 은퇴자의 일자리 역시 청년 일자리와 마찬가지로 좋은 그리고 마땅한 일자리여야 한다. 최근 중장년노동을 논하는 토론회에서 한국비정규노동센터 김세진 정책부장은 연령별 최저임금 차등안을 막았다며, 중장년노동이 ‘용돈벌이’가 아니라 ‘생계수단’임을 강조했다.

국민연금 등 사회보장을 두텁게 함으로써 노후를 보장하는 방안이 쉽게 떠오르지만, 은퇴와 노후 사이 간격이 길어지고 있다. 중장년에겐 은퇴 후에도 여전히 일자리가 필요하다. 기대수명이 길어지면서 중장년 일자리 부족현상은 점점 악화될 것이란 지적이 많다. 한국경제 뇌관, 어쩌면 청년이 아닌 중장년에서 터질지도 모른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