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련 외국인 근로자 체류기간 연장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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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정보 ㅣ 인사노무 “숙련 외국인 근로자 체류기간 연장 필요하다” 중소기업계 “기술을 익힐 만하면 출국…생산성 저하 원인”

기사입력2025-05-23 09:30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최악의 경제위기…중소기업이 직면한 과제는

70년 만에 최저 성장률을 기록한 경제위기, 고환율·고금리·고물가 등의 장기화로 중소기업이 고통을 겪고 있다. 내수 경기침체, 세계 무역환경 불확실성까지 겹치며 최악의 경영환경에 놓인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중소기업특별위원회 출범에 즈음해, 중소기업 현장에서 제안한 현안과제를 10회에 걸쳐 싣는다.

①중소기업 상생금융지수 도입

②매출채권 팩토링 확대

③중소기업 범위기준 확대·조정기준 명확화

④중소기업협동조합 거래조건 협의요청권 부여

⑤납품대금 연동제 적용대상 주요 경비까지 확대

⑥온라인플랫폼 공정화 및 독점규제법 제정

⑦소기업·소상공인 특화 T커머스 채널 신설

⑧임시투자세액공제 연장

⑨근로시간 제도 유연화

⑩숙련 외국인 근로자 체류시간 연장

중소기업계가 숙련 외국인 근로자의 체류기간을 연장해달라고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만성적인 인력난 속에 현장 경험과 기술을 갖춘 인력이 체류기간 만료로 이탈하면, 생산 차질과 품질 저하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기술을 익힐 만하면 출국”=현행 외국인 고용허가제(E-9 비자)는 제조업, 농축산업, 어업, 건설업 등 인력난이 심각한 일부 업종에 한해 외국인 근로자 고용을 허용하는 제도다. 고용노동부가 산업별 쿼터를 설정해 도입을 승인하며, 외국인 근로자는 초기 3년간 체류할 수 있고, 사업주의 요청과 심사를 거쳐 1년10개월을 추가해 최대 4년10개월까지 머무를 수 있다. 그러나 숙련도와 무관하게 체류기간이 만료되면 반드시 본국으로 돌아가야 한다.

이러한 구조는 고용현장에서 ‘비효율적’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기술을 익힌 외국인 인력이 체류기간 만료로 전면 교체되면 숙련도 손실은 물론 반복적인 교육 부담으로 인해 생산성과 품질까지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기계부품 제조업체 A사는 “기계 조작과 품질 검사에서 숙련도를 갖춘 외국인 인력이 본국으로 돌아간 이후 작업 효율이 크게 낮아졌다”고 토로했다.

중기중앙회 조사에 따르면, 고용 초기(3개월 미만) 외국인 근로자의 생산성은 내국인의 약 53.8% 수준에 불과하지만, 장기 근속(3년 이상) 시 93.0%까지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체류기간 연장이 숙련도 유지와 생산성 향상에 기여할 수 있다는 얘기다.

현행 제도는 숙련된 외국인력을 장기적으로 활용하기에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고용노동부는 E-9 비자에서 숙련기능인력(E-7-4) 비자로의 전환 제도를 운영하고 있으나, 대상과 요건이 까다롭고 활용률도 낮아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다.

외국인 숙련 근로자에 대한 체류기간 연장 요구는 점점 커지고 있다. 중기중앙회가 중소기업협동조합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71.2%가 E-9 비자의 체류기간 연장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체류기간 연장제도 보완을=해외 사례에서도 인력난에 대응해 제도 개선이 이뤄지고 있다.

일본은 2018년 고령화와 인구 감소에 대응해 ‘특정기능 1호·2호’ 체류자격 제도를 도입했다. 특정기능 1호는 중간 숙련 외국인이 최대 5년간 일할 수 있는 자격이며, 2호는 고도 숙련 외국인이 가족과 함께 장기 체류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단순노무 인력은 기존 기능실습생 제도를 유지하되, 숙련 기간을 거쳐 상위 체류자격으로 전환할 수 있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