水電설비, 일본 종속 벗고 국산화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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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산업뉴스 水電설비, 일본 종속 벗고 국산화 가능할까? “국산 소수력 수준 그쳐…대수력 국산화 시도 시급” 지적

기사입력2015-04-24 18:27

이창호 기자 (xg13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대청댐 전경 <사진=K-water>

K-water(한국수자원공사)는 올해부터 600억원의 예산을 들여 안동댐의 현대화 사업을 추진한다. 1976년 상업발전을 시작한 안동댐 수력발전 설비는 40여년간 운영된 노후설비다. K-water는 이와 함께 남강, 소양강, 대청 등 노후 수력발전의 현대화에 6600억원을 들인 계획이다.

그러나 이 수력발전설비 현대화를 지금 당장 진행하려면, 상당부분 일본기술에 의존하지 않을 수 없다. 1970년대부터 수력발전을 시작해 한국의 수력발전 경험은 벌써 40년을 넘었지만, 아직 국내 기술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최초 수력발전설비를 도입할 때는 ADB(아시아개발은행) 등 일본차관에 의존함에 따라 외국기업의 기술력과 제품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현대화사업 대상 수력발전설비 등 중 다수를 후지와 도시바가 제작했다.

뿐만 아니라 현재 한국이 보유한 발전용량 5MW 이상 중대형 수력발전설비 43대는 100% 해외기술과 제품이다.

K-water는 이에 따라 “외국산 수력발전설비의 고장·사고 발생 시 복구비용과 시간이 증가하고, 복구자재 수급지연으로 초동 대처를 할 수 없어 사고 피해가 커지고, 외국산 자재와 기술도입으로 국부 유출 또한 심해졌다”고 평가했다.

현대화 사업 추진 예정인 수력발전설비 현황

<자료=K-water>

그러나 한국의 수력발전설비 국산화의 길은 요원하다. 23일 수자원공사가 개최한 ‘수력발전설비 국산화 대토론회’에서 한국기계연구원 유일수 책임연구원은 “국내 제조사는 소수력용 수차개발에 국한된 상황이며, 중대수력 수차 제작회사는 없다”고 지적했다.

유 책임연구원에 따르면 소형수차의 경우 국내에 설치된 159기 중 90기가 국산으로, 국산 점유율이 57%에 달한다. 소용량수차는 이미 기술자립이 일부 확보된 상태라는 의미다.

그러나 대형수차의 경우 원천 설계기술이 부족하다. 다양한 형식과 용량의 수차를 개발해본 경험이 부족해, 선진국에 비해 수차 효율도 낮은 편이다.

K-water 유광식 에너지설비팀장에 따르면 수력발전 국산화는 이미 한번 좌절된 바 있다. 두산중공업이 프랑스의 Alstom사와 기술제휴를 통해 국산화 개발을 시도했으나, 1998년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추진이 중단됐다. 이후 두산중공업은 기술개발을 통한 국산화보다는제작 시공 위주로 사업을 추진 중이다.

소형규모의 소수력발전 설비를 제작하는 중소기업은 3개사가 있다. 하지만 5MW 이상의 중대수력 국산화를 기업차원에서 수행하기에는 예산과 기술인력이 부족하고, Test-bed 확보에도 어려움이 있어 중대형 수력 국산화 기술개발이 추진되지 않았다.

유 책임연구원은 수력발전용 수차기술 확보 방안으로 “원자로 냉각재 펌프 등 국내 보유기술 인프라를 이용하면 가능하다”고 제언했다.

대청댐에 설치된 수력발전기 모습 <사진=K-water>

인력양성이 시급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수력발전기 생산업체인 대양수력의 지영익 부사장은 “1차적인 목표는 원천설계기술의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 부사장은 “수차 유체설계나 발전기 전자기 설계 등 원천설계의 핵심분야부터, 중장기적으로 수력분야에 전문적으로 종사할 인력을 선발해야 한다”며, “해외 선진기술과 교류할 때는 특정 현장의 실증만을 위한 제품개발에 머무르지 말고, 원천설계의 노하우를 학습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소수력발전과 대수력발전의 기술개발을 병행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1MW 이하의 소형에서부터 대형 수력발전까지 다양한 단계의 수차 개발을 추진해야 중대형 기술개발도 탄력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유광식 팀장은 수력발전 국산화를 위해 정부는 에너지정책과 R&D예산에 수력발전 국산화를 반영할 필요가 있고, 기업은 원천기술 개발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발전사는 국산설비를 도입하고 운영결과를 피드백해 기술개발을 유도하고 국내기업의 자생기반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