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 불나면…우리 직원은 불 끄러 나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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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산업뉴스 공장 불나면…우리 직원은 불 끄러 나설까? 직원 책임감 높은 기업 실적도 좋아…출발점은 비전 공유

기사입력2015-05-13 14:00

윤주희 기자 (jooheey15@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신경수 아인스파트너 대표가 기업문화가 기업의 성과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중기이코노미

“1년 반 전쯤에 모 제약회사 지방 공장이 화재로 전소됐습니다. 원인은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는데, 당시 직원들의 인터뷰가 참 충격적이었습니다. 대놓고 ‘회사가 망했으면 좋겠다’ ‘대표가 죽었으면 좋겠다’고 말하더군요. 아마도 불은 사소한 데서 시작됐을 겁니다. 그러나 이 불이 전소까지 간 데는 직원들의 마음가짐도 한 몫했을 거라고 봅니다. 애사심 없는 직원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불을 껐을리 없으니까요”

12일 2015년 전경련 IMI HR포럼에서 신경수 아인스파트너 대표는 기업문화가 기업의 성과에 미치는 영향을 설명하며 “직원들이 회사를 아끼지 않으면 기업도 잘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올해 1월26일부터 2월6일까지 전국 1059개 기업의 인사 담당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그 근거로 제시하며 “전년에 견줘 매출이 오른 139개 기업 중 ‘직원들이 회사에 대해 높은 책임감을 갖고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46.1%였지만 매출이 떨어진 639개 기업 가운데선 23.8%만이 그렇다고 답했다”고 말했다.

조직원들이 느낀 성과목표에 대한 책임감의 정도는?

<자료=전국경제인연합회>

이는 사원들의 직급이 높을수록 더 큰 차이를 보였다고 신 대표는 설명했다. 조사에 따르면, 매출이 오른 기업 중 ‘팀장급 이상 직원이 회사 성과에 대해 높은 책임감을 갖고 있다’고 답한 비율은 60.6%에 달했지만, 매출이 떨어진 기업들은 12.7%만이 그렇다고 답했다. 신 대표는 “팀장급 직원들은 회사의 허리라고 할 수 있을만큼 그 역할이 중요하다”며 “이런 사람들이 회사에 대한 책임의식이 부족하다면 회사가 제대로 굴러가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직원들의 ‘애사심’을 높이기 위해서 기업이 해야할 일은 무엇일까. 신 대표는 ‘비전 공유’에서 그 답을 찾았다. 그는 “매출이 오른 기업과 떨어진 기업의 가장 큰 차이점은 조직구성원들의 회사 비전 공유 여부”라며 “회사가 자신의 미래에 대해 직원들과 끊임없이 소통할 수 있는 구조를 마련해야 사원들도 회사에 대해 애정을 가질 수 있고 또 자발적으로 나서서 일하고 싶은 마음도 생긴다”고 조언했다.

직원들에게 조직의 미래에 대한 이미지 전달을 충분히 했는가?

<자료=전국경제인연합회>

실제로 조사에서 매출이 오른 기업은 1/3에 해당하는 33.2%가 ‘구성원들이 조직의 비전과 이미지를 공유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반면 매출이 하락한 기업들은 5.7%만이 조직의 미래가 조직원에게 전달되고 있다고 느꼈다. 특히 ‘조직의 미래모습에 대한 논의나 토론에 충분히 직원들을 참여시켰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매출이 오른 기업은 긍정적으로 답한 비율이 26.5%였으나, 매출 하락 기업은 8.8%에 불과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사내조직원들과 적극적으로 기업의 핵심가치를 공유하는 유한킴벌리의 기업문화가 소개됐다. 이재우 유한킴벌리 인사기획팀 부장은 “우리 회사가 국내 아기기저귀 시장 점유율 65%로 부동의 1위를 달릴 수 있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직원들 간 비전 공유를 위한 회사의 노력이라고 믿고 있다”며 이 회사의 스마트워크 제도를 구체적 사례로 제시했다.

유한킴벌리의 열린 임원회의 모습 <자료=유한킴벌리>

이 부장에 따르면 이 회사의 스마트워크는 크게 3가지로 시행된다. “사내에서 직급별 호칭을 없애고, 모든 임직원을 ‘님’으로 부르고 있다. 또한 전무 이하 직원들은 변동좌석제를 시행해 직원들이 자유롭게 자신이 원하는 자리에서 업무를 본다. 열린 임원회의를 운영해 신입사원부터 부장까지 직원이라면 누구나 임원회의에 참석해 회의내용을 듣고 질문도 할 수 있도록 했다”고 그는 설명했다.

그는 이런 제도들이 “임직원 간의 벽을 허물어 수평적 조직문화를 만들고, 모든 조직원이 자유롭게 기업의 미래와 나아갈 방향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게 한다. 특히 열린 임원회의는 임원들에게만 공개되는 고급정보를 말단 직원까지 공유하도록 해 ‘회사가 사원들을 믿는다’는 유한킴벌리의 철학을 그대로 전달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업무효율성과 집중도가 높아져 실적이 좋아질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