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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칼럼
에버랜드 북극곰 통키의 생활환경은 개선될까
기업, 뒤로 미루거나 외면하면 소비자에게 외면받아
- 기사입력2015-06-28 15:12
이창호 기자 (xg139@junggi.co.kr) 다른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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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신문을 주로 읽는 독자들에게 ‘에버랜드’라는 단어의 연관검색어는 ‘삼성가 경영권 승계’일 것이다. 지금은 사명이 제일모직으로 변경됐지만, 사람들의 기억이 쉽게 바뀌지는 않는다. 에버랜드와 삼성가의 경영권 승계가 한 단어로 묶이기 시작한 것은 90년대 후반부터의 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보다 나이 어리거나 경제신문 보다는 포털사이트의 여행 관련 섹션에 대한 관심이 더 많은 사람에게는, 에버랜드하면 놀이동산이 떠오른다. 놀이기구 이용뿐만 아니라 동물원과 식물원 등 다양한 시설을 이용할 수 있어 큰 인기다.
최근 에버랜드의 동물원에 대해 생각지 못한 문제가 제기됐다. “에버랜드 동물원은 ‘북극곰 통기’의 전시장을 즉각 개선하라”는 것이다. 동물보호 단체 CARE(Coexistence of Animal Right on Earth) 회원들이 지난 25일 광화문 이순신 동상 앞에서 피켓을 들고 퍼포먼스를 벌이며 주장한 내용이다.
CARE는 홈페이지에 공개한 글을 통해, 한국의 동물원에 살고 있는 북극곰인 에버랜드 동물원의 ‘통키’와 대전 오월드의 ‘남극이’의 열악한 상황을 고발했다. 실외 방사장이 좁아 전시시간 동안 동일한 곳을 왔다갔다 하는 등 이상행동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북극곰 전시 반대와 동물원의 환경개선, 동물원법 제정 등을 요구했다.
같은 활동을 하고 있는 시민단체 ‘동물을 위한 행동’은 홈페이지에서 글로벌 동물단체 PETA(People for the Ethical Treatment of Animals)의 아시아 지부가 최근 삼성 에버랜드 김봉영 사장에게 서한을 보내 “통키가 살고 있는 사육장은 북극곰에게 반드시 필요한 요건을 전혀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며 개선을 요구한 사실을 밝히기도 했다.
PETA는 최근 악어가죽으로 가방을 만드는 미국의 한 업체를 불법적인 동물학대 혐의가 있다는 이유로 주정부에 고발한 바 있다. 인기스타 파멜라 앤더슨은 이 단체 회원으로, 육식반대 등 다양한 활동을 하기도 했다.
동물보호 운동에 대해 나름 수긍할 만한 비판적인 시각도 존재하고, 이에 대한 동물보호 운동 진영의 반박도 논리적이다. 그러나 어떤 입장의 철학이 보다 공감할 만하다거나, 어떤 입장의 주장이 보다 논리적이다는 것보다, 이런 입장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미 다수의 기업들은 환경운동이나 사회공헌활동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외부활동이 기업의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한 보여주기로 끝나서는 역효과만 날 뿐이다. 기업 내부의 경영활동에서도 이런 가치를 실천하고 있는지에 대해서까지 소비자들은 관심을 갖고 있다. 자기 실천없는 외부활동으로 기업 이미지를 포장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에버랜드가 북극곰 통키의 사육장을 의도적으로 나쁘게 조성했을 것 같지는 않다. 북극곰이 한국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사육장이 어떠해야 하고, 전시 상황에서 스트레스를 덜 받을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를 충분히 검토하지 못한 것 아닐까 짐작한다.
문제제기는 기업 이미지의 훼손이 아니다. 하지만 해결할 수 있는 문제를 뒤로 미루거나, 문제가 없다고 외면하기 시작하면 그때부터 기업 이미지는 돌이킬 수 없이 훼손된다. 에버랜드 측이 통키의 생활 환경을 어떻게 변화시킬지, 경영상 리스크 관리를 얼마나 기민하게 할지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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