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위기 극복 위한 노사정협의, 한시가 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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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기자수첩 고용위기 극복 위한 노사정협의, 한시가 급하다 추상적 선언 아닌, 구체적 실행 가능한 합의안 만들어라

기사입력2020-04-23 17:30

이창호 기자 (xg13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정세균 국무총리가 지난 주말과 이번 주초 한국노총, 민주노총, 경총, 대한상의와 잇따라 면담을 가졌다.

지난 21일에는 한국노총·민주노총 전직 위원장과 전 노사정위원장 등 노동계 원로들을 만나 의견을 듣기도 했다. 정 총리는 이 자리에서 재계와 노동계가 “세부사항에 대해서는 입장이 다르기도 했지만, 위기극복을 위한 사회적 대화 필요성에는 노사가 모두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노사 주요 단체와 면담을 잇따라 가지면서,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노사정 대화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17일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서 진행중인 실업급여 설명회 <사진=뉴시스>

사회적 대화의 필요성은 명확하다. 정부가 22일 코로나19 재난에 따른 경제·고용 위기에 대응할 목적으로 고용대책을 발표했지만, 재난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정부대책만으론 감당하기 어려워질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참여연대도 23일 논평을 통해 “정부가 고용유지 협약을 체결하는 사업장에 인건비를 지원하겠다고 한 점은 바람직하나 사업장 규모 등 구체적인 계획을 밝혀야 하며,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정부 차원의 대응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고용유지 정책과 한시적 해고금지 등을 논의할 노사정 테이블 마련”을 촉구했다.

앞서 17일 노사정 비상협의 필요성을 제기한 민주노총 역시 22일 논평을 내고 “오늘 발표한 노동·고용 대책은 범위와 대상을 넓히고 좀 더 촘촘하게 구체화해야한다”며 노사정 비상협의의 조속한 개최를 통해 총고용 유지 대책과 사회안전망 확대를 논의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전경련과 경총 등 재계도 이미 국회와 정부에 입법과제와 지원정책을 요청한 바 있다. 노사 모두의 요구사항이 있으니 함께 만나 고용위기 대응을 위한 협의를 시작하는 게 당연하다.

필요성이 확인된 이상, 노사정 협의는 신속히 진행해야한다. 고용상황이 더 심각해지기 전에 대응할 수 있어야겠다. 그러나 속도에 얽매여 추상적인 선언에 그쳐서는 실효성이 없다. 구체적이고 실행 가능한 방안을 도출해야한다.

한국노총도 22일 논평에서 “고용을 유지하는 기업을 최대한 지원한다는 모호한 지침이 아닌, 모든 기업지원에 대해 ‘해고금지’와 ‘총고용 보장’의 전제를 명확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해고 엄격제한’(싱가포르), ‘위기 기간 동안 해고 중단’(이탈리아), ‘사용자단체에 정부의 해고중단 권고’(프랑스·일본) 등의 해외사례도 소개했다.

이런 사례를 충분히 참고하고, 고용위기가 경제위기를 가속화하는 악순환의 고리가 되지 않도록, 노사정 합의가 최대한 신속하게 나올 수 있기를 기대한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