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적이고 완벽한 성과를 이뤘을 때 ‘홀인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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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운지 ㅣ 미국을 읽다 극적이고 완벽한 성과를 이뤘을 때 ‘홀인원’ Sports Metaphor(Golf) ⑦make the cut, par for the course, on a par with, hole in one, stymied, get into the swing of things

기사입력2021-08-19 09:44

이창봉 객원 기자 (cblee@catholic.ac.kr) ㅣ다른기사보기

이창봉 교수(가톨릭대학교 영어영문학부)

미국 사람들이 일상에서 가장 즐기는 스포츠로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골프(golf)다. 골프는 한국에서는 여전히 부자 스포츠라는 인식이 강하지만, 미국처럼 땅이 넓은 곳에서는 쉽게 많은 골프장을 건설할 수 있기 때문에 널리 대중화된 스포츠다. 웬만한 동네에는 차를 타고 30분도 안 되는 곳에 아름다운 코스가 즐비하며, 비용도 저렴하다.

보는 스포츠로서 골프의 인기도 매우 높다. 타이거 우즈(Tiger Woods)라는 걸출한 스타 탄생 이래로 프로 골프의 인기는 남녀 모두 대단하며, 24시간 내내 골프 경기만 방송하는 TV 채널이 있을 정도다. 한국에서는 1990년대 후반 IMF 위기 당시 박세리 선수의 돌풍으로 국민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준 이래로 특히 여자 골프선수들의 활약이 두드러지면서 골프의 인기가 치솟았으며, 선수층도 두꺼워지고 일반인들도 골프를 많이 치게 됐다.

골프의 최고 매력은 사교 스포츠라는 점일 것이다. 탁 트인 아름다운 골프장에서, 맑은 공기를 마시면서 여유롭게 걸으며 대화를 나누고 경기를 즐기는 시간이 많은 사람들에게 매우 매력적이고 달콤한 휴식과 오락 시간임에 틀림없다. 사람들은 골프 회동을 친한 사람들과 우애를 다지는 시간으로 삼기도 하지만, 사업상 친해져야 할 사람들과 좋은 곳에서 긴밀한 대화를 나누는 기회로 삼기도 한다.

골프의 일상적 인기와 익숙함이 미국 영어에 그대로 반영되어 있다. 가장 널리 쓰는 표현은 ‘make the cut’이다. 이 표현은 본래 골프대회에서 보통 4라운드(round) 경기를 하는데 예선 2라운드의 경기성적을 토대로 본선 진출 자격을 얻은 것을 뜻한다.

이 상황적 의미가 은유 확대돼 ‘to meet or reach a required standard(요구되는 수준에 맞다 혹은 이르다)’의 뜻을 나타낸다. 요즘 취업 경쟁이 매우 치열하다. 이력서만 보면 뛰어난 실력과 배경을 갖춘 후보이지만, 인터뷰를 잘 하지 못하면 최종 후보군에 들지도 못할 것이라는 말을 이 표현을 써서 다음과 같이 할 수 있다.

Your resume is impressive, but you won't make the cut unless you have a strong interview.

골프 경기는 각 홀(hole)을 돌 때마다 몇 번을 쳐서 그린(green) 위 구멍에 공을 넣느냐에 따라 승부가 결정된다. 거리에 따라 기준 타수가 다른데 이것을 ‘par’라고 부른다. 여기서 파생한 표현으로 잘 쓰이는 표현이 2개 있다.

첫 번째 표현은 ‘par for the course’이다. 기준 타수에 딱 맞게 공을 넣었다는 뜻이다. 프로선수들은 뛰어난 실력으로 기준 타수보다 적은 타수로 구멍에 공을 넣곤 하는데, 1타수 적게 넣은 것을 버디(birdie)라고 하고, 2타수 적게 넣은 것을 이글(eagle)이라고 한다. 물론 프로선수들도 기준 타수보다 타수를 더 쳐서 넣는 부진을 보일 때도 많다. 1타수 더 쳐서 넣은 것을 보기(bogey)라고 하고, 2타수 더 쳐서 넣은 것을 더블 보기(double bogey)라고 한다. 흥미로운 점은 이 모든 용어를 새의 이름으로 정한 점이다.

물론 기준 타수만으로 그 홀(hole)을 끝내는 것도 쉬운 것이 아니지만, 기준 타수보다 적게 치지는 못했으므로 뛰어나게 잘한 것도 아니다. 그래서 ‘par for the course’는 ‘a normal, typical or expected behavior or result(보통의 전형적인 예상되는 행동 혹은 결과)’의 뜻으로 은유 확대되어 잘 쓰인다.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연봉 인상을 바란다. 하지만 회사에서 최근의 코로나 상황으로 2년 연속 연봉이 동결됐다면, 예상한 일이라는 말을 이 표현을 써서 다음과 같이 표현할 수 있다.

We're not getting raises again this year. That's par for the course, if we consider this Covid-19 pandemic situation.

골프 경기에서 가끔 일어나는 홀인원(hole in one)은 운이 많이 좋아야 맛볼 수 있는 짜릿한 극적인 성과를 나타내는데 쓰인다. <이미지=이미지투데이>

두 번째로 잘 쓰는 표현이 ‘on a par with ~’이다. 직역하면 ‘~와 par를 치다’는 뜻이므로 이 뜻이 은유 확대돼 ‘equal to someone or something(~와 동등하다 혹은 수준이 같다)’의 뜻으로 널리 쓰인다.

예를 들어 이번 도쿄 올림픽에서 한국 여자 배구 국가대표팀의 김연경 선수가 뛰어난 활약과 리더십으로 한국을 4강으로 이끌어서 국민들에게 큰 감동을 주었다. 역대 한국 여자 배구 선수들 중 김연경 선수[‘갓연경’(God Yeon-Koung) 혹은 식빵 언니(Bread Unnie)라는 애칭으로 더 잘 알려짐] 수준을 따라오는 선수가 없다고 생각한다는 의견을 다음과 같이 피력할 수 있을 것이다.

In my opinion, none of the Korean players are on a par with Kim Yeon-Koung, who is better known as God Yeon-Koung or Bread Unnie.

골프 경기에서 한 번의 타수로 구멍에 공을 넣는 일이 가끔 일어나는데 이것을 홀인원(hole in one)이라고 한다. 워낙 드물게 발생하고 운이 많이 좋아야 맛볼 수 있는 짜릿한 성과이므로 이 표현을 은유 확대해서 ‘a dramatic and perfect achievement(극적이고 완벽한 성과 혹은 성취)’의 뜻으로 잘 쓴다.

요즘처럼 취업하기 힘든 시기에 어느 젊은이가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그것도 세계적인 IT 회사인 Google에 취직을 했다면, 한 번의 스윙으로 공을 구멍에 넣은 ‘hole in one’을 친 것에 은유해 다음과 같이 그녀의 놀라운 성취를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Chris got a job with Google. She scored a hole in one.

골프를 치다 보면 공을 정통으로 치지 못해서 페어웨이(fairway)나 그린(green) 위에 공을 올리지 못하고 공이 코스를 벗어나서(out of bounds) 숲이나 벙커 혹은 연못에 빠지기도 한다. 이것을 흔히 OB(out of bounds의 약자)가 났다고 표현한다.

특히 숲에 들어가면 앞에 큰 나무가 있어서 시야를 가리게 마련인데 이 상황을 영어로 ‘stymied’라고 한다. 이 상황적 의미가 일상에서 확대되어 ‘hindered(방해받는)’의 뜻으로 잘 쓰인다. 건강한 노사관계는 회사 발전의 핵심요소다. 어느 회사가 노사분쟁이 너무 오래 지속돼 발전이 가로막혀 왔다면 다음과 같이 그 상황을 묘사할 수 있다.

The company has been stymied by long labor disputes.

끝으로 매우 중요한 표현을 하나 더 익히도록 하자. 미국 일상 영어에서 매우 널리 쓰이는 표현으로 ‘get into the swing of things’가 있다. 이 표현은 ‘to become used to a new situation(새로운 상황에 익숙해지다)’라는 뜻으로 널리 쓰인다. 이 표현의 기원은 확실치 않은데 많은 학자들이 골프에서 파생했을 가능성을 가장 높게 보고 있다. 골프라는 운동은 공을 일관되게 잘 칠 때까지 시간이 걸리게 마련인데 ‘get into the swing of things’는 오랜 연습과 노력 끝에 마침내 능숙하고 자신감 있게 스윙을 할 수 있게 된 상황을 묘사한다. 이 본래의 뜻을 은유 확대해 일상에서 어떤 새로운 일을 맡아서 일정 시간 이후 적응해서 잘 하게 되었을 때 잘 쓴다.

예를 들어서 새 회사로 직장을 옮겨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고 있는 중이지만 며칠 만에 빨리 적응해서 일을 잘 해낼 것이라는 자신감을 다음과 같이 표현할 수 있다.

I‘m still adjusting to a new environment, but I think I should get into the swing of things in a few days. (중기이코노미 객원=가톨릭대학교 영어영문학부 이창봉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