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ive 중기 ㅣ 산업뉴스
한중일 ‘전자 제조’ 삼파전…‘K 파워’ 입증하다
차세대 전자 제조 산업 솔루션…스마트 SMT&PCB 어셈블리
- 기사입력2025-04-08 12:30
김범규 기자 (bgk7@junggi.co.kr) 다른기사보기
-
에머릭스는 전자 기판의 향상을 위해 검사장비 기술에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중기이코노미“전자 제조 산업군을 놓고 봤을 때, 일본 장비의 우수성은 여전합니다. 제품 퀄리티 면에서 굉장히 파월풀하죠. 단, 단가가 높다는 게 단점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중소기업의 기술력이 많이 올라가서 지금은 일본과 직접적으로 경쟁을 하는 구도가 됐습니다.”지난 2일부터 3일간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스마트 SMT&PCB 어셈블리(SMART SMT&PCB ASSEMBLY)에서 중기이코노미와 만난 주최측 한 관계자가 업계 분위기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반도체·컴퓨터·통신설비·이차전지·자동차 등 전자 제조에서 빠질 수 없는 분야가 SMT와 PCB다. 전자부품 회로기판인 PCB(Printed Circuit Board)는 용량, 저항, 인덕션, IC칩 등 전자제품 작동에 필요한 주요 부품을 연결하는 핵심장치이고, SMT(Surface Mount Technology)는 PCB의 표면에 전자부품을 직접 부착하는 표면 실장 기술로, 전자제품 산업의 필수기술이다. 즉, 국내 전자·통신·자동차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꼭 필요한 기술이고, 이런 기술을 바탕으로 삼성, LG, SK 등 국내 대기업을 뒷받침해 주는 기업이 SMT&PCB 관련 업체들이다.지금은 우리나라 기술력이 전자 제조의 강국인 일본과 비견할 만한 위치로 올라가 각자 경쟁을 하고 있지만, 최근에는 중국의 업체들이 맹추격하고 있다. 눈에 띄게 상승한 기술력과 상대적으로 저렴한 단가로 우리나라 전자 제조 시장을 노리는 업체들이 많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한·중·일 삼파전 구도로 집약되고 있는 전자 제조 업계에서 선의의 경쟁을 위해 기술력 갱신에 힘을 모으고 있는 국내 강소기업을 중기이코노미가 만나봤다.사람이 판단할 수 없는 ‘난해한 오류’까지 잡아낸다186개사가 참가한 이번 박람회에서 단연 눈에 띄는 기술은 검사장비다. 세밀하고, 정밀한 기판의 오류를 AI로 정확하게 잡아내는 기술은 제품력을 가르는 원천이기 때문이다.
미르기술의 AI 검사 솔루션 ©중기이코노미㈜미르기술(MIRTEC)은 통합형 AI 검사 솔루션을 들고나왔다. 이 장비는 모니터링과 디버깅(Debugging) 기능이 유기적으로 통합된 구조로 돼 있어 장비 간, 생산라인 간의 원활한 연동을 통해 생산 공정의 품질과 효율성 향상에 도움을 준다.이 회사의 윤재민 이사는 “티칭부터 검사, 통합 관리까지 한 번에 할 수 있는 AI 솔루션”이라며, “자동 티칭 기능에서는 AI 학습 툴을 통해 부품의 타입을 패키지 군으로 정확히 분류해 주고, 3D 데이터를 이용한 티칭 프로그램이 자동으로 돌아가 PC 보드 검사 프로그램 작성에 5분이 채 걸리지 않는다”고 소개했다. 이어 “미세 크랙이나 스크래치, 데미지, 기포 등 규격화돼 있지 않은 난해한 불량 유형도 이미지 알고리즘을 적용하면 자동으로 검사가 완료된다”며, “이 과정에서 사용자는 미르기술의 AI 학습 툴을 통해 직접 학습을 시킬 수도 있고, 미르기술 연구소에 이미지를 보내 데이터를 받을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윤 이사에 따르면, AI 자동 티칭은 수동 티칭 대비 90%, AI가 탑재되지 않은 자동 티칭 대비 50% 이상 티칭 시간을 절약할 수 있고, 장비 사용자가 초보자라 할지라도 최고 숙련자 대비 85% 수준의 티칭 퀄리티를 유지할 수 있다. 검사를 완료하고 난 후라도, 실제 사용자가 불량인지, 아닌지를 판단하는 부분도 중요한데, 이때도 AI 자동 판정 기능을 통해 재판정해 오퍼레이터의 개입 없이도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도록 해준다.미르기술은 일정한 품질 유지와 향상에 도움을 주기 위해 독자 기술로 이 솔루션을 개발했다고 한다. 윤재민 이사는 “이전에는 이런 일련의 과정을 거칠 때 사람의 손이 필요했다. 물론, 지금도 사람이 하는 경우가 있다”면서, “하지만, AI가 하게 되면, 일괄적으로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실수를 줄여 초보자든, 숙련자든 상관없이 프로그램을 작성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4년 전, 개발한 이 솔루션은 지속적으로 데이터를 누적하고, 학습 툴을 발전시켜 성능 향상을 계속 도모하고 있다. 현재, 스마트폰, 노트북을 포함한 생활 전자, 자동차 전장 등 PCB 생산업체와 SMT 분야의 검사기 업체에서 활용하고 있고, 미국, 독일, 일본, 중국, 베트남, 멕시코 법인과 100여개의 세일즈 랩을 통해 유럽, 중국, 동남아시아 등으로도 활발하게 수출하고 있다.
에머릭스의 접촉식 검사 장비 ©중기이코노미기판에 올려진 소자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 총 6가지 테스트를 통해 판단하는 접촉식 검사장비도 관람객의 관심을 받았다.에머릭스 남진우 프로는 “인스펙션(Inspection) 장비를 통해 부품의 역삽, 미삽, 오삽을 판별한다”며, “전류의 흐름을 방해하는 저항값인 임피던스값, 용량값 검사 등을 통해 전압 전류까지 판단한다”고 설명했다.이어 “장비들이 옵션화 돼 추가로 비용이 올라가는 타 업체와 달리, 기본적인 사양으로 탑재돼 있고, 고객의 니즈에 맞춰 장비 제조도 가능하다”고 했다.현재 국내 대기업을 비롯해 기판 제조업체, 방위업체 등에서 사용하고 이 장비는 처음 개발한 8년 전에 비해 속도와 디자인적인 면에서 많은 수정, 변화를 진행하며 고객의 입맛에 맞춰 제품 향상을 해왔다. 특히 남 프로는 ‘빨리빨리’를 원하는 한국인들의 편의성에 맞춰 디벨롭해왔다고 자신했다.
매크로머신의 임대홍 프로가 용접기가 완성한 샘플을 검사기를 통해 보고 있다. 사진 아래는 용접기가 용접하는 모습 ©중기이코노미정교한 전자제품을 위한 용접기와 용접의 품질 검사를 위한 검사장비에도 많은 관람객의 관심이 쏟아졌다.㈜매크로머신(MACRO MACHINE) 임대홍 프로는 “예전에는 용접공이라고 있었다. 하지만, PCB 산업계에서는 더욱 정밀한 용접이 필요하다”며, 용접기가 용접한 동그란 모양의 얇은 판을 기자에게 보여주며 설명했다. 실제로 판의 용접 라인을 살펴보니 용접한 흔적조차 보이지 않을 정도로 매끈했다. 이차전지 업계에서 사용하는 음극과 양극이 하나로 이어지는 형태의 제품 샘플이었는데, 열에너지를 한 곳에 집중해 쏘는 레이저가 열융착해 용접했다.용접한 이후에는 점 더 완벽함을 위해 라인이 틀어지거나 끊김이 없는지, 기업이 원하는 스펙에 따라 잘했는지 검사기를 통해 판단할 수 있다. 특히, 이차전지의 경우 접합 상태가 폭발 등 화재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기초적인 기술이기 때문에 정밀한 검사는 필수다. 매크로머신의 장비는 2D, 3D 검사를 동시에 진행한다. 2D 비전 시스템을 통한 용접 비드의 형태와 치수를, 3D의 높이를 측정하는 시스템과 알고리즘을 통해 용접의 풀질을 높여준다. 특히, 잘된 샘플과 안된 샘플을 비교해 보여주며 비정형 얼룩, 찍힘, 색상 등 분류가 어려운 결함까지 검출해 준다.임 프로는 “기업이 만드는 배터리 형태에 따라 중점적으로 검사해야 할 부분이 달라지는데, 각 기업의 특성에 맞춰 장비 커스터마이징을 통해 완벽한 검사를 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자신했다.AI 기술 고도화로 인건비 줄이고 정확성은 높인다솔더링(납땜) 로봇도 SMT 업계에서 최근 관심을 두는 분야다. PCB 보드, 자동차 전장 부품에 전자기판은 필수이기 때문이다.
파운드포가 들고 나온 솔더링 로봇. 사진 왼쪽은 한국의 데스크탑 로봇이고, 오른쪽은 일본의 턴테이블 로봇이다. ©중기이코노미솔더링 로봇을 전문으로 납품하는 파운드포㈜의 이장훈 주임은 “사람이 납땜하는 것은 품질 면에서도 일정하지 않고, 속도 면에서도 훨씬 느리다. 물론, 최고 숙련자의 경우에는 로봇보다 빠를 수 있지만, 문제는 인건비가 높다는 것”이라며, “로봇을 사용하면 6개월만 써도 일반적인 전문가의 인건비는 상회하기 때문에 경제적인 측면에서 좋다”고 소개했다.이런 이유로, 20대 넘게 납땜 로봇을 들인 공장도 있고, 소규모로 생산하는 업체에서도 한 대 이상은 들여놓고 쓰는 분위기다.하지만, 이 분야에서 일본 제품의 성능은 아직 우위라고 한다.한국산인 데스크탑 로봇의 경우 한 번에 한 제품만 작업하기 때문에 납땜이 끝나면 다음 제품을 교체해 넣어줘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일본산 턴테이블 로봇의 경우, 작업 중간에 다른 한쪽에서 작업자가 준비해 연속적인 납땜 작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테크밸리의 박상호 차장이 릴을 넣고 재고관리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중기이코노미SMT, 반도체, 배터리, 자동차 등의 산업 분야에 빠질 수 없는 업무가 칩을 세서 재고관리를 정확히 하는 것이다. 테크밸리㈜는 자동으로 칩을 세는 칩 카운터를 들고나왔다. 이 제품은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선정하는 세계일류상품에 2024년부터 2년 연속 뽑힐 정도로 제품력을 인정받았다.이 회사의 박상호 차장은 “반도체 회사에서는 반도체 부품을 한곳에 모아 놓고, 부품이 없을 때마다 바로바로 주문한다. 하지만, 이전에는 이런 작업을 사람이 하면서 수동으로 카운트해서 재고관리가 힘들었다”며, “X레이 방사능 방식의 이 제품은 1초 만에 몇 개가 남았는지 카운트한다”고 설명했다.실제로, 박상호 차장이 기기에 릴을 넣자마자 화면에 3590개가 남아있다며 바로 표시가 됐다. 박 차장에 따르면, 하나의 릴뿐만 아니라, 4개의 릴을 한 번에 넣어도 8~10초 만에 카운트가 되고, 정확성은 99%다.그는 “반도체 회사에서는 필수품이기 때문에 대기업부터 중소기업까지 두루두루 사용하고 있고, MES(생산관리프로그램)와 연동해 재고관리를 편하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중기이코노미 김범규 기자<저작권자 ⓒ 중기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