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매조건부 사업 ‘기술개발 구체성’ 갖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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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지금 중기에선 구매조건부 사업 ‘기술개발 구체성’ 갖춰야 사업계획서도 모호…대기업-수입대체, 중기-판로확보 이득

기사입력2014-09-04 00:00

중소기업인 광명전기는 한국철도시설공단의 구매조건부 신제품개발 과제를 수행해 전기철도 관련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정부출연금 1억2500만원을 지원받아 2010년 5월부터 2011년 7월 사이 개발을 완료한 끝에 매출액 178억원이 발생했다.

이처럼 대기업이나 공공기관이 구매의사를 밝히고 개발을 제안한 과제를 중소기업이 수행하는 ‘구매조건부 신제품개발사업’이 주목을 받고 있다. 개발을 의뢰하는 대기업이나 공공기관은 원가절감과 수입대체로 인한 이익을 얻을 수 있고,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구매를 전제로 정부지원을 받아 기술개발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술력 향상과 판로개척을 동시에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구매조건부 신제품개발사업은 지난 2002년부터 2011년 사이 총 1035개 과제가 성공했고, 이로 인한 구매발생액은 2조5649억원에 이른다. 이밖에 수입대체 5400억원, 원가절감 1904억원 등 총 3조2954억원의 성과가 발생했다.

올해 제4차 구매조건부 신제품개발사업은 지난 1일 과제모집 접수 등을 마감하고 이달 중 과제공고를 내 사업계획서 신청 등을 받을 예정이다.

구매조건부 신제품개발사업은 크게 두 가지로 진행된다. 중소기업이 기술 아이디어를 수요처에 제안하고 자발적 구매협약 동의서를 받아 지원하는 ‘기업제안과제’ 유형과 대기업·공공기관 등에서 요구하는 제안기술을 중소기업이 개발하는 ‘수요조사과제’ 유형이 있다.

그러나 사업진행이 녹록치 만은 않다. 구매조건부 신제품개발사업의 탈락사유를 보면, 개발하고자 하는 기술의 구체성이 미흡한 점이 가장 주된 이유인 것으로 나타났다. 2일 중소기업청과 대·중소기업협력재단,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이 공동 개최한 ‘2014년 구매조건부신제품개발사업 사업설명회’에서 공개된 지난해 기업제안과제 탈락사유 분석자료에 따르면, 탈락사유 중 57.9%가 “기술개발 구체성 미흡”이었다.

평가위원회의 평가의견서를 기준으로 복수응답 형식으로 계산된 탈락사유 중에는 “사업계획서 준비 미흡”(18.6%), “기술적 차별성 미흡”(9.5%)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연구인프라 미흡”(3.8%)이나 “시장성 미흡”(2.9%)의 비중은 미미했다.

지난해 기업제안과제 탈락사유 분석

(단위:%) <자료=구매조건부신제품개발사업 사업설명회 자료집>

수요처가 기술개발을 요구하는 수요조사과제의 탈락사유 역시 “기술개발 구체성 미흡”이 32.4%로 가장 많은 가운데 “사업계획서 준비 미흡”이 21.4%로 뒤를 이었다. 개발업체인 중소기업과 수요처 모두 구체적인 기술개발 목표를 갖고 사업계획서를 충실하게 작성해야만 과제로 선정될 수 있다는 의미다.

정부지원금…기업제안 2.5억, 수요조사 5억내

한편 정부지원금은 기업제안과제의 경우 총 개발비의 75% 이내에서 2억5000만원 한도로 지원되며 개발기간은 1년 이내다. 수요조사과제의 경우 5억원 이내에서 연간 최대 2억5000만원이 지원되며 개발기간은 2년 이내다. 공공기관이 요구한 제안과제의 경우 총개발비의 75%가 지원되며, 민간기업의 기술개발 과제는 총 개발비의 55% 이내가 지원된다. 이 경우 민간부담금은 중소기업이 총 부담금의 25% 이상을, 대기업은 20% 이상을 부담해야 한다.

이밖에 해외수요처에서 필요한 수요품목을 발굴해 중소기업의 해외판로를 개척하는 글로벌 협력과제에 대해서도 정부지원이 이뤄진다.

유형별 정부출연금 한도 및 비율

<자료=대중소기업협력재단>

구매조건부 신제품개발사업의 개발업체는 중소기업이어야 하며, 수요처는 민간의 경우 중소기업법 상 중소기업을 초과하고, 직전년도 매출액이 500억원 이상인 기업이어야 한다. 공공의 경우 국가기관, 지방자치단체, 정부투자기관, 공공기관운영법에 따른 공공기관 등이다.

협회나 조합, 병원 등의 경우에도 수요조사에는 참여할 수 있다. 이 경우 복수의 수요처가 참여해 공동구매를 제시하는 경우 사업과제로 선정될 수 있다.

구매조건부 신제품개발사업 진행과정

<자료=대중소기업협력재단>

과제신청 이후 평가를 거쳐 선정되면, 선정업체는 전문기관인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관리기관인 대·중소기업협력재단과 협약을 체결하고 사업비를 지급받아 기술개발에 들어가게 된다.

1년 이상의 과제인 경우 중간에 진도보고서를 제출해야 하며, 보고서 현장점검을 토대로 사업의 계속 여부가 결정된다. 개발기간 종료 후에는 2개월 이내에 최종보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이후 최종 목표 달성과 개발과정, 사업화 가능성 등 종합적인 평가를 통해 성공과 실패 중 하나의 평가등급을 받게 된다. 최종평가에서 성공 등급을 받을 경우에는 판정일로부터 3년 이내에 정부출연금의 10%를 기술료로 내야 한다. 현금 일시납이 원칙이며, 분할납부 시에는 지급이행보증보험증권을 제출해야 한다.

실패 등급을 받은 경우에는 귀책사유에 따라 사업참여 제한과 정부출연금 환수 등의 제재조치가 뒤따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