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자에겐 강하게’ 금융위원회의 갑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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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키워드이슈 ‘약자에겐 강하게’ 금융위원회의 갑질 회원자격 논란있는 유관기관의 전경련 탈퇴 주문에는 “답변 들었다”

기사입력2016-10-09 14:35

김성화 기자 (rukawasss@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금융위원회가 국민의 당 채이배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를 보면, 금융위는 매년 명절마다 전통시장 방문 행사를 진행하면서 관리감독하는 공공기관·협회 등 유관기관을 행사에 동원했다. 매년 행사에 참여하는 기관의 범위가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적게는 5곳에서 많게는 8곳이 행사에 동원됐다. 이들 기관은 행사 때마다 시장에서 약 200만원 상당의 물품을 구매하기도 했다. 채 의원은 이를 두고 “금융위가 골목대장이냐”고 물었다.

유관기관 행사 동원 등 도를 넘은 금융위원회의 갑질이 이번 국정감사에서 도마 위에 올랐다. ©중기이코노미

채 의원은 이와함께 “올 6월말 금융위 직원 268명 중 81명(31.1%)이 산하기관 및 협회로부터 파견된 직원들”이라며 “납품업체 소속 직원의 파견을 요구하고, 그 인력을 마치 자기 회사 직원처럼 써서 비판받았던 대형마트들과 무엇이 다른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금융위는 또 작년 11월과 올해 1월 두 차례에 걸쳐 총 46억원 규모의 정부정책 홍보비용을 유관기관에 전가한 사실도 지적받았다.

더불어민주당 김해영 의원도 금융위 국정감사에서 금융위 직원이 유관단체 여직원을 성폭행한 사건이 일어났지만, 금융위는 피해자와 가해자가 연인사이라며 이를 무마시키려 했다고 밝혔다.

도를 넘은 금융위의 갑질에 대해 사회적 지탄이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금융위는 재벌·대기업 대변창구인 전경련에는 이렇다 할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은 “산업은행, 신용보증기금, 기술신용보증기금, 한국거래소 등 정책금융기관들이 왜 대기업 이익에 앞장서는 전경련에 들어가 있나”라며 “전경련에서 탈퇴하라고 산하기관에 요구하라”고 요청했다. 이에대해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산하기관들이 검토하겠다고 답변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강자와 엮였을 때는 산하기관에도 사뭇 다른 모습을 보이는 금융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