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1개 출점, 중소유통 절반 6개월 못버텨”

프린트

Live 중기 ㅣ 포토·인포그래픽 “대형마트 1개 출점, 중소유통 절반 6개월 못버텨” 동네슈퍼마켓 “대형마트 골목상권 위협, 입점 막겠다” 선언

기사입력2017-05-23 14:24

김진원 기자 (jinwon@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전국의 동네 슈퍼마켓 점주들이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신세계이마트, 롯데 등 대기업의 골목상권 출점을 막겠다고 선언했다. 전국 슈퍼마켓협동조합 이사장들과 동네 슈퍼마켓 점주 20여명은 23일 서울 중소기업중앙회에서 ‘대기업의 골목상권 침탈 규탄대회 및 동네슈퍼 수호를 위한 기자회견’을 열고 대기업의 골목상권 출점 저지 투쟁을 다짐했다.

전국 슈퍼마켓협동조합 이사장들과 동네 슈퍼마켓 점주 20여명은 23일 서울 중소기업중앙회에서 ‘대기업의 골목상권 침탈 규탄대회 및 동네슈퍼 수호를 위한 기자회견’을 열고, 대기업의 골목상권 출점 저지 투쟁을 다짐하고 있다. ©중기이코노미

이날 경남창원지역 슈퍼마켓협동조합 이휘웅 이사장은 “이마트로 인해 지역상권이 붕괴, 상인들의 우려가 현실이 됐다”며 “신세계와 롯데의 골목상권 진출은 전통시장과 골목상인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이사장이 발표한 ‘대형마트의 골목상권 출점 현황 보고’에 따르면 대형마트는 경기지역에 144개(28.8%)를 출점해 가장 많았고 서울 85곳, 부산 43곳 순이다. 대기업중 신세계이마트가 전국에 156개의 점포를 출점했으며 수도권에서 가장 많았다.

피해사례도 나왔다. 광명슈퍼마켓협동조합 박재철 이사장은 “현재 광명시에는 이마트 광명소하점, 코스트코, 홈플러스익스프레스 등 모두 17개의 대규모 점포가 있다”며 “대기업의 무분별한 확장으로 지역경제가 황폐화되고, 롯데 프리미엄 아웃렛과 같은 복합쇼핑몰 등의 진입으로 영세 자영업자가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대기업이 상생협력을 통한 지역상권 활성화나 고용창출을 얘기하지만, 대형마트가 1개 출점할 때마다 주변 중소유통업체 40% 이상이 6개월을 버티지 못한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광주광역시 슈퍼마켓협동조합 김국환 이사장은 광주지역 대기업마트 입점을 저지했던 사례를 소개하며 “조합, 시장상인과 시민단체가 결집해 대기업 입점을 막을 수 있었다”며 “광명슈퍼마켓협동조합 이사들과도 연대를 통해 앞으로도 대형마트 입점 저지를 위한 투쟁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 호소문을 통해 슈퍼마켓협동조합 이사장들과 슈퍼마켓 점주들은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을 통해 출점 점포 등록제를 허가제로 전환하고 ▲주변 상권에 대한 사전영향평가제를 도입할 것을 제안했다. 또 ▲동네슈퍼를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지정해 최소한의 생계를 보장하고 ▲의무휴업일제를 확대할 것을 요구했다.

한편 강갑봉 한국슈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 회장은 “일방적인 규제를 원하는 것은 아니다. 유통대기업들도 욕심을 버리고, 골목상권이 웃으며 살아갈 수 있도록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을 만들어 달라”며 기자회견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