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는 시장 인도…투자·진출 앞서 리스크 대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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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기자수첩 뜨는 시장 인도…투자·진출 앞서 리스크 대비해야 거대한 소비시장 매력…법규·제도 미비, 관료 부패, 열악한 인프라

기사입력2017-05-30 17:40

“중국은 땅도 넓고, 인구도 많으니까, 지역별로 다르게 진출하라는 말을 많이 합니다. 그런데 인도의 경우 그 다양성에 대해 얘기하는 사람도 드물고, 그런 사실을 알려주는 곳도 없습니다.” 최근 취재 때문에 방문한 한 기업의 A씨 얘기다. 다년간 해외시장업무를 담당해 온 A씨는 인도시장을 ‘장밋빛’으로만 바라보고 뛰어들었다간 큰 코 다치는 수가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 직후 미국, 중국, 일본 정상에 이어 이례적으로 인도 총리와 통화를 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인도 진출 얘기가 앞다퉈 나오고 있다. 인도는 글로벌 경제침체기에도 불구하고 유일하게 고성장하고 있는 국가다. 지난해 1분기 세계평균 성장률은 3%에 미치지 못했지만, 인도는 7.9%를 달성하며 중국의 성장률(6.7%)을 앞질렀다. 골드만삭스 등 글로벌 경제분석기관들은 인도가 2030년 이후 미국, 중국과 함께 3대 경제대국으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한국과의 교역량은 158억달러(수출 116억달러, 수입 42억달러)로 제11위 교역대상국이다. 12억5000만명에 달하는 거대 소비시장인데다, 교육열도 높아 양질의 노동력이 풍부하다. 인도 진출을 적극 장려할만한 환경이다.

그러나 실상은 그렇지 않다는 게 현지에 진출한 기업들의 전언이다. 국내기업들은 근로자의 도덕적 해이가 심각한 탓에 숙련인력을 구하기 어렵다고 토로한다. 이 뿐만 아니라 외국인에 대한 비우호적인 법규, 제도의 미비, 관료의 부패와 느린 법적·행정적 처리, 열악한 인프라 등을 애로사항으로 꼽는다. 다양한 기회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장벽이 만만찮다보니 켈로그 등 유명한 다국적 기업도 인도에서 사업을 철수했다. 2015년 미국 경제매체인 포브스 설문조사에서도, 인도는 기업하기 좋은 나라 순위에서 144개국 가운데 97위다.

향후 새 정부가 인도와의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나선만큼, 국내기업의 투자는 늘어날 전망이다. 따라서 기업, 특히 대기업의 협력사로 동반진출한 중소기업의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하고 필요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예컨대 인도의 연간 축제일은 155일에 이른다. 해당기간 모두 쉬는 것은 아니지만 지각이나 결근 등이 많을 수 밖에 없다. 이에 맞춰 통상 현지기업들은 필요한 직원 수의 110~130%를 고용한다. 인건비를 계상할 때 반드시 고려해야 하는 부분이다.

인도는 경제외에도 다양한 이점을 지니고 있어 향후 전략적 동반자로서 협력을 강화해야할 대상임에는 틀림없다. 아울러 미국, 중국 등 특정시장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시장 다변화를 위해서라도 필요하다. 투자와 진출을 장려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중소기업이 리스크를 예방할 수 있는 조치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