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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원 경력 살려 ‘Y존’ 문제 과학으로 풀었어요”
분자구조를 바꿔 Y존 냄새·질환 억제…조화로운 이주화 대표
- 기사입력2024-12-22 00:00
김범규 기자 (bgk7@junggi.co.kr) 다른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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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화 대표가 미스트 제품을 선보이며 환하게 웃고 있다. ©중기이코노미“내가 그동안 받았던 스트레스가 나 혼자만의 것이 아니고, 내 옆자리의 친구와 동료들도 다 갖고 있던 문제라는 걸 알게 됐습니다.”조화로운(JOHWALOUN) 이주화 대표가 중기이코노미와의 인터뷰에서 여성의 Y존 문제를 해결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 배경에 대해 털어놨다. 화학과를 나온 뒤, 박테리아 진단 쪽으로 대학원을 다니며 2년6개월 동안 실험실 생활을 한 이주화 대표는 여느 연구원처럼 여성 Y존 문제에 직면하게 되면서, 연구 이외의 고민거리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고 한다.이 대표는 “실험실에서 박테리아의 생활 스케줄에 맞춰야 하다 보니 밤낮 없이 오래 앉아 있어야 했다. 그러다 보니 질염이나 방광염에도 잘 걸리고, 냄새도 발생했다”며, “내가 공부한 지식을 바탕으로 이런 여성의 문제를 풀 수 있지 않을까 싶어 창업을 결심했다”고 밝혔다.박테리아 연구원 경력 살려 ‘여성 문제’ 해결에 도전장이 대표에 따르면, 질염과 방광염을 비롯해 냄새 같은 여성 단골질환은 박테리아와의 상호작용으로 인해 발생한다. 따라서 박테리아를 억제하는 성분을 찾아내 이를 효과적으로 조합하는 기술이 중요하다.
이주화 대표가 오일 제품을 설명하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중기이코노미그는 “사람이 냄새를 느끼는 원인은 코의 점막에서 냄새 분자가 녹아들어 그걸 전기신호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라며, “이 과정에서 특정 수용체가 분자에 붙도록 해 냄새 분자구조를 변형함으로써 냄새를 인지하는 신경계를 저해하면 된다. 다시 말해 냄새 분자를 다른 분자로 만들거나 인식하게 하면 특정 냄새에 대한 고민을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즉, A라는 분자가 사람에게 암모니아 냄새를 느끼게 한다면, 이를 A-로 바꿔버리는 것이다. 다시말해 조화로운은 냄새를 단순히 감추는 게 아니라 근본적인 냄새를 제거해 주는 것이다. 이는 균 억제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질염균에 특정 수용체가 달라붙어 세포벽을 파괴해 질염균을 억제해 준다.2021년 11월 조화로운을 설립한 이주화 대표는 2024년 초 제품이 나오기까지 연구와 테스트를 반복했다. 제품 개발을 위해 조향사 자격증까지 땄다는 이 대표는 질염과 방광염에 효과가 있다는 은행, 솔잎, 구기자 등과 같은 식물들에 대한 논문을 리서치한 후, 최종적으로 40여가지의 식물을 구입해 일일이 유효성분을 추출한 뒤 항균 테스트와 냄새 제거 테스트를 거쳤다.향수처럼 뿌리고 바르기만 해도 ‘냄새’와 ‘박테리아’ 해결오랫동안 공들여 만든 제품인 만큼 기대가 컸지만, 결과는 그러지 못했다고 한다. 제품에서 한방 냄새가 났기 때문이다. 그는 “나조차 한방 냄새가 나는 제품에 손이 가지 않는데 누가 쓸지 의문이 들었다. 그래서 에센셜 오일로 방향을 바꿨다”며, “133가지의 에센셜 오일을 구매해 조향을 하면서 제품을 만들었다”고 했다.
이주화 대표가 미스트와 오일 제품을 함께 넣은 세트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이 대표는 카카오톡 선물하기 등 온라인 입점을 통해 누구나 손쉽게 조화로운의 제품을 주고, 받을 수 있기를 희망했다. ©중기이코노미처음 선보인 제품은 미스트 형태로, 오일 7%, 수분 93%로 만들었다. 수분층의 경우 쿨링, 보습, 진정 효과가 있는 성분을 함유해 민감해진 Y존을 관리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속옷이나 겉옷 위에 뿌리거나 겨드랑이나 정수리 등 냄새가 걱정되는 곳에 휘뚜루마뚜루 뿌리면 즉각적으로 냄새를 제거할 수 있다.최근 개발을 완료해 생산 단계에 돌입한 오일 형태의 제품도 있다. 질염이나 방광염에 자주 걸리거나 냄새가 심하게 나는 사람을 위한 것으로 오일 100%로 만들었다. 아침마다 팬티에 한두 방울 떨어뜨리면 효과를 볼 수 있는데, 이주화 대표는 겨드랑이에 바르거나 향수처럼 사용하기도 한다. 판매는 2025년 1월부터 들어갈 예정이다.미스트와 오일 제품의 메인 기능은 냄새 제거와 박테리아 억제 기능이다. 연구 결과, 생리혈 냄새는 91.7%, 질분비물 냄새는 97.5%, 암모니아 냄새는 96.7%, 땀 냄새는 97.3% 제거해 주고, 질염과 방광염의 원인균인 가드네렐라균과 칸디다균은 99.9% 억제해 준다. 여기에 생활 냄새의 원인균인 호민리스균, 코리네박테리움 종, 프로피오니박테리움 종, 미크로코쿠스 종은 99.9%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특히 영국 더 비건 소사이어티 인증, 독일 더마테스트 저자극 인증, KCL 항균 시험과 저자극 테스트 등을 완료해 누구나 예민한 Y존에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다.이주화 대표는 “기존의 제품들을 보면 향에만 초점을 맞춰 인공향료와 합성향료를 첨가한 제품들이 많았다”며, “조화로운은 천연 에센셜 오일을 기반으로 만들어 누구나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정식 판매 전부터 시장 관심…중국, 유럽, 동남아 진출 모색조화로운의 제품성을 먼저 알아봐 준 곳은 해외시장이었다. 박람회나 상공회의소 등에서 마련한 해외 바이어 미팅에서 바이어들의 샘플 요청이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주화 대표는 대표 글로벌 브랜드가 없는 이너뷰티 분야에서 메인 브랜드로 우뚝 서고 싶다는 의지를 보였다. ©중기이코노미이에 지난 8월 중국을 필두로 베트남, 오스트리아, 필리핀, 홍콩 등과 수입 관련 논의를 하고 있고, 스위스, 체코 등 유럽에서 판매하기 위해 EU 화장품 인증(CPMP)을 기다리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 애틀랜타에도 샘플을 보낸 상태다.국내 반응도 나쁘지 않다. 지난 10월, 와디즈 펀딩을 한 달간 진행했는데, 만족도 평가에서 5.0 만점을 기록하며 긍정적인 반응이 주를 이뤘기 때문이다.후기를 살펴보면, ‘그동안 수많은 제품을 쓰며서 별다른 효과를 못 봤는데 이 제품은 첫날부터 눈에 띄게 좋아지는 게 보였다’, ‘냄새가 1도 안 나게 해줘 신기하다’ 등의 평가가 이어졌다.향후에는 제품군을 더 늘릴 계획이다. 오일마다 효과를 보이는 균이 다르고, 사람마다 선호하는 향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에 현재 개발한 로즈 기반의 시트러스 향 이외에 라벤더향이나 유니섹스 등 다른 향으로도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이주화 대표는 아직 뚜렷한 성과를 보인 글로벌 브랜드가 없는 이너뷰티 분야에서 메인 브랜드로서 입지를 다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이 대표는 “여성 인권의 역사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이 분야에서 메인 포지션이라고 할만한 브랜드가 아직 없는 것 같다”며, “그 포지션에 조화로운이 들어가 보고 싶다는 비전이 있다. 또한, 라인업도 넓혀서 우리 제품이 많은 사람에게 폭 넓은 사랑을 받으면 좋겠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중기이코노미 김범규 기자<저작권자 ⓒ 중기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