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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자리에 모인 원전 기술 ‘인재 찾기’에 나서다
우수 기술부터 직무상담까지…2024 원자력 기술 및 채용 박람회
- 기사입력2025-01-02 10:02
김범규 기자 (bgk7@junggi.co.kr) 다른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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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가 도래하면서 최근 원자력 기술에 대한 산업계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AI 기술이 발전하고, 관련 산업이 확대될수록 전력 수요량은 증가할 수밖에 없는데, 원자력은 적은 연료 소모로도 막대한 양의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안정성과 효율성을 기반으로 한 원자력 관련 기술이 관심을 받고 있는 것이다.지난 12월26일 JW 메리어트 호텔 서울에서 진행한 ‘2024 원자력 기술 및 채용 박람회’는 이런 업계의 뜨거운 관심을 보여주듯 기술 홍보를 위해 참여한 기업과 분야별 직무 상담 및 현장 면접을 위해 찾은 전공생들로 북적였다.공기업 준비는 ‘NCS’…비전공자라면 ‘직업훈련’ 철저히채용 설명회를 겸한 이번 박람회는 원자력·방사선 분야 공기업과 중소·중견기업의 직무·채용 상담 및 취업 컨설팅을 위한 부스가 마련됐다.취업 컨설팅 전문기업 인크레듀 최지혜 대표는 중기이코노미와의 인터뷰에서 “오전 10시부터 쉬는 시간 없이 30분 단위로 계속 상담할 정도로 취준생들의 관심이 뜨겁다”며, “최근 원자력 분야가 투자를 많이 받고 있는 것과 관련해 수요가 많다고 생각해서 알아보러 오는 취준생들이 많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2024 원자력 기술 및 채용 박람회’에 마련된 직무·채용 상담 및 취업 컨설팅 부스 전경 ©중기이코노미그중에서도 신입은 ‘나의 이 스펙으로 원자력 분야에 도전해도 될까?’, ‘방학 동안에 뭘 준비해야 할까?’, ‘해야 할게 많은데 우선순위를 못 정하겠다’ 등 어떤 것을 준비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찾아오는 경우가 많고, 경력직의 경우에는 ‘자소서 혹은 면접에서 계속 떨어지는데 이유를 알고 싶다’라며 취업 경험이 있는데도 불합격 통보를 받는 이유에 대해 문의하는 경우가 많다.최지혜 대표는 신입이든, 경력직이든 원자력과 관련한 실무경험과 해당 분야에 대한 관심도를 어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공공기관을 준비한다면 NCS(National Competency Standards, 국가직무능력표준) 준비를 철두철미하게 해야 한다. NCS란, 산업 현장의 직무를 수행하기 위해 필요한 지식, 기술, 태도 등을 국가적 차원에서 표준화한 것이다.신입의 경우 전공자일수록 유리하지만, 비전공자라고 해서 길이 없는 것은 아니다. 원자력과 관련한 직무 경험을 쌓았거나, 학교에서 수행한 프로젝트, 인턴 생활 등 자신의 역량을 어필하면 좋은 점수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사기업 채용에서 이런 전략을 구사할 수 있으며, 학교 밖에서 들었던 직업훈련이 훌륭한 공략법이 될 수 있다.원전 설계기관인 한국전력기술도 직무 상담을 위해 부스를 꾸렸다. 이 회사의 인사팀 권민수, 박종선 대리는 중기이코노미에 “작년에 신입과 경력사원을 합쳐 180명 규모의 채용을 진행했는데, 2025년에도 비슷한 수준으로 채용이 진행될 예정”이라고 말했다.신입사원의 경우에는 크게 사무와 기술 분야로 나눠 진행하는데, 두 분야 모두 서류전형에서 기본으로 보는 점이 토익 등 어학 점수다. 박종선 대리는 “현재 해외 원전사업도 계속 수행하고 있고, 앞으로도 해외에 신규 원전을 수주하는 게 목표이기 때문에 어학 점수는 필수”라고 했다. 이어 “기술직에 지원하는 사람들은 여기에 더해 기사 자격증을 많이 준비해 온다. 따라서 자격증 관리를 철저히 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경력직의 경우에는 직무별로 요구하는 바가 조금씩 다르지만, 해당 직무에서 요구하는 경력, 학력 수준 등을 잘 참고해 준비하는 것이 좋다. 박 대리는 “경력직은 동종업계에서 이직하는 경우도 있지만, 엔지니어링 계통이다 보니 다른 업계의 기계직이나 정비직에서도 많이 지원하고, 석·박사 취득 후에 오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더불어 “기업이 원하는 인재상을 사전에 잘 살펴보고 자소서와 면접에 임하는 것이 좋다”고 귀띔했다.
원자력 관련 전공생인 권범석 씨가 퍼스널컬러 진단존에서 자신의 피부톤과 맞는 컬러에 대해 컨설팅을 받고 있다. ©중기이코노미이번 박람회에서 관람객의 뜨거운 호응을 받았던 곳은 이벤트존이다. 취업 운세 타로, 퍼스널컬러 진단, AI 드로잉 로봇 체험 등을 할 수 있는 이벤트존은 하루 종일 긴 대기 줄이 그 인기를 대변했다. 한 관람객은 ‘취업 운세 타로를 보기 위해 20분 전부터 줄을 서 기다리고 있다’며 혀를 내둘렀다.그중 퍼스널컬러 진단존에서 중기이코노미와 만난 권범석(25세) 씨는 양자원자력공학과를 졸업한 후, 대학원에 진학할 예정이라며, “여름에 한국수력원자력 중앙연구원에서 인턴을 할 기회가 있었는데, 근무하는 내내 너무 만족스러워 입사를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수원의 경우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다는 것에 큰 매력을 느꼈다. 특히, 본인이 연구한 것을 바탕으로 실전에서 사용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수 있다는 것이 흥미로웠다. 여기에 발전소의 모든 데이터를 볼 수 있고, 이 데이터로 할 수 있는 게 무궁무진하다는 것도 끌렸다”고 했다.각종 설비·시스템…원전 분야 국내 우수 기술 한 자리에박람회는 원자력 분야에 신기술을 적용해 산업을 선도해 나가고 있는 기업들이 자신의 기술을 공유하고, 알리는 자리도 마련됐다. 그중 원자력산업협회 회원사인 ㈜이안(iaan)은 디지털트윈 플랫폼 분야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이 회사의 영업본부 솔루션서비스팀 윤상욱 팀장은 “3D 모델에 모든 정보가 들어가 있는 빔(BIM, Building Information Modeling)을 전문으로 하고 있다”며, “이번에 한국전력기술과 협업해 원자력발전소를 디지털트윈 기술로 구현했다”고 중기이코노미에 소개했다.실제로 부스 한 편에 마련된 데모 모니터에는 작업자, 관리자가 동일한 공간을 볼 수 있도록 가상의 공간이 띄어져 있었고, 작업 후에 예상되는 결과물까지도 보여줬다. 이런 기술이 필요한 이유는 실무자들 간 원활한 소통을 위해서다.
시뮬레이션은 물론, 원격 협업도 할 수 있는 이안의 빔 데이터 및 원전 3D 설계 모델 웹 뷰어 ©중기이코노미윤 팀장은 “현장은 실무자들이 계속 왔다 갔다 하면서 업무를 보기 때문에 매우 복잡하고, 마음대로 출입하기에도 까다롭다. 허가를 받아야 하고, 보호장구를 지급받아야 하며, 위치 자체도 외곽에 있기 때문”이라며, “디지털트윈을 통해 현장 실무자가 태블릿이나 모바일 기기로 영상을 전송하면 현장과 똑같은 공간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 이는 비용 감축에도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이어 “원자력 분야뿐만 아니라 여러 산업 분야에 적용 가능하지만, 지금은 하이테크 산업에서 가장 많이 쓰이고 있다”며, “우리가 스마트건설 얼라이언스에도 회원으로 가입돼 있는데, 앞으로 건설산업 분야에서도 빔 데이터를 활용해 시공관리를 하라는 정부의 지침이 내려오고 있어서 토목, 건축 분야에도 널리 쓰일 것”이라고 예상했다.이런 기술의 지향점은 더 이상 사람의 기술력에만 의존하지 않는 것이다.윤상욱 팀장은 “원자력 같은 경우 작은 휴먼에러가 큰 사고로 이어질 뿐 아니라, 최근에는 인구 감소로 젊은 인력을 구하기도 어려워졌다”며, “이런 기술을 도입하면 고급 기술자가 필요했던 일들도 매뉴얼대로 하면 되니까 학습하는 시간도 줄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리얼게인은 회사의 대표 제품을 홍보하기 위해 홀로그램을 이용해 전시했다. ©중기이코노미국내 및 해외의 원자력 발전소에 들어가는 기자재를 제조하고 납품까지 진행하는 ㈜리얼게인은 각종 설비 및 시스템을 디벨롭하기도 하고, 해외 기술을 국산화하는 일도 하고 있다.이 회사의 최지훈 담당은 “계측제어 및 IT 기반으로 원자력발전 분야의 계측, 제어, 통신설비 및 장비의 국산화에 매진해 왔다”며, “그 결과 국내시장뿐만 아니라 UAE, 루마니아 등 해외시장에도 진출해 판로를 확대하고 있다”고 중기이코노미에 소개했다.특히 내방사선카메라시스템(RTCS, Radiation Tolerant Camera System)은 CMOS 이미지센서(CIS)를 통한 세계최초 내방사선컬러 카메라로, 현재 국내원자력발전소 내방사선카메라 분야의 9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이외에도 방사선감시시스템(RMS, Radiation Monitoring System)과 원자로계통건전성감시시스템( NIMS, NSSS Integrity Monitoring System) 역시 리얼게인의 대표 제품이다.최지훈 담당은 “1999년부터 이어져 온 우리의 자체 기술을 홍보하고, 관련 산업 분야에 취업을 원하는 취준생들에게 회사도 알릴 겸 이렇게 홀로그램으로 제품을 보여주며 홍보하고 있다”며, “소프트웨어, 설계, 연구, 영업, 사무직군 등 다양하게 인재를 채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기이코노미 김범규 기자<저작권자 ⓒ 중기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