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연체율 증가에 설 자금부족까지 겹쳐

프린트

Live 중기 ㅣ 경제일반 중소기업 연체율 증가에 설 자금부족까지 겹쳐 연초 중소기업 자금사정 악화 조짐

기사입력2025-01-24 14:05

이창호 기자 (xg13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최근 중소기업 연체율 증가세가 계속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휴을 앞두고 설 자금이 부족하다는 반응도 나오는 등 연말연초 중소기업 자금사정이 악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2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24년 11월말 국내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은 0.52%로 10월말(0.48%)보다 0.04%p 상승했다.

11월중 연체채권 정리가 2조원으로 10월보다 0.3조원 증가했지만, 신규연체 역시 2.8조원으로 한달전보다 0.3조원이 증가하면서 연체율이 더욱 상승한 것이다.

연말 중소기업 연체율이 증가했다. 연초 들어 설 자금까지 부족해 중소기업 자금사정이 어려운 상황이다. <이미지=이미지투데이>

연체율은 매 분기말마다 연체채권 관리의 영향으로 하락한 다음, 분기 중에 다시 상승하는 추세를 보인다. 11월 중 연체율을 비교해보면, 2018년 11월 0.6%에서 매년 하락해 2011년에는 0.25%까지 낮아졌지만,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해 2023년 11월(0.46%)에는 0.4%를 넘어섰고 2024년에는 0.5%선까지 상승했다.

금감원은 “이는 코로나 이전(2019년 11월 0.48%)과 유사한 수준이며, 코로나 이전 장기평균에 비해 여전히 낮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이전 2010년부터 2019년 사이 10년간 평균 연체율은 0.78% 수준이었다.

하지만 중소기업 연체율은 이보다 더 높은 수준이다. 11월 중소기업대출 연체율은 0.75%로 10월말(0.70%)보다 0.05%p 상승했다. 1년전 같은 기간(0.61%)보다는 0.14%나 뛰어올랐다. 지난해 8월 0.78%에서 9월 0.65%로 내려앉았으나, 이후 10월과 11월 연거푸 상승하며 0.7%를 다시 웃돌았다.

향후 전망도 좋지 않다. 금감원은 “대내외 불확실성 및 내수경기 회복 지연 등으로 연체율이 지속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설 자금도 부족한 중소기업

연초의 분위기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1월 초중순 중소기업중앙회가 800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설 자금 수요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보면, 지난해 설에 비해 자금사정이 ‘곤란하다’는 응답이 33.5%에 달했다.

반면 ‘원활하다’는 응답은 11.0%에 그쳤다. 작년과 다르지 않다는 응답은 55.5%로 나타났다.

자금사정이 곤란한 원인(복수응답)으로는 판매(매출) 부진이 77.6%로 가장 많았다. 이밖에 원·부자재 가격 상승(31.3%), 인건비 상승(19.4%) 등이 뒤를 이었다.

지난해 설에 비해 금융기관을 통한 자금조달 여건 역시 곤란하다(14.8%)는 응답이 원활하다(6.6%)를 웃돌았다. 작년과 다르지 않다(78.6%)는 응답이 다수였지만,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에서 자금조달 시 애로사항이 있다(16.6%)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애로사항(복수응답)을 조사한 결과를 보면, 높은 대출금리(47.4%)가 가장 많았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하기 시작했지만, 기업들이 체감하는 대출금리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 밖에 대출한도 부족(41.4%), 매출액 등 재무제표 위주의 심사(20.3%), 신용대출 축소(14.3%) 등의 문제점이 있었다.

중소기업이 필요로 하는 올해 설 자금은 평균 2억2940만원으로 조사됐다. 필요자금에 비해 부족한 자금은 평균 1920만원으로 나타났다.

부족한 설 자금 확보계획(복수응답)에 대해서는 납품대금 조기회수(49.4%), 금융기관 차입(30.1%), 결제연기(20.5%), 사채조달(4.8%)순으로 응답했다.

추문갑 중기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자금사정이 곤란하다고 응답한 중소기업의 비율이 원활하다고 응답한 중소기업의 3배에 달했다”며, “내수진작, 대출금리 인하 등 실질적으로 체감가능한 지원으로 자금 사정이 곤란한 중소기업의 짐을 덜어줘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상당수 중소기업이 임시공휴일을 실시하지 못한다고 응답했으며, 작년 대비 설 상여금 지급 수준도 감소한 상황”이라며, “중소기업의 자금 사정 개선을 위한 금융 지원 정책은 기업뿐만 아니라 근로자의 근로 여건 개선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