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사정으로 근로자 쉬게했는데 임금 지급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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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정보 ㅣ 인사노무 회사 사정으로 근로자 쉬게했는데 임금 지급하나 사용자 귀책사유로 휴업하는 경우 평균임금의 70% 이상 지급해야

기사입력2025-08-05 17:15

이종호 객원 기자 (cplahaha@naver.com) ㅣ다른기사보기

노무법인 ‘원’ 이종호 노무사

최근 현장에서 자주 접하는 질문 중 하나는 “회사의 불가피한 사정으로 근로자를 쉬게 한 경우에도 임금을 지급해야 하느냐”는 것이다. 사용자의 경영상 어려움이 심화되면서 부득이하게 근로자에게 휴업을 통보하는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사용자 사정으로 근로자가 일을 하지 못하게 될 경우 그 책임은 누구에게, 어떻게 돌아가는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사용자는 본인의 귀책사유로 휴업하는 경우 근로자에게 평균임금의 70% 이상의 수당, 즉 근로기준법 제46조에 따른 휴업수당을 지급해야 한다(상시 5인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장에 한해 적용됨). 관련해, ▲‘사용자의 귀책사유’와 ▲‘휴업’이라는 휴업수당 지급요건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먼저, ‘사용자의 귀책사유’는 사용자의 세력범위 안에서 생긴 경영상 장애를 의미하는 것으로, 판례는 기업의 경영자로서 불가항력이라고 주장할 수 없는 모든 경우로 해석한다.

이에 해당하는지는 개별 사안별로 구체적 사실관계를 따져 판단하게 되는데, 자금난, 원자재 부족, 시장불황, 공장이전, 판매부진 등이 해당 사유로 인정된 바 있다. 유의할 점은, ‘사용자의 귀책사유’의 범위가 민법상 귀책사유인 고의·과실보다 더 넓다는 것이다.

다음으로, ‘휴업’은 근로계약을 유지하면서 사업의 전부 또는 일부를 사용자의 결정에 의해 일정 기간 정지하는 것을 의미한다. 휴업은 사업장 전체는 물론 일부를 대상으로 할 수도 있고, 근무시간 전부(일 단위)는 물론 일부(시간 단위)에 대해서 실시할 수도 있다.

이러한 휴업에 대해 판례는, ‘개개의 근로자가 근로계약에 따라 근로를 제공하려고 함에도 불구하고 그 의사에 반하여 근로제공이 불가능하거나 사용자에 의해 수령이 거부된 경우도 포함’된다는 입장에서, 휴직 및 대기발령 또한 휴업에 해당한다고 본다. 따라서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휴직 또는 대기발령을 하는 경우 근로기준법 제46조 소정의 휴업수당을 지급해야 한다.

사용자는 본인의 귀책사유로 휴업하는 경우 근로자에게 평균임금의 70% 이상의 수당, 즉 근로기준법 제46조에 따른 휴업수당을 지급해야 한다. 이는 상시 5인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장에 한해 적용된다. <이미지=이미지투데이>

위와 같은 휴업수당 지급요건을 충족하면, 사용자는 휴업기간 동안 근로자에게 평균임금의 70% 이상의 수당을 지급해야 한다. 다만, 평균임금의 70%에 해당하는 금액이 통상임금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통상임금을 휴업수당으로 지급할 수 있다.

한편, 휴업수당 지급에 대한 예외로 ‘기준 미달의 휴업수당 지급’이 있다. 이는 근로기준법 제46조 제2항에 따른 것으로, ▲부득이한 사유로 사업을 계속하는 것이 불가능하여 ▲노동위원회의 승인을 받은 경우 법정 기준에 미치지 않는 휴업수당을 지급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이 경우 휴업수당을 평균임금의 70%에 미달한 금액으로 지급하는 것은 물론, 전혀 지급하지 않는 것도 가능하다.

그 승인을 위해 사용자는 ▲휴업 대상 근로자수 ▲휴업기간 ▲지급하려는 휴업수당 ▲기준에 못 미치는 휴업수당을 지급하려는 구체적 사유(부득이한 사유) 등을 기재한 기준 미달 휴업수당 지급승인 신청서를 관할 노동위원회에 제출해야 한다.

여기서 ‘부득이한 사유로 사업 계속이 불가능한 경우’는 경영악화 등이 당해 사업의 외부 사정에 기인한 때를 의미하는데, 원칙적으로 해당 사유는 사용자의 지배세력 범위 내에 있을 것이 요구된다. 이때, ‘사업 계속이 불가능하다’는 의미는 사용자로서 노력을 다하여도 기업 운영을 일시 중지할 수밖에 없는 경우를 뜻하는 것으로, 반드시 기업도산이나 폐업에 이르는 상황을 전제하지는 않는다.

경기침체가 지속되는 현 상황에서 휴업수당이 갖는 의미는 더욱 크다. 사용자는 기업 운영의 위기 속에서도 근로자와의 고용관계를 유지하고, 일정 수준 이상으로 생계를 보장하며 책임을 다한다. 근로자 역시 휴업에 따른 책임을 일부 분담하면서 기업 운영의 정상화에 기여하게 된다. 이와 같은 책임 분담을 통해 노사 간 신뢰를 형성하고, 나아가 함께 위기를 극복하는 상생의 길이 열릴 것이다. (중기이코노미 객원=노무법인 원 이종호 노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