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중견, 녹색경제활동 참여 기반 마련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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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키워드이슈 “중소·중견, 녹색경제활동 참여 기반 마련돼” ‘녹색여신 관리지침’ 제정 등으로 녹색자금 공급 확대

기사입력2025-02-21 12:00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한국형 녹색분류체계(K-Taxonomy)’가 자본시장에 적용되면서 다양한 녹색금융이 활성화되고, 중소·중견기업 또한 자금조달을 다변화하고 녹색전환에 적극 나설 수 있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중견기업도 녹색경제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는 것이다.

한국환경산업기술원 김남균 책임연구원은 한국환경산업기술원 최근 개최한 ‘글로벌 ESG 투자시장과 K-택소노미 개정 현황’ 세미나에서, “K-택소노미는 국내 금융산업계에서 널리 활용하고 있으며, ESG 투자가 늘어날수록 해외 펀드회사 등도 K-택소노미에 대한 관심이 증가할 것”이라며 이렇게 진단했다.

김 연구원에 따르면, 세계적인 국부펀드뿐만 아니라 국내 한국투자공사 등 투자기관들은 녹색에 대한 기준, 지속가능에 대한 분류 등을 투자할 때 기본으로 참고하고 있다. 기업들의 녹색활동에 대한 자금이 유입되고, 이를 통해 국내 산업과 녹색금융을 활성화시켜 궁극적으로는 탄소중립과 환경개선을 충족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세계 각국에서 녹색분류체계 도입=한국투자공사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 전세계 일반펀드 중 ESG 펀드 비중은 8%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ESG 펀드는 지난해 전년 대비 약 11% 성장했으며, 지역별로는 유럽, 영국 등이 성장한 반면 캐나다, 일본 등에서는 감소했다. 또, 지난해 ESG 채권 발행은 3억7800만 달러로, 2021년 4억5900만 달러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발행량을 기록하는 등 자본시장에서 녹색 활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녹색경제로의 전환을 위한 프로젝트, 친환경 제품, 정책 등을 위해 활용되는 금융수단과 관련한 제도가 전세계 각국에서 개발돼 도입되고 있는 것이다.

EU의 경우 2020년 6월 EU-택소노미를 최초로 제정하고 ▲기후변화 완화 ▲기후변화 적응 ▲수자원·해양자원의 지속가능한 이용과 보호 ▲순환경제로의 전환 ▲오염 방지 및 관리 ▲생물다양성 보전 등 6대 환경목표에 기여하며 활동기준, 인정기준, 배제기준, 보호기준을 충족하는 경제활동을 제시했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이후 지역·국가별로 경제·산업구조, 기술수준 등 자국의 특성을 반영한 분류체계를 마련하고 있다. 2024년 현재 89개국에서 의무 적용·자발적 적용·프레임워크 등의 형태로 녹색분류체계를 도입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2021년 12월 녹색경제활동을 구분하는 명확한 원칙과 기준을 제시하는 ‘한국형 녹색분류체계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K-택소노미는 온실가스 감축, 기후변화 적응 등 환경목표에 기여하는 지속가능한 경제활동을 구분하는 원칙과 기준을 말한다. 녹색의 방향성을 제시하고 녹색전환을 위한 원활한 자금을 공급하는 한편, 그린워싱을 방지해 금융·투자자의 신뢰도가 높은 투자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K-택소노미의 주요 기능이다.

◇녹색여신 관리지침 제정…자금 확대=환경부는 지난해 12월 초 금융계와 산업계가 이를 보다 잘 활용할 수 있도록 국내 환경 목표별 주요 정책·제도·기술여건 및 EU-택소노미 개정내용을 참고해, K-택소노미 가이드라인을 일부 개정했다.

이어 12월 12일에는 금융위원회와 환경부, 금융감독원이 K-택소노미를 여신에 적용하기 위한 ‘녹색여신 관리지침’을 발표했다. 금융회사가 취급하는 여신이 녹색경제활동에 적합한지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과 절차, 사후관리 등을 제시하는 지침이다. 녹색여신 관리지침을 통해 금융회사의 그린워싱 관련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녹색 부문에 자금공급을 적극적으로 확대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기 위해 마련됐다.

김 연구원은 K-택소노미 가이드라인 개정과 녹색여신 관리지침 제정으로 명확한 녹색경제활동 판단기준이 제시됨으로써 그린워싱 우려가 해소되고 녹색금융 상품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져, 금융기관과 투자자들은 보다 적극적으로 녹색경제활동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중소·중견, 녹색경제활동 기반 마련=특히 K-택소노미 가이드라인 개정은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중견기업도 녹색경제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지난해 말 기준 중소·중견기업 139개사가 녹색자산유동화증권 3228억원을 발행했다. 이는 전년 74개사, 1556억원 대비 2배 증가한 규모다. 중소·중견기업의 녹색자산유동화증권 발행 분야를 보면 ▲무공해 차량도입, 인프라 구축 관련 소재·부품·장비가 1017억원(31%)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폐기물 재활용, 선별 억제 등이 846억원(26%) ▲신재생에너지 발전 및 관련 소재부품장비가 602억원(19%) ▲온실가스 감출 및 관련 소재부품장비 525억원(16%) 순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