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정 모르는 소비자 기만해 온 온라인쇼핑업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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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기자수첩 규정 모르는 소비자 기만해 온 온라인쇼핑업체 솜방망이 처벌로는 ‘환불방해’ 막기 어렵다

기사입력2015-07-29 17:34

채송화 기자 (songhwa0123@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국내 9개 화장품 온라인쇼핑몰 사업자가 소비자에게 환불기간을 거짓으로 알려 환불을 방해하다 29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적발됐다. 이름만 대면 다 아는 유명 화장품 브랜드인 9개 사업자는 경고조치와 함께 소액의 과태료가 부과됐다. 9개 사업자는 네이처리퍼블릭, 더페이스샵, 아모레퍼시픽, 에뛰드, 이니스프리, 토니모리 등으로 국내 뿐 아니라 해외 특히 아시아 지역에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는 화장품 브랜드다.

전자상거래법에 따르면 제품이 표시·광고나 계약내용과 다를 경우 소비자가 환불(청약철회)을 요구할 수 있는 기간은 제품을 받은 날을 기준으로 3개월 또는 그 사실을 알게 된 날을 기준으로 30일 이내다. 하지만 이번에 적발된 업체들은 제품 수령일 이후 7~30일이 지나면 청약철회 등을 할 수 없다고 고지했다. 사업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관련 규정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소비자들의 약점을 이용한 것이다. 온라인으로 제품을 구매하면서 전자상거래법상 청약철회 규정을 찾아보고 확인하는 소비자가 얼마나 되겠는가. 브랜드의 이름을 믿고 고지 내용대로 따른 소비자만 바보로 만든 셈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화장품 온라인쇼핑 매출액은 2조6690억원으로 2010년(1조4140억원)에 비해 두 배 이상 늘어나는 등 매년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가파른 매출 성장세에 많은 기업들이 기본적인 윤리의식을 잊어버린 듯 하다. 온라인쇼핑몰 사업자들의 이러한 행태는 화장품 분야에만 해당되는 얘기는 아니다. 의류 등을 판매하고 있는 여러 온라인쇼핑몰 사업자들도 이들처럼 뻔뻔하게 전자상거래법을 위반하고 있다. 가장 많이 저지르고 있는 것이 청약철회, 즉 환불기간에 대한 고지내용이다. 일부 소비자들은 본인이 이용하고 있는 온라인쇼핑몰이 전자상거래법을 위반하고 있는 것을 알지만, 어떤 방법을 통해 대응하거나 신고해야 할지 몰라 지나치는 경우도 많다.

이들 업체가 이처럼 쉽게 법을 위반하는데는 솜방망이 처벌도 한 몫했다. 공정위가 이들 9개 사업자에게 부과한 과태료는 고작 3250만원에 불과하다. 청약철회 방해로 적발된 사업자는 250만원, 이밖에 거래조건까지 제대로 표시하지 않은 사업자는 300만원~550만원까지의 과태료를 각각 부과했다. 공정위의 조치가 이들 사업자들에게 얼마나 영향을 줄 지는 불 보듯 뻔하다. 소비자를 기만한 위법행위가 재발되지 않도록 공정위는 온라인쇼핑몰 사업자들에 대한 대대적인 점검에 나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