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생산성·고령화 → 수도권 돈 쏠림 → 지역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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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경제일반 저생산성·고령화 → 수도권 돈 쏠림 → 지역경제↓ 정보비대칭 해소위한 조치 필요…미스매칭 줄이는 관계형 금융이 대안

기사입력2016-10-25 13:00

김성화 기자 (rukawasss@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지역경기침체가 해당 지역금융기관의 자금 유출과 수도권 집중으로 나타나고, 이는 다시 지역경제 생산성하락과 고령화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초래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4일 더불어민주당 오제세 의원과 새누리당 이종구 의원 주최로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효과적 금융지원방안’ 토론회에서 인하대학교 글로벌금융학과 이민환 교수는 “수도권을 제외한 많은 시도에서 자금의 역외유출이 발생함에 따라, 지역에 자금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이는 지역경제 활성화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역자금의 역외유출, 자금의 수도권 집중

<자료=이민환 교수>

이 교수에 따르면 경기지역과 인천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지역자금의 역외유출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서울을 제외한 국내 지역별 금융기관 자금의 역외유출규모는 약 97.7조원이며, 경기도를 제외하면 62조4000억원이다. 2006년 이후 자료를 보면 경기도와 인천만이 꾸준히 역내유입 자금이 역외유출 자금보다 많다. 2006년 경기도의 역내유입과 역내유출간의 차액은 33조7000억원, 2009년 43조9000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줄곧 35조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인천의 경우에도 2006년 8조2000억원에서 2015년 19조원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이 교수는“수도인 서울을 제외해도 수도권에 지역금융자금이 집중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금융기관 지점수에서도 알 수 있다. 2015년 기준 시중은행의 경우 69.5%가 수도권에, 63.1%가 광역시에 몰려있다. 시중은행 총 지점수 4313개 중 약 3000개 지점이 수도권에 있다. 특수은행의 경우 1989개 중 1008개, 50.7%가 수도권에 몰려 있으며, 새마을금고 416개, 신협 273개, 농협 223개 지점이 수도권에 있다. 수도권 진출이 6.1%로 미약한 지방은행을 제외한 나머지 은행지점 1만233개 중 5116개, 49.99%가 수도권에 있는 것이다. 금융기관들이 수도권에 영업을 집중하고 있음을 알 수 있으며, 자금을 필요로 하는 기업이 수도권에 많다는 얘기다. 이 교수는 “지방에서 자금의 역외유출이 발생하는 이유는 지역 금융기관에 비해 지역 자금수요가 충분하지 않은 것이 일차적 이유”라고 했다.

이에 대해 중앙대학교 경영학부 박창균 교수는 “협동조합형 지역금융기관들이 기본으로 돌아가야 할 필요가 있다”며 “지역금융기관들은 이익을 내는 것이 아닌 사회적 목적, 지역사회에 대한 기여라는 목적이 있기 때문에, 주식회사와 같은 행태를 막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역금융기관·지역중소기업의 미스매칭…낮은 생산성·고령화가 근본원인

지역금융기관들은 대부분 안정적인 수익을 유지하고 있음에도 지역산업에 대한 여신을 꺼려하고 있었다. 이 교수에 따르면 2011년 PF대출 부실로 30여개의 지점이 퇴출된 저축은행을 제외한 지역금융기관들의 2015년 당기순이익은 새마을금고 4552억원, 농협 4023억원, 신협 2352억원, 수협 780억원, 산림조합 277억원이다.

2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효과적 금융지원 방안'토론회에서는 지역금융기관과 지역 중소기업 사이의 미스매칭을 줄이기 위해 지역금융기관의 역할을 강조했다. ©중기이코노미

지역 금융기관에서 역외유출이 일어나는 근본 원인은 국가경제가 수도권에 집중된 것이 일차적 원인이다. 통계청 ‘지역소득’ 자료를 보면, 2014년 국내 총생산에서 서울과 경기지역이 차지하는 비율은 각각 22.09%, 22.08%다. 이 두 지역이 국내 총생산의 절반을 차지하는 것이다. 서울은 2010년 22.90%에서 다소 하락했지만 경기는 21.07%보다 1%p가량 증가했다. 지방의 경우 2014년 충남이 7.23%, 경남 6.60%, 경북 6.20%를 제외하면 모두 5%이하를 보이고 있다.

생산성이 낮은 지역은 고령화 비율이 높은 지역이다. 통계청 ‘장래인구추계’ 자료를 보면, 2040년 기준 서울을 비롯한 광역시들은 65세 이상 고령화인구 비율이 20%대 후반에서 30% 초반에 분포돼 있다. 반면 지방은 충북 34.59%, 충남 35.20%로 가장 낮으며, 경북과 전남은 40%가 넘는다. 이 교수는 “고령화비율이 높은 전남, 전북, 경북, 강원 등의 경우 예금대비 대출률도 낮다”며 “고령인구비율이 높을수록 자금에 대한 수요도 낮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고령화는 생산가능인구 감소를 뜻하며, 생산인구가 감소하니 지역경제의 새로운 동력을 창출하기 어려워진다. 고령화는 지역경제 성장이 둔화된 결과인 동시에 원인인 것이다.

중소기업에 대한 정보비대칭, 낮은 지자체 재정자립도 극복 필요

수요가 적다보니 금융기관이 얻는 이익도 적고, 이는 소극적 투자로 이어진다. 이 교수는 “지역금융기관들이 지역내 금융수요자에 대한 심사 및 감시능력 제고를 위한 투자없이 잉여자금을 보다 안전한 대출처에 공급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교수는 “지역 중소·영세기업에 대한 정보비대칭으로 대출이 어렵고 지역자금이 역외유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의대학교 금융보험학과 배근호 교수는 “자금 수요처를 찾기 어려운 것과 원하는 자금 수요자가 없는 것은 차이가 있다”며 “미스매칭의 문제가 지역금융에서 발생하는 것이다. 사실 새마을금고라든지 지역금융기관들이 리스크가 적은 수요처를 발굴하면 좋은데 담보대출 말고는 없다. 지역 중소기업들은 신용만으로는 금융지원이 어려우니 여기서 미스매칭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갭을 지자체가 나서서 메워해줘야 하지만 낮은 재정자립도가 발목을 잡는다. 행정자치부의 ‘지방자치단체 통합재정개요’ 자료를 보면, 2014년 기준 지자체간 재정자립도는 서울이 84.17%로 가장 높으며 울산 70.64%, 경기 68.68%, 인천 67.04%다. 나머지 광역시들도 광주 49.58%를 제외하곤 모두 50%를 넘는다. 반면 전남은 27.13%, 전북 29.38%, 강원 29.57%을 비롯해 기초자치단체의 경우 2~30%며 그나마 경남이 44.86%, 제주 38.39%로 높은 편이다. 이 교수는 “수도권 이외 지역의 재정자립도가 크게 낮아 지자체에 새로운 산업을 키우거나 기존 기업의 활력을 키우기 위한 금전적 지원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선 지역금융기관의 관계형 금융 활성화를 유도하는 방안이 효과적이란 주장이 있다. 특히 지역금융기관들은 특정지역, 직장, 단체를 영업구역으로 하므로 지역적 분포, 조직체 구성, 고객 관계 등의 측면에서 관계형 금융을 추진하기에 적합한 구조와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24일 토론회에서 행정자치부 지역금융지원과 이방무 과장은 “지역기반 금융기관들이 지역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자금을 공급하고, 이 자금이 지역금융기관으로 환입되고 재투자 되는 선순환적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목표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기이코노미

이 교수는 “지역금융기관들이 축적된 정보를 대출 등 고객거래에서 제대로 활용하지 못해 은행과 차별화 하지 못하고 있으며, 지역 인프라가 은행보다 비교우위에 있으면서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교수는 “지역금융기관들의 관계형 금융 활성화를 위해선 지역금융기관의 역할과 기능이 관계형 금융이라는 개념에 의거해 재정립되어야 한다”며 “신용·기술보증기금의 지역금융기관 보증 확대, 규모가 줄어들고 있는 중금리시장으로 지역금융기관의 진출을 유도하는 등의 정책적 뒷받침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행정자치부 지역금융지원과 이방무 과장은 “지역기반 금융기관들이 지역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자금을 공급하고, 이 자금이 지역금융기관으로 환입되고 재투자 되는 선순환적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목표여야 한다”며 “지역금융이 경제 상황에 따라 자금을 공급하는 수동적 역할 벗어나 견인하는 능동적 역할, 지역 경제의 종속변수가 아닌 독립변수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과장은 “지역금융기관이 제1금융권과 차별성이 없다”며 “스타트업에 지자체는 창업자금, 지역금융기관은 운용자금을 지원하는 협업모델이나 보증기반 자금지원에서 신용기반 자금지원의 확대, 지역금융기관의 지역 재투자 평가지표 생성 및 공개 등의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